◇ 정관용> 정확한 맥락을 모르는 일본 국민들 입장에서는 한국 정부는 왜 정부 간 약속을 해 놓고 뒤집냐. 이 얘기만 떠오르는 거죠.
◆ 임상훈> 그렇습니다. 그래서 과연 이 문제가 한국이 한일 양국 간에 정식으로 합의된 내용을 지키지 않고 트집을 잡으면서 비롯된 문제인가. 이 문제, 이 문제에 대해서 프랑스의 르 피가로신문이 18일자 보도한 내용이 있는데요.
이 신문은 도쿄발 기사에서 일본의 역사학자들도 과거 위안부 문제에서 일본의 책임을 인정했는데 일본 정부는 여전히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한일 역사전문가인 호주국립대학의 테사 모리스 스즈키 교수, 이분의 의미 있는 발언을 전하고 있습니다.
좀 전에 말씀드렸죠. ‘모든 화해는 상대방에게 귀를 기울이면서 시작돼야 한다. 그렇지 못한 재정적 보상은 돈을 건네고 침묵을 사는 것일 뿐이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돈으로 입을 막겠다는 건데 르 피가로지는 이 모리스 스즈키 교수의 이 말을 인용을 하면서 한국과 기타 일제가 강점했던 국가들이 위안부 문제를 제기하자 일본이 자신들의 회개를 돈으로 사기 시작했다, 이렇게 얘기를 하면서 관련 내용이 들어 있는 많은 문서, 증언들에 흠집내기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전했다는 겁니다.
◇ 정관용> 호주국립대학의 테사 모리스 스즈키 교수? 일본계 교수 같은데요, 이름이.
◆ 임상훈> 한쪽, 부모 중의 한쪽만 일본 분인 그런 분입니다.
◇ 정관용> 어쨌든 이 신문은 사실관계를 잘 취재한 거네요.
◆ 임상훈> 그렇죠.
◇ 정관용> 맥락을 잘 살펴야 한다, 그런 주장인 거죠.
◆ 임상훈> 그렇죠.
◇ 정관용> 결국 양국 정부 간 합의에 문제가 있다 이거죠?
◆ 임상훈> 그러니까 내용, 형식 두 측면에서 모두 잘못됐다는 건데요. 먼저 형식적인 면에서 첫 번째로 이 합의문에는 서명도 없었다. 둘째로 피해자를 제외한 채 이루어진 합의이고 세 번째로 통상적 관례인 양국 언론 말고 한국어, 일본어 말로 영문 번역문도 없었다는 겁니다.
이거를 가지고 극우 정치인 아베 총리가 일본에 만연해 있는 역사적 증언과 기록들에 대한 흠집 내기에 편승해서 형식적인 따라서 불합리한 타협을 완결해 놓기 위해 행한 행동들이었다는 겁니다. 이게 형식적인 결함이라는 거죠.
그다음에 두 번째로 내용면에서는 이 위안부 합의가 터무니없는 보상 액수에 대한 대가로 이후에 한국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그런 불가능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겁니다. 역사 그리고 진실이라는 거는 당사자들이 지속적으로 함께 공유하고 인정하고 교감하면서 역시 지속적으로 화해도 되고 치유도 되고 용서가 되는.
그러니까 말하자면 역사라는 것은 지속성이 그 본질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돈 몇 푼 거래로 이 순간부터는 입에 더 이상 담지 않기로 한다? 이런 발상은 유례도 없는 데다가 철학적으로도 전혀 합리화될 수 없는 사고라는 거죠.
◇ 정관용> 그러면서 또 불가역적으로 해결 다 됐다라고 표현한 거 참 그게 어처구니가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 임상훈>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일본 정부는 1
mm도 움직이지 못 한다고 버티고 있고 현실적으로는 뾰족한 수는 없고 참 답답한 상황이죠.
◆ 임상훈> 그렇죠. 제가 아까 앞서서 이코노미스트지 소개해 드리지 않았습니까? 원래 이 기사 내용이 한일 양국의 젊은이들은 문화적 교감을 생각 이상으로 나누고 있다 이런 내용이라고 말씀드렸는데.
◇ 정관용> 그러니까 문화적 그런 교감 이걸 확산 시키는 것이 답이다?
◆ 임상훈> 그렇죠.
◇ 정관용> 그런 얘기인 거죠?
◆ 임상훈>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수고하셨어요.
◆ 임상훈> 감사합니다.
◇ 정관용> 국제문제평론가 임상훈 씨였습니다.
[CBS 시사자키 홈페이지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