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로서는 남북 회담 이후에 미북 차관급 회담 정도를 예상했을 것인데
바로 이렇게 세태가 흘러가야 한국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힘을 받는 것이다.
그래야 북한이 미북회담 보다는 남북 회담을 중시 여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북회담 타결이라는 뜻 밖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청와대에서 미국 대통령과 북한 당국자간 면담 성사에 대해 환호를 보내기 보다 예측 불허라 평가한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뜻 밖의 횡재를 접한 북한으로서는 남북회담을 중시 여길 필요가 없어졌으니 남북회담을 대하는 태도부터 달라질 것이다.
그런데 엎친 대 덮친 격으로 암초를 만난 것이다.
4월 초 미일 정상회담 타결이다.
일본이 약삭 빠르게 미일정상회담을 잡아 버린 바람에 자칫 북핵 문제가 미국, 일본, 북한의 구도로 변질된 것이다. 일본은 미국을 통해서 북핵문제에 대해 납치자 송환부터 경제지원, 핵사찰까지 전방위로 개입할 것임이 자명하다.
이제와서 정부가 X줄이 타는지 미북 회담 전에 한미 정상회담을 잡으려고 애쓰고 있다는 기사가 보인다만 애시당초 한국의 대북 특사단을 만나기 전, 아베와 전화통화하고 미일정상회담을 잡아버린 트럼프인 만큼 팍팍한 일정으로 보나, 일본 챙기는 것으로 보나 미북 회담 전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란 없어 보인다.
정리하자면 북한은 한국을 꼬셔서 남북회담을 연결고리로 해, 한미 이간질과 더불어 대북제재 완화 및 한미연합훈련 약화까지 요구할 수 있는데다가 미국과의 담판 기회까지 얻어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과의 회담까지 선택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현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은 아전인수격 해석에 불과합니다.
중국, 일본이 패싱당한다고 걱정하는 기사가 난무하던데 남의 나라를 걱정할 처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