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략1. 우리도 법안 낼 테니 일단 기다려달라고 한다
법안을 심사 요청 -> 자한당 자체법안 마련중 회의 연기 요구 -> 민주당 유치원 3법 논의 합의 했다고 반박 -> 바미당도 논의해야 된다고 거듬. -> 한참 애먹다가 겨우 상정
답답한 박용진 의원은 "이견이 있어서 서로 협의가 늦어지거나, 아니면 그 이견을 좁히기 위한 시간을 갖기 위한 거라면 좋지만, (우리 안을) 곧 낼 테니까 오늘 논의하지 말고 넘어가자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어떤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내놓을지도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는 겁니다.
또 박용진 의원은 "대부분이 상식적인 부분"이라며 자유한국당이 자체 법안을 만든다고 해도 크게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의원들도 '유치원 3법' 내용은 상식적인 수준이라며 박용진 의원의 말에 동조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 심사했으면 저는 충분히 (심사를 완료)했다고 본다"라고 푸념
■ 전략2. 급여 더 받는 것도 아니니 회의를 길게 할 수 없다고 한다
점심 먹자고 정회 -> 자한당 다른일정 이유 오후 회의 거절
조승래 - "2시 정도에 (속개) 하면 되겠지요?"
곽상도 - "2시 반에 뭐 보고받기로 했어요. 진짜 일정을 하루 종일 해야 된다고 얘기하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우리도 다른 것도 해야 되는데..."
조 - "협조 요청을 했잖아요. 협조 요청."
곽 -"아니, 협조 요청이 아니라...지금도 (소위에서) 문자 온 것 보니까 오늘 밤늦게까지 한다고 보내 놨던데, 저도 오후에 다른 위원회에도 가야 되고. 조정을 좀 (조정)하시지요."
조 - "2시 반에 일정 있으시다고요? 그러면 1시 반에 해서 1시간 논의할까요?"
곽 - "그렇게 하고..."
조 - "그러고 나서는 잠시 텀(간격)을 뒀다가 또 하든지, 아니면 잠시 (다른 일정) 다녀오시든지 그러면 되지요."
곽 - "아니, 오후에도 시간을 좀 빼 주셔야지. 우리가 몇 시까지 한다는 연락을 받고 한 게 아니고, 금요일인가부터 밤늦게까지 한다고 계속 문자가 오던데..."
그러다가 곽상도 의원이 한 마디 덧붙입니다.
"(오후) 6시 넘겨서 하면 우리도 급여 더 받나요? 아니잖아요."
■ 전략3. 정부에 이것저것 자료부터 제출해 달라고 요청한다
자한당 -> 곽상도의원. '유치원 3법' 과 관련 없는 자료 제철 정부에 요구
곽상도 의원은 "우리가 필요한 자료가 있어서 제가 교육부 유아정책과장한테 며칠 전 업무보고 때 자료 달라고 얘기를 했다. 원아 수가 줄고, 그 다음에 교육부에서 국공립 40%를 맞춰 나가면 사립유치원을 몇 %까지 줄여야 되는지 자료를 달라고 얘기해도 아직 안 줬다"라며 "교육부가 자료를 안 주니까 우리도 (법안을) 검토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승래 소위원장 = "그것은 지금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전환하거나 회계규칙을 만드는 것과는 관계없는 통계 아니냐" "국공립 확대 정책에 대한 예산안 심사 때 따지면 될 것 같다"라며 "필요다고 생각하면 삭감을 하면 되겠지요"
곽상도 의원 "단순히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바꾸는 법안이 아니지 않냐. 그 외에도 국공립으로 유치원을 바꾸겠다는 정책을 같이 하는 것 아니냐"
박춘란 차관은 "(유치원 3법) 법령에는 그런 내용이 들어가 있지 않다"라고 일축했고, 조승래 소위원장 역시 "그것은 법안에 들어가 있지 않으니까요"
■ 전략4. 법안과 무관한 '사유재산'을 계속 걸고 넘어진다
'유치원 3법'은 △사립유치원 회계관리시스템 사용 의무화(유아교육법) △ 유치원 설립자의 원장 겸직 금지(사립학교법) △학교 급식 대상에 유치원법 포함(학교급식법) 등의 내용이 골자입니다.
또 학부모에게 받은 원비와 정부의 지원금을 마음대로 못쓰게 하는 것은 현행 사학법상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따른 것입니다.
즉, '유치원 3법'과 무관하게 정부 지원금이나 원비로 명품백을 구입하는 것은 이미 불법인 셈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은 "사유재산 침해"라며 현행법에 따른 규칙과 규정을 문제 삼으며 애꿎은 '유치원 3법'까지 반대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문제는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법안심사소위에서 한유총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펼치면서 '유치원 3법' 심사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입니다.
박용진 - "곽상도 위원이 말씀하시는 (사유재산 보장과 관련된) 내용이 어떤 우려와 어떤 생각에서 하신 말씀인지 알겠는데요. 지금 제출돼 있는 법안은 그것과는 관련이 없어요."
곽상도 - "이 법안에 대해서는, 저는 유치원에 퇴로를 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 - "아니, 그러니까 그것은 따로 (법안을 마련해) 하시면 된다고요."
곽 - "이 법안이 관련 있으니까, 우리가 법안을 내려고 하는 거예요."
박 - "그렇다고 이미 제출돼 있는 (유치원 3법) 법안을 홀딩하고, 그 뒤에 어떤 내용일지도 모르는 것들 때문에 (심사 연기를) 하실 필요는 없고요. 여기에서 얘기하고 있는 가장 핵심은 사립유치원의 경우 지금까지 회계투명성이 보장돼있지 않았다는 문제 거든요."
조승래 소위원장이 나서 "지금 이렇게 할 시간에 제가 보기에 (법안) 일독 벌써 끝났겠습니다. 협조 좀 해 주세요"
박용진 의원은 "사유재산에 대한 규정이라든지 혹은 그것을 국가에 헌납하라는 등의 표현이나, 혹은 그런 영향을 미칠 만한 얘기는 (유치원 3법에)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국고로 지원 혹은 보조되는 공교육의 한 축인 유아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 회계의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과 그것을 강제할 수 있는 방안, 그리고 설립자나 운영자의 자격기준에 대한 방안 이런 정도의 일반적이고 합리적인 내용들"
하지만 사유재산 보장과 관련된 논쟁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곽상도 의원은 "과거에 지원금은 횡령을 해도 된다 안 된다(고 하다가) 이제는 보조금이기 때문에 이것은 하면 횡령으로 그냥 수갑 차야 되는 것"이라며 "그래서 체제가 이렇게 바뀌면, 사유재산 자체가 완전히 큰 틀, 통제 속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곽상도 의원은 "그 사람들(한유총)하고 얘기도 좀 해야 되고, 이 사람들도 정리할 텀(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조승래 소위원장은 "쳇바퀴가 도는 듯한 느낌인데..."라며 중재에 나섰습니다.
조승래 소위원장은
"사유재산을 어떻게 행사하고 지킬 것인가의 문제는 다른 차원의 문제이고, 이 사립유치원의 회계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집행하는 문제는 지금 이 법 개정을 통해서 보완을 하겠다는 것 아니겠느냐"
"그러면 이 법은 이 법대로 가고 사립유치원에 인센티브를 줄 만한 것들은 다른 트랙에서 논의를 하면 되는 것이 아니겠느냐"라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이날 회의에서는 '유치원 3법' 중 단 한 개도 처리를 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비판 여론이 일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발끈하며 '고의로 지연시킨 게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입니다.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한유총과 함께 '사립유치원 이대로 지속가능한가'라는 토론회를 열고 "솔직히 법이 잘못된 거지 여러분이 잘못한 게 뭐 있나"라고 말해 박수와 환호를 받기도 했습니다. '한유총과 자유한국당이 동맹을 맺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