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삼대가 "남조선을 해방시켜야 한다" 라는 구호로 북한을 통치해온 세월을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마 이제는 북한 내부에서도 알만한 사람들은 그게 얼마나 허망한 구호인지 깨닫고 있을 겁니다. 허나 그게 허구이든 무엇이든 간에 굶주림으로 긴 세월을 희생해온 북한 동포들을 규합시킨 가공할 주문인 건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마치 종교의 기도문처럼 그건 북한동포들에게 희생을 납득시키는 필수불가결의 구호인 겁니다. 김정은이 군부에게 "적화통일"을 강조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겠지요.
물론 김정은은 제정신을 잃지 않는 한 전쟁을 일으키진 못합니다. 김정은이 전쟁을 일으키려면 최소한의 필수조건인 "주한미군" 철수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한미군 머리위에 핵미사일 날렸다간 그 순간 평양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걸 너무나 잘 알테니까요. 핵을 제외한다면 북한의 군사력은 화학전 정도만이 우릴 약간 위협할 수 있을 뿐 아예 한국 군사력에 상대가 되지 않을 겁니다.
전 정은이가 문대통령에게 막말을 쏟아내는 걸 보고 오히려 안심했습니다. 그만큼 평양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이고, 경제제재로 인한 내부의 반발이 예사롭지 않다는 의미로 느껴졌으니까요. 남한에 돈을 뜯어낼 계획조차 포기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나 우린 평양왕국이 김정은의 말 한마디에 언제든 논리를 뛰어넘는 사고를 칠 수 있는 체제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됩니다. 경제제재로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고난의 행군때처럼 이, 삼백만 명이 굶어죽는 상황이 다시 도래할 수도 있고, 그로 인해 어느날 갑자기 내부에 반역의 조짐이 일어난다면 김정은이 이판사판으로 미친 도발을 할 수도 있는 겁니다.
나라를 지키는 국방에 "설마" 라는 단어는 필요없습니다. 우리는 그저 모든 변수를 인지하고 묵묵히 경제와 국방을 단단히 하는 일에 힘써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