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인 관점에서는 한미일 동맹에 편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남북 적대 관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가 안보를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겠지요.
그런데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 어느 시점에는,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 20~30년 내에는
중국의 하드파워(경제력+군사력)가 미국가 대등하거나 능가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중국의 소프트파워(사상+문화)도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질적 변화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때 헤게모니 이동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최소한 미국이 세계 제국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고
동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지역적 헤게모니를 장악하는 상황이 도래한다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나는 30년 뒤에는 지금의 국제 정세와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질 것으로 봅니다.
이런 국제 정세의 변동에 대비하여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떠한 외교 전략을 짜야 하는지에 관해서도
미리 생각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110여 년 전 일본이 영국의 대리인으로서 러시아의 남진을 막기 위해
한반도 지배 야욕을 불태우는 상황에서
대한제국의 국권을 유지하기 위해
한반도 중립화론을 주창했던 유길준의 아이디어를 포함하여
최선의 생존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국제 정세의 변동에 대비해 30년 뒤를 생각하는 장기적 전망을 갖지 않는다면
110년 전의 역사적 비극을 되풀이할 수도 있다는 걸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