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여러 상황들을 보고 있는데 문득 현 정권이 집권 초기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못한?) 나라를 만들겠다" 라고 했던 말이 머리에 스칩니다.
네. 정말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가 되긴 되었네요.
근데 그렇다고 해서 경험하면 안되는 나라로 만들면 곤란하잖아요.
현 정권이 자꾸 상식을 깨는 파격적인 행위들을 마치 브레이크를 망가진 폭주 기관차마냥
돌진하고 있는데, 면면을 보면 어느 하나 기행이 아닌 것들이 없긴 합니다만 최근에 엄청 이슈되고 있는
검찰 관련 항명?에서 현 정권 신기한 점이 참 많네요.
하나는 검찰이 집중적으로 파고 있는 청와대가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있는 수사를 하고 있는
검찰 지청의 핵심 수뇌 간부들을 아주 핀셋처럼 정확히 찝어내서 날려버린 점.
보통은 그런 행동 자체가 노골적인 수사 방해에다가 명분도 정치적인 이익도 없으니까
감히 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게 정상인데 그 어려운걸 눈 하나 깜빡 안하고 일사천리로 해버리는,
뭐랄까 참.. 이걸 간이 크다라고 해야하나, 어쨌든 여러 의미로 대단하네요.
이거 우리나라 아니면, 아니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노골적인 실무진 경질은 전례가 없는걸로 알고 있는데요.
뭘 믿고 이렇게 눈치 안보고 한치의 망설임 없이 할 수 있는지가 신기합니다.
정말 검찰개혁 때문에 이 모든게 합리화된다고 뇌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가보죠?
둘째, 아마도 이렇게 실무진 날려버리면 검찰총장이 모멸감에 옷을 벗겠지 하고 했는데
버티고 있으니까 청와대, 국무총리, 법무부장관, 여당이 총합세해서 '항명'을 걸고 넘어지며
뭔 징계를 하네 마네 하면서 어떻게든 끄집어 내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정말 거짓말 안하고 이런 장면을 영화에서 본 것 같네요.
양아치 여럿이 한 명 둘러싸고 한대씩 원타치 까는데 맞는놈은 말 한마디 못하고 피터지게 쳐맞고만 있는
그런 모습이 보이네요.
그런데 여기서 원터치 까는 애들은 어디 밤늦은 폐공장에서 아무도 모르게 한 놈 조지고 있는줄 아나보네요.
못해도 수백만, 수천만의 사람들이 보고 있어요.
가끔 그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네요. 아, 들러리꾼들로 밖에 안보이나보죠?
왜 사람들이 한 명을 놓고 저렇게 권력 실세들이 돌아가면서 뚜드려 패고 있는지 궁금해한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미치지 못한게 아닌가
그렇게 정무적 감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왜 그런 부분에선 정무적 판단이 안되는지
정말 신기합니다.
뭐 맞는놈이 맞을 짓 했을 수도 있습니다만 저런 그림 자체가
평소에 힘에 눌려 조용히 침묵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제일 보기 싫어하고 혐오하는 모습입니다.
셋째, 이 모든 양아치짓이 '검찰 개혁'이라는 명분, '정치검사'라는 명분으로 다 정당화가 될 수 있고
사람들이 모두 그 명분에 동의하고 믿어줄 거라 생각하는 발상의 안일함에 또 한번 놀라움과 신기함이 교차합니다.
그냥 사람들을 개 돼지로 보는 게 아니면요.
그냥 시원하게 짜르세요. 추태 그만 보이고.
군/경/검은 한 나라가 쥐고 있는 칼입니다. 칼질 잘못 하다가 뒈진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에요.
그걸 잘 모르고 요즘에 너무 오바하는 것 같아 한마디 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