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이 가신 지 1주일이 됐습니다.
나는 시민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서울 시정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던
박원순 시장의 업적을 높이 평가합니다.
그렇기에 박원순 시장의 죽음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아직 박원순 시장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성추행의 전말이 확실히 드러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이 성추행을 당했다는 고소인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던 것은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는 조사 과정에서 밝혀져야 하겠지만
그 부적절함 자체를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박원순 시장이 우리에게 남기고 간 숙제가 무엇인지 숙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원순 시장의 죽음을 정쟁의 도구로 삼는 것은 역겨운 일입니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자로서 이 문제를 반성과 성찰의 기회로 삼는 게 마땅한 도리일 것입니다.
나는 이 문제의 핵심에는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권력의 자기 절제 결여'가 있다고 봅니다.
수직적인 위계 질서가 강한 조직 문화 때문에
크든 작든 권력을 가진 자라면 권력을 빌미삼아 '아랫사람'에게 비인격적인 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음에도
그런 행위를 제어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자기 절제가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민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이 잇달아 성추행 문제를 불러온 것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특별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진상이 밝혀지는 대로 국민에게 적절한 사과를 해야 하며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막을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사건은 '권력의 자기 절제 결여'가 존재하는 한
우리 사회의 어떤 조직이나 단체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박원순 시장의 죽음이 불러온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겉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