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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12-31 06:39
민주주의, 자유주의, 경제성장 등의 우선 순위
 글쓴이 : jamanber
조회 : 2,083  

교과서에서 민주주의와 자유를 짬뽕하여 가르치기 때문에 잘 모르기 쉬우나, 실은 현대인의 자유, 근대적 자유는 민주주의와는 그 태생이 다르다.
 
사법, 행정, 입법 권력의 독립에 기인한 법 앞의 만민 평등, 이로 인한 사유재산권의 확고한 보장, 행정 권력자가 피치자의 동의없이 함부로 새로운 법을 만들거나 세금을 신설하지 못함, 언론의 자유, 양심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신체와 생명의 불가침 등의 근대적 자유의 핵심 요소들은 모두 근대 민주주의와는 별개로 프랑스 혁명 이전의 영국에서 거의 완성되었던 것임.
 
프랑스 혁명과 미국 독립 혁명에 의한 민주주의의 패권 확립으로 인해 추가된 근대적 자유는 전체 인민에게 행정 수반과 입법부를 선출하고 출마할 선거권/피선거권을 부여한 '정치적 자유(보통 선거, 자유 선거)' 한 가지 뿐임. 정치적 자유 외의 다른 근대적 자유의 요소들은 오히려 민주주의 하에서 일시적인 억압을 당하기도 하였음.
 
영국 식민지 하의 홍콩과 같은 경우 민주주의와 정치적 자유(참정권) 외의 모든 근대적 자유를 거의 완벽하게 누렸음.
 
근대적 자유는 잉글랜드가 각종 역사적 우연과 지정학적 행운이 겹쳐져서 얻은 것으로 역사적인 로또에 가까운 것임. 마그나 카르타 - 상업의 발달 - 상비군 유지의 필요성 없음 - 상인 세력의 강대화 - 청교도 혁명, 명예 혁명을 거쳐 강고한 입헌주의의 확립이란 인류 역사상 초유의 최첨단 제도가 태어난 것.
 
대부분의 선진 국가에서 누리고 있는 자유가 바로 이 영국인의 자유, 근대적 자유에서 기인하는데, 근대적 자유는 영국과 미국에서 1차적으로 확립되고, 2차 대전 후에 미국에 의해 민주주의 제도와 합체되어 전 세계에 이식이 됨.
 
그런데 보통선거, 자유선거의 민주주의와 영국에서 비롯된 근대적 자유를 명확히 구분하여 인식하지 못한 양키들의 삽질로 이름만 민주국가고 근대적 자유는 전혀 보장되지 않은 독재국가들이 넘쳐나게 됨.
 
원래 민주주의와 근대적 자유는 역사적 원천이 별개인 것으로, 아직 경제적으로 미숙하고 민주주의 운영 경험이 없는 국가들은 먼저 근대적 자유를 확립시켜 상당 기간 지속하여 이를 통해 탄탄한 중산층을 길러낸 다음에야 제대로 민주주의를 굴릴 수 있음.
 
천조국 양키들은 근대적 자유와 민주주의를 구분할 줄 몰라 아랍권, 아프리카, 이라크 + 아프가니스탄 등에 무조건 자유선거 보통선거만 치르게 해 주면 번영이 되는 줄로 크게 착각을 하였음. 거의 백전백패... 이런 국가들은 홍콩, 싱가폴 식으로 일단 근대적 자유를 국제 사회의 신탁 통치 등의 산하에서 십수년에 걸쳐 확립하여 법치국가를 만들어놓고 민주주의를 스스로 운영하도록 했어야 하는 것. 무식한 양키들은 식민지니 제국주의니 소리 들을까봐 낼름 해본 적도 없는 민주주의를 억지로 떠넘기고 철수하니 무책임. 양키들이 책임감이 있다면 유엔이나 이런 데 끌어들여서라도 신탁 통치하에서 십 몇년 굴려주고 법치사회에 경제를 궤도에 올려놓고 민주주의 자체적으로 굴리게 하고 빠져야지.
 
지금 이집트도 오랜 독재정권이 쫓겨났으나... 이슬람 정권이 들어서서 오히려 근대적 자유는 독재정권에 비해 더 위축될지도 모르는 상황임.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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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anber 11-12-31 06:41
   
3권 분립을 명시적으로는 처음 제창했던 몽테스키외는 이러한 3권 분립의 모델을 당시 18세기 중반의 영국으로 보았는데, 영국에서는 이러한 3권 분립이 제도적인 확고한 명시가 없이 역사적 우연과 행운에 의한 관습으로 실질적으로 가동하고 있었다.
 
고대 중국 법가 사상에서는 권력자가 임의로 법을 만들고, 권력자와 그 밑의 행정 관료들이 또한 사법관을 겸하여 재판까지 하였는데, 이러한 체제는 권력자가 영민하고 관료 조직을 수족처럼 장악했을 때만 제대로 가동하게 된다. 우매한 인간이 군주로 등극하게 되면 그 참변은...
 
근대 입헌 법치국가의 경우 비록 군주나 수상 등의 행정권력자가 우매하여도 이들이 마음대로 법을 만들지 못하고, 또한 법원이 행정권력과 독립되어 있어 일개 상인이나 소지주조차도 국가에 맞서서 부당한 세금(이라고 자기가 판단한)을 거부하는 일이 가능하였다(국가를 상대로 하는 행정소송이라는 것이 가능하므로. 고대 중국 법가나 공산국가에서 국가를 상대로 소송하는 것이 가능한지를 생각해보면...). 이것이 바로 근대 영국인의 자유.
 
인민의 기본적인 자유는 법 앞의 만민평등에서 오고, 법 앞에서 모든 사람이 평등할 수 있으려면 반드시 행정, 입법, 사법 권력이 독립된 입헌 국가가 유지되어야 한다. 그래야 일개 소시민이 왕 앞에서도 당당히 고개를 쳐들수 있다. 이 점 몽테스키외는 대단한 혜안이 있었다. 물론 선대의 로크의 영향을 받았겠지만.
 
현대인의 자유, 입헌법치국가는 몽테스키외의 자유, 근대 영국의 자유, 입헌국가의 자유와 법치.
이는 프랑스 혁명으로부터 비롯된 민주주의와는 별개.
 
 
고대 법가와 근대 법치국가의 차이, 민주주의와 입헌주의의 우선순위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함.
jamanber 11-12-31 06:46
   
견제를 통한 권력의 제한이 근대 법치국가, 근대적 자유의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3권 분립이라는 것은 사실 민주주의와는 그 역사적 연원이 별개거든요. 3권 분립의 입헌자유국가가 근대 민주주의 이전에 이미 영국에서 성립하였고, 여기에 근대 민주주의가 합체된 것이죠. 몽테스키외 본인도 대중에게 광범위한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주는 민주주의는 상상도 못했을 겁니다. 프랑스가 영국처럼 의회에서 통과된 법에 국왕도 제한을 받는 입헌군주제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죠.

사실 민주주의에서 여론이나 언론의 압력이 판사의 판결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데, 이는 국왕이 판사에게 개인적인 압력을 넣어 사법권의 독립에 지장을 주는 것과 비슷한 것으로 종래에는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게 됩니다.


그런데 입헌주의(삼권분립의 보장을 통한 근대적 자유를 보장하는 체제)의 성립은 자유시장경제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거든요. 영국의 상인 계급이 멋대로 세금 매기고 말 안들으면 폭력 행사하는 왕권과 맞서 싸우면서 얻어낸 것이 입헌주의(근대 자유주의 체제)입니다. 이 영국인의 자유가 미국을 통해 20세기에 전세계로 퍼져나갔구요.

이러한 역사적 연원을 생각하면 입헌주의(근대적 자유)와 자유시장경제는 사실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자유시장경제 옹호론자들이나 입헌주의의 역사적 연원을 중시하는 자들이나 사실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대중의 여론을 통한 풀뿌리민주주의, 직접민주주의, 대중민주주의의 추구를 옹호하는 자들이 특히 자유민주주의란 용어에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서... 자유민주주의 비토론자들을 순수하게 보기가 어렵죠.


복지국가적 정책을 받아들이는 것과 입헌주의가 유지되는 것과는 전혀 별개입니다. 북유럽 사민주의 국가도 삼권분립의 입헌주의를 철석같이 지키고 있음은 마찬가지고, 북유럽 사민주의도 자유민주주의(liberal democracy)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러시아 푸틴의 민주주의나 베네주엘라 차베스의 민주주의는 입법, 사법부의 독립성이 전혀 보장되지 않은 비자유 민주주의죠.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떼자는 주장이 그래서 위험합니다. 푸틴이나 차베스도 유권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엄연한 민주주의를 하고 있거든요. 그런 민주주의에는 입헌주의와 법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자유가 없는 것이 문제죠.

부자든 빈자든 마음놓고 자기 권리를 합법적으로 주장할 수 있는 사회가 자유국가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모든 인간 사회 중에서 근대 영국에서 발원한 삼권분립의 입헌국가 외에는 이러한 인간의 권리를 충분할 만큼 강고하게 영속적으로 보장한 사례가 없습니다.

부자들이 자신들의 재산권을 여러 가지 수단에 의해 합법적으로 옹호할 수 있는 권리가 제한되는 건 좋은데, 그렇게 하나하나 남의 권리를 제한시키다 보면 어느새 나의 자유까지도 제한되게 되는 것이죠. 그게 사회주의의 함정이죠. 사민주의와 같은 경우 자유시장경제와 입헌주의를 보장하면서 그안에서 고도의 누진세로 최대한의 복지를 추구하는 형태로 이 또한 자유민주주의이긴 마찬가지입니다.

고대 철학자나 몽테스키외, 토크빌 이런 근대 프랑스 정치철학자들은 민주주의를 이상적인 것으로 본 게 아니라 군주정, 과두정 등과 함께 비교되는 장단점이 있는 하나의 정치형태로만 보았죠.

사실 근대 입헌민주주의의 여러가지 장점들은 대부분 입헌주의에서 기인한 것들이지 민주주의에서 기인한 것이 아닙니다. 민주주의의 가장 큰 장점은 정부의 정통성과 그로 인한 영속성, 국민의 충성심, 애국심, 주인의식 발휘에 대한 기대 등입니다.

푸틴이나 차베스와 같은 경우 엄밀히 보자면 민주주의 파괴자가 아니라 입헌주의 파괴자들입니다. 우리가 흔히 '민주주의'를 생각할 때 당연히 '입헌'민주주의라고만 생각하기 때문에 이들을 민주주의 파괴자들, 독재자들이라 생각하는 것이죠. 민주주의 독재자들은 넘쳐납니다.

무가베 뿐 아니라 히틀러 또한 처음에 집권 당시엔 버젓한 민주주의를 통해 집권했던 것이죠. 물론 대의민주주의는 자유선거, 평등선거가 철저히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선거 자체가 말도 못할 부정과 폭력에 의해 무너진다면 이건 민주주의도 아니죠.

히틀러는 아주 훌륭한 민주주의적 절차에 의해 집권했습니다. 그 이후에야 민주주의 절차도 개무시하고 독재로 갔지만요.

민주주의란 용어를 절대선으로 놓고 입헌주의에서 기인한 미덕들까지 민주주의에서 기인한 것으로 파악하면 관련한 토론이나 용어 사용에서 큰 혼선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대중이나 심지어 학자들도 그렇게 간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세 영국의 귀족들은 민주주의를 주장한 적이 없습니다. 그냥 영국인의 권리를 주장했죠. 삼권분립이니 뭐 이러한 이론도 이미 로크가 그 선례를 제시하기는 했지만, 영국인 자신들이 이렇다고 주장한 것이 아니라 외국인인 몽테스키외가 영국인들이 실질적으로 누리는 자유를 보고 감탄하여 이는 삼권분립에 기인한 권력의 제한으로 인한 것이며 프랑스를 위시한 모든 국가들이 이를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죠.

디즈레일리가 했다는 말이 있죠. "난 프랑스 학자들이 주장하는 인권은 믿지 않는다. 하지만 영국인의 타고난 권리는 믿는다."

민주주의는 어원적으로 그냥 다수가 지배한다는 거에요. 고대 그리스에선 그래서 모든 자유 시민이 다수결 투표나 추첨으로 지배하는 체제를 민주주의라고 했죠. 국가의 규모가 커져서 이게 불가능해진 근대에 와서는 다수의 선거권자에 의해 뽑힌 자가 행정 권력을 임기를 가지고 행하는 체제가 민주주의입니다.

무슨 좋고 나쁘고 그 권리랑은 별개라니까요? 아무리 개판으로 해도 일단 국민 다수가 투표에 의해 지지하는 것이 유지되고 있다면 그것도 민주주의에요. 거버넌스의 질이나 국민의 자유와 같은 건 민주주의와는 별개의 개념입니다. 국민이 철저한 인종주의, 비밀경찰 국가를 선호한다면 그것도 일단 민주국가입니다.

그니까 그건 민주주의 = 절대 선이란 입장에서 보는 엄밀하지 못한 해석이지요. 물론 중세, 근대 영국의 각종 역사적 사건들을 근대 민주주의의 효시로 보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아닌 '입헌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의 효시인 것이고, 엄밀하게는 민주주의와 무관한 '입헌주의'의 효시인 것이거든요.

민주주의는 이미 입헌주의가 완성이 된 상태에서 미국 헉명, 프랑스 혁명 이후에 입헌주의에 합체가 된 것입니다. 마그나카르타, 청교도 혁명, 명예혁명과 같은 사건들은 사실 역사적 연원으로 보자면 민주주의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민주주의 - 미국 혁명, 프랑스 혁명 - 근대 민주주의 <--- 엄밀하게 따지면 민주주의는 이 족보죠.

대중이나 학자들이 입헌주의, 자유주의의 소중함은 모르고 민주주의만 추켜세우는 것 같아서 그게 걱정입니다. 사실 민주주의는 일개 수단(누가 지배하느냐)이고 입헌주의(자유와 권리가 어떻게 보장되느냐)는 오히려 목표에 더 가깝거든요.

사실 대중의 여론이나 언론의 극성 등에 의해 사법부의 판결이 영향을 받는 건 민주주의적이기는 한데, 입헌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적인 현상은 아니거든요.

낙성대경제연구소의 이영훈 교수 등이 대중과 언론으로부터 탄압을 받은 것도 민주주의적이기는 한데, 이것도 입헌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적인 현상은 아니거든요. 이런 현상을 아무도 나서서 견제해주지 않으니 언젠가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철퇴가 되어 돌아오지 않을까 모르겠어요. 뭐 나야 일개 소시민일 뿐이니 상관도 없겠지만.

이런 역사적인 연원을 잘 모르고 민주주의 vs 자유민주주의 논쟁을 하는 경우가 많아서 답답합니다.

흔히들 입헌민주주의라는 말을 많이는 들어봤어도 입헌주의가 도대체 뭐냐? 구체적으로 뭘 가리키느냐? 입헌주의란 것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형성되었느냐? 입헌주의와 삼권분립은 무슨 관계냐? 입헌주의와 민주주의와는 또 무슨 관계냐? 입헌주의와 민주주의가 충돌할 때 어느 것이 우선적인 가치냐? 왜 입헌주의를 추구해야 하느냐?

이런 질문에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가 단순한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입헌'민주주의 국가인 것이 맞다면 시민들이 입헌주의에 대해 제대로 된 개념 정립을 하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사실 교과서에서 '민주주의' 대신에 '자유민주주의'를 쓴다는 단순한 일로 이런 교육이 될 리가 만무하고, 현대 입헌주의와 민주주의의 역사적 유래에 대해 좀더 제대로 구분된 교육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한 교육이 있다면 굳이 '민주주의' '자유민주주의' 논쟁을 할 필요도 없겠죠. 입헌주의가 빠진 민주주의는 아무런 가치가 없으며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모두들 알게 될 테니까요.

교과서에서는 민주주의와 입헌주의를 분리해서 기술하고 있지 않습니다. (입헌)민주주의의 기원이라고 해서 민주주의의 기원, 입헌주의의 기원을 짬뽕해서 여러 가지 역사적 사실들을 가르치고 있죠.

그래서는 안 됩니다. 민주주의적 가치와 입헌주의적 가치가 부딪히는 사례에서 무엇이 우선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지거든요. 예를 들어 시위로서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할 권리는 민주주의적 가치에 속할 겁니다. 상점이 밀집한 곳이나 도로에서 시위를 하여 상점 주인들이 재산상의 피해를 입게 되거나 교통 체증이 생기는 것은, 어느 누구든 타인에 의해 불의의 침해를 당하지 않을 권리를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입헌주의적 가치에 해당할 것이구요. 이때 상점 주인들의 피해나 불의의 교통 체증을 막기 위해 불법 시위를 경찰이 진압하면 '민주주의 탄압'이라 외칩니다. 상점 주인이나 교통 체증으로 인한 피해자들이 고소를 하거나 불평하면 '민주주의를 위해 그 정도는 참아야지'하고 오히려 비웃습니다.


민주주의적 가치와 입헌주의적 가치가 상충할 때 적절한 타협점을 찾기 위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것인데 그를 위해선 민주주의와 입헌주의의 역사적 기원을 분리해서 그 가치를 교육할 필요가 있습니다.

몽테스키외가 애초에 3권분립을 주장할 때 그는 민주주의는 염두에도 두고 있지 않았거든요. 애초에 민주주의면 장땡이고 입헌주의의 미덕도 모두 민주주의의 미덕으로 기술하고 있는 미국식 사고방식 때문에 민주주의의 과잉 상태에서 이를 견제하기 위한 제대로된 토론이나 사회적 합의가 나오기가 어렵습니다. 입헌주의를 옹호하여 과도한 민주주의를 견제할 필요성을 주장하는 정치인이나 학자는 엄청난 욕을 먹게 되어있는 구조입니다.
jamanber 11-12-31 06:53
   
이 글은 다른 싸이트에서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의 차이점에 대해 토론했던 글입니다. 민주주의가 먼저냐 경제성장이 먼저냐 뭐 이런 논쟁과도 관련이 있죠.

해당 싸이트가 긁어오기가 안 되어, 내 글만 가져왔더니 댓글 토론 맥락이 좀 없으니 이해 바랍니다.

근데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려면, 일단 관료조직의 부패를 견제해야되고, 최소한 행정 권력과 사법 권력은 확실하게 분립이 되어야 됩니다. 민주주의는 원래 경제성장과는 중립적인데, 중산층이 허약한 사회에서 민주주의를 시행하면 극단주의자들이 집권하여 골로 가는 경우가 십상입니다. 무산자는 무책임한 투표행위를 하기가 쉬우니까요. 중국 반환전의 홍콩이나 싱가폴이 민주주의는 부재하지만 자유주의와 입헌주의는 거의 100% 보장되었던 이상적인 사례입니다. 경제성장 만땅으로 했지요?

박정희가 쿠데타에서 일단 1번, 그리고 유신 선포로 2번 이렇게 민주주의를 파괴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이전에 막가파식 관료 부패와 만인이 만인에 대한 투쟁을 벌이던 무질서한 사회를 어느 정도 기업 활동이 가능한 법치 국가(행정 권력과 사법 권력이 최소한 사회경제적 부분에서는 확실하게 분립된)를 만들어 경제성장을 시킨 것은 사실입니다. 1980년대의 한국 민주화는 박정희와 전두환 치하에서 육성된 중산층의 열망으로 이룩된 것입니다. 당시에 서울 강남에서는 거의 김영삼, 김대중의 야당이 압승하고 오히려 강북에서는 민정당이 주로 이겼던 것... 지금 어린 분들은 잘 몰라요. 당시 신흥 아파트촌으로 중산층이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강남 사람들의 민주화 열망이 대단했다는 것이지요.
jamanber 11-12-31 06:58
   
좌파 세력 측에서 현 정부 들어와서 무조건 다음 선거만 이기면 뭐든지 좋다는 식으로,

광우병, 천안함, 한미 FTA 등의 나라 말아먹을 조작 행위를 감행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안 좋은 면이 극단화된 것입니다. 이런 조작 행위를 끝까지 밝혀내는 것이 입헌주의자, 자유주의자의 소임이지요.

나는 민주주의는 단지 하나의 수단으로 보고, 입헌주의/자유주의는 이상적인 목표로 보는 사람입니다. 로크, 몽테스키외, 토크빌, 하이에크, 밀턴 프리드먼, 파리드 자카리아 이런 사람들의 저작에 많은 영향을 받았죠. 정치 논쟁을 하려면 공부가 많이 필요합니다.
     
basurax 11-12-31 07:39
   
다른건 모르겠고 한미 FTA 끝장토론 편을 좀 보시고 그게 좌파의 조작인지 아닌지 말점 해주시져 전 좌파는 아니나 당신은 극우로 보이는 군요.
          
jamanber 11-12-31 07:47
   
한미 FTA 독소조항 어쩌고 돌아다니던 괴담들은 모두 조작들이었죠. 끝장토론인지 뭔지는 볼 가치를 느끼지 못하겠군요.

한미 FTA 관련해서는 최용식 소장의 다음 글에 공감합니다.

[지금 한창 우리 사회를 시끄럽게 하는 ‘FTA 결사반대’는 또 어떤가? 이것 역시 조중동이 잘못 설정한 아젠다 중 하나다. 잠시 그 내막을 살펴보자. 외환위기가 터졌을 때 경제전문가들과 주요 언론들은 막 출범한 국민의정부에 대해 ‘5년 안에 환란만 극복해도 역사는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고 기록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 이면에는 ‘무능한 국민의정부가 환란을 감히 어떻게 쉽게 극복할 수 있겠냐’라는 비아냥거림이 숨어 이었다. 그만큼 외환위기는 심각한 사태다. 실제로 1980년대에 외환위기를 겪었던 중남미 국가들은 10년 가까이 심각한 경제침체를 겪었다. 뿐만 아니라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랐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물가가 한 해에 5천 퍼센트 이상 오르기도 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불과 1년만에 극복했다. 1998년 말에는 고갈 직전이었던 외환보유고를 과거 최고 수준보다 거의 두 배 많은 520억 달러나 쌓았다. 외환위기 즉, 외환보유고 고갈사태에서는 완전히 벗어난 것이다. 남은 문제는 경기 회복이었는데, 이것도 세계사에서 가장 빠르게 이뤄냈다. 외환위기 1년 뒤인 1999년의 성장률이 무려 10.7%에 달했던 것이다.
 
국부유출이나 공적자금 투입 그리고 빈부격차 악화 등 부작용과 후유증도 세계사에서 가장 적었다. 반면에, 1976년 말 외환위기를 겪었던 영국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평가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난이 10년 가까이 지속됐다. 빈부격차가 극심해지며 사회혼란도 심각하여 데모로 날을 세웠다. 자동차산업, 조선산업, 철강산업, 석탄산업 등 국가 기간산업은 거의 모두 초토화됐고, 살아남은 기업들도 대부분 소유권이 외국인에게 넘어갔다.
 
국민의정부가 환란극복에 성공하자 조중동은 보도태도를 돌변했다. ‘IMF의 구제금융 조건이 너무 가혹했고, 노예처럼 그것을 무조건 수용함으로써 흑자 기업까지 도산시키고 실업사태를 발생시켰다.’고 줄기차게 보도했던 것이다. 조중동을 결사적으로 반대한다던 자칭 진보 먹물들은 조중동의 이런 보도태도에 열심히 부화뇌동했다. 특히 미국과 IMF가 요구한 긴축정책, 구조조정, 노동시장 유연화, 민영화 등을 미국식 경제시스템의 강제이식이라고 앞장서서 가열차게 비난하며 반대하고 나섰던 것이다.
 
그러나 구제금융을 받았으면 당연히 갚아야 했고, 구제금융을 상환하기 위해서는 국제수지를 개선시켜야 했으며, 국제수지를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긴축정책과 구조조정 등이 필수적이었다. 또한 국제경쟁력을 향상시켜 국제수지를 장기적으로 개선시키기 위해서는 민영화와 노동시장 유연화 역시 필수적이었다. 무엇보다 웃기는 것은 ‘미국 경제시스템의 강제이식’이라는 주장이다. 미국의 경제사를 들여다보면,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고립주의를 내세웠다. 심지어 세계대전 직후에 국제무역기구(ITO)를 설립하기로 했던 국제적인 약속마저 파기했을 정도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1960년대 말부터 국제수지가 적자로 돌아서자 주요 소비제품에 대해 직접적인 수입규제에까지 나섰다. 미국이 주도하여 창설했던 GATT와 IMF의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하는 짓을 앞장서서 저지른 것이다.
 
먼저 섬유류와 신발 등의 수입을 규제했고, 철강도 수입규제를 했으며, 나중에는 자동차까지 간접적인 수입규제를 했다. 이걸 합리화하기 위해서 다자간 협상을 벌였고, 쌍무협상도 함께 전개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MFA(다자간섬유협정)’이고 ‘철강협정’이며 ‘자동차 수출 자율규제’ 등이다. 한마디로 미국은 전통적으로 보호무역을 시행했던 것이다.
 
그럼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났을까? 미국의 국제수지는 과연 개선됐을까? 아니다. 미국의 국제수지는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기만 했다. 왜 그랬을까? 보호무역의 보호를 받은 미국 산업들은 경쟁력과 성장력을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그만큼 줄었기 때문이다. 경쟁력과 성장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자, 1960년대 후반부터는 물가가 불안해지기 시작했고, 1970년대부터는 성장률까지 떨어져 본격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에 빠져들었다. 물가를 안정시키려면 경기가 하강했고, 경기를 상승시키려면 물가가 불안해지는 전형적인 딜레마에 걸려든 것이다.
 
미국의 경제난은 1980년대 초까지 이어졌다. 그 사이에 실업률은 10%를 넘어섰고, 물가 역시 10%를 넘어섰다. 어느 사시엔가 미국의 국민소득은 패전국인 일본에게 뒤지는 일까지 벌어졌다. 뭔가 획기적인 변신이 필요했다. 획기적인 변신을 위해서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고, 그런 용기를 낸 사람은 카터였다.
 
카터는 개방화를 통해 미국경제의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추진했다. 과거의 보호무역주의 전통을 과감하게 청산한 셈인데, 이처럼 용기를 내는 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국내 자칭 진보의 일반적 상식으로는 꼴통 보수나 추진할 법한 개방화 정책을 미국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진보적이라는 카터가 본격적으로 펼친 것이다. 한마디로, 개방화는 1970년대 말에야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미국 병’을 치유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 성과도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물론 시간이 너무 짧아서 미국 국민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고, 카터는 재선에는 실패했다(그러나 이제는 존경받는다). 그 뒤를 이은 레이건은 카터의 개방화 정책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고, 나아가 시장친화적인 정책을 더 강력하게 추진했다. 신자유주의는 이렇게 탄생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났을까? 마냥 일본경제에 뒤처지기만 했던 미국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결국 1990년대에는 일본경제를 다시 뛰어넘는 성과를 남겼다.
 
그러자 세계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 주목했다. 특히 경제난이나 경제위기에 처한 나라들은 미국의 뒤를 열심히 따랐다. 대표적인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1990년 전후에 뉴질랜드와 호주는 나란히 금융위기에 처했고, 경제난이 찾아왔다. 호주는 과감하게 개방화, 규제완화, 민영화 등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얼른 추진하여 경제위기에서 벗어났고, 경기회복도 2년만에 이뤄냈다. 이런 위대한 일을 해낸 사람은 뜻밖에도 노동당 출신인 봅 호크 총리였다.
 
반면에, 뉴질랜드는 경제위기를 벗어날 거의 유일한 처방인 신자유주의를 배척했고, 그 결과는 참혹했다. 4년 동안이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을 정도였다. 경제난이 점점 심화되자, 1993년부터는 호주보다 훨씬 더 강력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펼쳐야 했다. 40만 명이 넘었던 공무원을 10만명 아래로 줄였고, 심지어 감옥까지 민영화했다. 그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 1994년 성장률은 이례적으로 6.4%를 기록했다.
 
국내 자칭 진보가 얼마나 세상물정에 어두운지는 위와 같은 역사적 사실이 증명한다. 그들은 과학적 진보가 결코 아닌 셈이다. 현실에 밀착하지 않고 어떻게 과학적 진보를 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언뜻 보기에는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천동설을 폐기하고 지동설을 받아들인 뒤부터 인류의 과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 않은가 말이다. 지금 우리 사회를 어지럽게 하는 ‘FTA 결사반대’ 역시 마찬가지다. 이것은 관념적 진보, 공상적 진보들이나 내세울 일이다. 해외 과학적 진보는 이런 일을 좀처럼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일은 민심의 추이다. 뛰어난 ‘정치 쇼’를 통해 그리고 뛰어난 ‘정치적 선동’을 통해 지금은 민심을 휘어잡은 것이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이게 얼마나 가겠는가? 아무리 격렬하게 반대해도 FTA는 어차피 국회를 통과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벌어질 폭력적 사태는 일시적으로 민심을 얻게 해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뒤가 문제다.
 
FTA가 통과된 뒤, 지금 자칭 진보가 주장하는 중대한 사태들이 좀처럼 벌어지지 않을 게 빤한데, 실제로 그런 사례를 세계사적으로 찾아보기 어려운데, 그 때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반대의 핵심인 ISD도 마찬가지로서, 중대한 사태들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민심은 어디로 흘러가겠는가? 열렬히 동참했던 만큼 극심한 열패감 나아가 배신감을 머지않아 느낄 게 빤하다.
 
나이가 좀 든 사람들은 우리나라가 WTO 가입했을 때를 기억한다. 당시에도 진보 진영은 우리 경제가 곧 파국에 처할 것처럼 외치며 격렬하게 반대했었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한 경제파국이나 중대한 사태는 어디에서도 벌어지지 않았다. 특히 유통산업 개방은 더욱 그랬다. 다국적 거대기업들이 국내 유통산업을 지배할 것이 빤하다며 결사적으로 반대했지만, 실제로 다국적 유통기업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했지만, 지금은 다국적 기업의 흔적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국내 유통기업들이 개방화를 통해 체질개선을 단행했고, 결국은 다국적 거대기업을 거의 모두 물리친 것이다. 나이든 사람들이 ‘FTA 결사반대’를 방관하고 비웃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위와 같은 경험이 없는 젊은이들은 ‘FTA 결사반대’를 열렬하게 찬성하고 지원하지만, 그들이 실망할 날도 머지않았다. 국내 자칭 진보들이 겁주고 있는 중대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 게 빤하기 때문이다. 그때는 젊은이들도 나이든 사람들처럼 자칭 진보의 주장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럼 민심은 어디로 흘러가겠는가? 그때는 국민 인식은 어떻게 변할까?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거는 일’을 한 꼴로 인식되지 않을까? 사소한 일에 목숨 거는 정당이나 정치인에게 나라를 맡길 국민이 어디에 있겠는가 말이다.]
jamanber 11-12-31 07:50
   
한미 FTA 관련해서는 김대호 소장의 다음 글에도 아주 공감하지요. 끝장토론 인지 뭔지 하도 수준이 저열해서 볼 필요조차 못 느낍니다.

['한미FTA 반대'라는 헛발질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한미FTA에 대한 비판과 우려는 크게 나누어서 보면 두 가지다. 그것은 부실한 준비과정을 포함한 협상역량에 대한 우려와 효과성, 후유증에 대한 우려이다.
 
첫째, 협상역량에 대한 것이다. 이는 무원칙하고 무차별한 개방에 대한 우려이다. 여기에는 과도한 불신과 패배주의에서 발원하는 우려도 있고, 전문가들의 일리 있는 우려도 있다.
 
전자는 미국은 FTA 협상경험이 엄청나게 많고 의회와 행정부, 기업과 이익단체 간에 오랜 기간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왔고, 무엇보다도 국제적 게임규칙을 주도하는 패권국인 데 반해 우리는 모든 면에서 미국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다. 특히 1990년대 말 일본과의 어업협정(일명 쌍끌이협상), 외환위기 직후의 외채협상, 대우자동차 매각협상 등 국제협상에서 한국 협상단이 보인 어리석음을 고려하면, 이런 우려가 그리 이상한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렇기에 우리가 가진 경험, 지식, 지혜를 총동원해 협상에 임하자는 것이 아니라 협상을 무한정 미루거나 하지 말자는 데 있다. 이는 대책 없는 패배주의에 다름 아니다.
 
후자는 FTA체결 우선순위의 급격한 변동에 따른 부실한 준비이다. 원래 한미FTA는 대통령 공약사항도 아니었고, 여러 모로 경제‧사회적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어 통상 관료와 일부 전문가들의 판단에 따라 후순위에 있었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의 주도로 우선순위가 급상승함으로써 2006년 2월부터 협상이 시작되었다. 따라서 특히 한일FTA 준비에 비해 부실한 준비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명백하기에, 개방과 FTA에 대체로 호의적인 전문가들조차 우려해 왔다. 이는 일리가 있는 우려이다.
 
그러나 협상이 수많은 분야의 세세한 법‧제도‧정책‧관행을 다루고 있고, 무엇보다 상대가 있는 게임인 이상 일부 학자와 전문가들이 연구실에서 다년간 열심히 준비한다 하더라도 협상의 전략전술을 세련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오히려 몇 번의 협상을 거치는 과정에서 벼락치기로 수많은 이해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지적 역량을 잘 집결시켜 얻어내는 성과에 미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사실 일부 학자와 전문가들이 다년간 열심히 준비해서 수립한 전략전술과 몇 달간 부딪히면서 수립한 전략전술이 얼마나 다를지, 부실한 준비로 인해 잃은 것이 무엇인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부실한 준비가 불리한 협상을 낳을 개연성은 있지만 실제 낳는다고 볼 수는 없다. 더군다나 협상기간에 1년 이상으로 길고 쌍끌이협상 등 타산지석이 있기 때문에 부실한 준비는 충분히 보완 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후자의 우려 중 다른 하나는 협상을 주도하는 관료의 능력과 모럴(무책임), 철학에 대한 것이다. 어떤 사람은 영어 능력을, 어떤 사람은 4대 선결조건을 협상카드로 쓰지 못하고 선선히 내 준 점을, 어떤 사람은 협상단의 수많은 발언 중 거두절미한 일부 발언을, 어떤 사람은 협상내용에 대한 불충한 공개를, 어떤 사람은 빈약한 참여 조직화를, 어떤 사람은 사전에 정밀하게 효과와 후과를 계량하지 못한 점 등을 들어 성토한다. 또 어떤 사람은 한국 관료의 뿌리 깊은 무능과 무책임성, 대기업 등 센 이익집단 편향성을 정황증거로 제시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합의했다고 발표한 어떤 조항이 사전준비 부족과 능력, 모럴, 철학의 문제로 인해 잘못됐는지 지적하는 사람은 없다.
 

 
사실 FTA협상을 시작하기 전에 정밀한 효과‧후과 계량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고 보아야 한다. 이는 협상을 해나가면서 해도 늦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4대 선결조건 문제 역시 미국이 협상을 하자고 조르고 강요했다면 몰라도, 우리가 하자고 한 이상 전향적으로 수용한 것을 결코 어리석은 협상전술이라고 볼 수는 없다. 사실 과도한 특권, 특혜와 무지 속에 안주해 온 한국 관료와 정치인, 학자들과 이익집단을 이끄는 노블레스들의 일반적인 능력, 모럴에 대해서는 필자도 대단히 낮게 평가한다. 하지만 수많은 전문가와 이해관계자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이상 FTA협상이 부실‧졸속협상으로 귀결되리라 보는 것은 기우가 아닐 수 없다. 한국 정부는 매판정부도, 그렇게 무능한 정부도 아니며, 특히 만인이 주시하고 감시하면 대체로 유능한 정부라고 보아야 한다.
 
둘째, 효과성과 후유증에 대한 것이다. 이는 경제성장 및 산업구조 고도화 촉진효과는 적은 데 반해 입을 피해는 엄청나게 크다는 우려이다. 이는 실제 협상의 상세 내용이나 다른 나라들이 맺은 FTA 내용을 보지도 않는 등 실사구시를 게을리 한 데서 발원하는 것도 있고, 미국, 신자유주의, 양극화에 대한 일면적 이해에서 발원하는 것도 있다. 또한 비교열위 산업의 이해관계나 지지층의 대중적 정서에 영합하려는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발원하는 것도 있다. 물론 정부와 협상단의 초기 과잉기대와 선전이 현실과 괴리되면서 개방과 FTA에 대해 대체로 호의적인 전문가들의 일리 있는 우려도 있다.
 
이 중에서 한미FTA 반대투쟁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는 것은 정부에 대한 극도의 불신, 거의 매판정부 내지 미국의 식민통치 기구로 보는 듯한 불신에 근거한 악의적인 허위선동이다. 예컨대 투자자 국가제소 조항 등으로 공공정책 주권이 심대한 타격을 받는다, 미국 법은 하나도 바꿀 필요가 없지만 한국은 169개 법률을 바꿔야 한다, 의료비가 폭등한다, 소득양극화를 극도로 심화시키고 종국적으로 미국의 경제 식민지가 된다는 등의 선동은 실제 협상 내용과 그 영향을 실사구시해 보면 그 악의성과 허위성이 드러난다.
 
그럼에도 이런 선동이 여전히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미국, 일본, 중국 등 힘 있는 나라에 오랫동안 당해 왔다는 피해의식이 대중의 심리 저변에 깔려 있고,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확산된 글로벌 스탠더드가 대체로 미국식이며, 이로 인해 극심한 양극화가 발생했고 한미FTA는 미국식 스탠더드를 한국사회에 더 깊이 더 다방면에 뿌리내리게 하여 한국의 미국화를 의도하며, 이로 인해 미국사회의 부정적 측면이 한국에 그대로 전이된다는 단선적인 인식이 진보적 지식사회에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미FTA가 지식서비스산업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뒷받침한 미국식 스탠더드의 합리적 핵심을 흡수하는 과정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외환위기 이후 강요된(?) 글로벌 스탠더드가 지나치게 급작스럽고 거칠게 받아들이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세계화, 지식정보화, 민주화라는 문명사적 토대 변화에 조응한 상부구조로서 한국의 주체적 선택이라는 것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양극화(격차의 확대) 자체가 문명사적 변화에 힘입는 소비자의 강화된 자유로운 선택권, 심판권의 결과라는 측면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노무현 정부와 협상단이 퍼뜨린 초기의 과도한 기대와 선전도 상당 부분 무색해진 측면이 있다. 당초는 의료, 교육, 법률, 물류, 금융, 보험, 회계, 마케팅, 디자인, 컨설팅, 연구개발 등 지식서비스산업의 개방을 통해 이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이를 지렛대로 다양한 상품분야의 관세를 낮추어 미국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더 나아가 미국과 미국이 진출한 여러 나라의 지적서비스 시장에 적극 진출하려고 했다. 그러나 핵심 지식서비스 시장인 의료, 교육, 법률 분야는 미국도 개방을 원하지 않았고, 한국의 이 분야 이익집단들도 원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미FTA는 성사된다 하더라도 한국의 지식서비스산업의 구조조정과 환골탈태를 압박하는 호랑이가 아니라 고양이 정도로 볼 수 있게 돼 버렸다.
 
개성공단 문제도 북핵문제 등으로 인해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의료, 교육, 법률, 방송을 제외한 나머지 지식서비스 시장은 원래 한국의 개방 폭이 넓었기에 한미FTA로 좀 더 개방한다고 해도 큰 충격은 없지만, 문제는 장벽이 낮아진 미국시장에 한국 지식서비스 기업 및 전문직들과 손재주 좋은 기능 인력들의 적극적인 진출의사가 그리 높지 않다는 데 있다. 반면에 미국 기업과 전문직들은 오랫동안 세계를 무대로 활동해 왔기에 FTA협상 여하에 따라 한국에 손쉽게 진출할 수 있다. 물론 이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결국 미국과 높은 수준의 FTA를 한다면 농산물, 의약품, 자동차 세제, 지적 재산권 등에서 얻을 이익이 비교적 뚜렷하고, 고율의 관세와 각종 비관세장벽으로 보호돼 온 한국의 비교열위 산업의 피해는 뚜렷한 데 반해, 한국은 얻을 이익은 미국만큼 뚜렷하지 않다. 요컨대 손실은 현찰이고 이익은 액수가 확정이 안된 어음이다. 이 어음을 거액의 현찰로 만드는 것은 향후 우리 사회와 산업의 대응 여하에 달려 있다. 한국이 입을 피해와 충격을 상쇄‧완충하는 것은 미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것과 더불어 일자리와 소득이 사라지는 속도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의 과실을 더 넓고 고르게 분배하는 것이다. 이는 일자리 창출 및 소득 재분배의 주력부대인 벤처, 중소기업과 보건의료‧복지‧사회 서비스 산업과 국내 관광레저 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 분야 활성화의 관건은 금융‧교육‧보건의료‧복지‧재정시스템 개혁이다.
 
한미FTA와 관련해서 한국의 정치권과 지식사회, 시민사회단체 지도자들이 좀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그 추진배경이다. 어쩌면 부실한 준비과정, 급격한 우선순위 변경, 대중 참여 및 설득 노력, 협상 역량 등이 달을 가리키는 노무현의 손톱의 때라면, 이 추진배경과 중장기적 기대효과야말로 가리키는 ‘달’일지도 모른다. 기대효과나 추진배경과 관련된 대부분의 내용은 국정 브리핑이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소상히 밝혔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속속들이 밝힐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책추진의 주요한 배경이라 할지라도 한 사회의 대단히 후진적인 면모에 대해 정치인이나 관료가 적나라하게 까발릴 수는 없는 법이다.
 
반 한미FTA 전도사인 전 청와대 비서관이 정태인은 참여정부가 한미FTA를 급작스레 추진하게 된 배경을 "정말로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누누이 밝혔다. 어떤 사람은 조급한 치적주의나 정치적 주도권 회복에 혐의를 두기도 하지만, 설득력이 있는 진단은 없다. 노무현은 왜 이렇게 급작스레 추진하게 되었을까? 통상대국인 일본도 감히 추진하지 못한 일을 앞서서 추진했을까?
 
필자는 이 추진배경과 기대효과는 공평의 눈으로 보면 절반이 보이고, 나머지 절반은 한국사회를 이끌어가는 노블레스들, 특히 정치의 낮은 능력 및 모럴과 한국인의 환경에 대한 역동적 적응력을 보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향후 한국사회의 일자리 창출과 산업 구조 고도화의 핵심이 지식서비스산업의 발전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런데 이 지식서비스산업은 대체로 내수산업이고 유효기간이 다한 지대로 과잉 보호돼 왔다. 특히 지식서비스산업의 중심인 교육, 의료, 법률, 방송분야는 이익집단이 대단히 강하다. 한국정치의 낮은 모럴과 이익집단의 강력한 정치‧사회적 힘이 맞물려 지대의 재조정을 극히 어렵게 만들었다. 사립학교법, 로스쿨을 포함한 사법개혁 입법, 보건의료 개혁입법을 둘러싼 난항은 그 징표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미국은 농업이야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경쟁력이 높지만, 지식서비스 산업 분야는 대체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가로막는 지대가 적고 돈과 인재와 기술을 공급하는 합리적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 또 종사자들은 오랫동안 전 세계를 상대로 영업활동을 해 왔기 때문에 경쟁력이 높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는 단지 시장규모와 자본규모, 영어와 패권적 지위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한미FTA가 주체의 수용‧응전 능력을 고려하여 미국의 합리적 핵심을 받아들이는 과정인 이상 경제사회 발전의 계기 임이 분명하다. 물론 이런 미국의 합리적 핵심을 한미FTA를 매개로 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의 개혁을 통해 흡수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선진국 중에서 정치가 대단히 후진적이라는 평가를 듣는 일본이지만, 일본은 중의원을 해산해 가면서 우정 민영화를 밀어붙였다. 또한 국립대학 법인화를 밀어붙이고, 공공부문의 인건비를 몇 년 내 50%를 줄이려는 시도를 하고, 향후 5년간 신규 임용교사의 20% 이상을 사회인과 외국인 중에서 채용하려 하고, 우수 교원에게 능력급을 제공하며, 교원면허 유효기간도 10년에 30시간 의무연수를 추진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일본은 정치의 주도로 혹은 지배층의 주도로 ‘메이지유신’ 등 과감한 개혁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한국은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구조개혁은 정치와 지식사회의 치밀한 준비에 입각한 대화, 토론과 상충하는 이해관계의 합리적 조정과 기득권자의 양보로 된 적이 없다. 한국에서 수행된 물질적 기득권을 크게 건드리는 구조개혁은 대체로 외부의 힘에 의해서나 체제위기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조선 봉건체제는 일본에 의해 혁파되었다. 이승만 정부 하에 이뤄진 토지개혁은 북한의 무상몰수 무상분배식 토지개혁으로 인한 체제위기 상황에서 이루어졌고, 박정희의 개혁은 4.19혁명과 북한과의 체제경쟁 열위 분위기가 초래한 체제위기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기업, 금융, 공공, 노동의 4개 개혁으로 불린 김대중 정부의 과격한 하드웨어 개혁은 6.25 이후 최대 국란이라던 외환위기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외환위기가 잦아들고 김대중 정부의 힘이 약해진 이후 현재까지 사회적 강자들의 물질적 기득권을 건드리는 하드웨어적 개혁은 뒷전으로 물러갔다. 노블레스들과 이익집단의 기득권을 건드리는 하드웨어적 개혁이 유보‧지체되는 동안 글로벌 시장의 힘이 작용하는 성채 바깥쪽에서는 시장의 힘에 의해 너무 가혹하고 강력한 구조조정이 되어왔다. 이 상태로 계속 가면 한국 노블레스들의 구조적 나태와 무능으로 인해 경제와 사회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결국 외환위기 같은 국가적 위기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결코 기우가 아니다. 그렇게 되면 외환위기 직후처럼 글로벌 시장 주도의 거친 구조조정 내지 구조개혁을 당할 수밖에 없다.
 
정말 일본 수준의 개혁능력과 여유만 있어도, 먼저 정치 주도 하에 자체적인 구조개혁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 후 여유를 갖고 한미FTA 협상에 나섰을지 모른다. 그러나 한국정치의 무능과 노블레스들의 도적떼적 행태는 주체적 노력으로 바꾸기 힘든 상수(常數)이기에 글로벌 시장의 힘에 크게 의존하는 거친 방식으로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한국의 거대야당은 국가보안법을 결사 반대했던 것처럼 이념적 정체성 과시 차원에서 한미FTA를 찬성한다. 그렇기에 똑같은 개혁입법이라도 한미FTA를 들먹이지 않고 그냥 국가의 미래를 위해 개혁하자고 하면 반대하거나, 사학법과 연계하거나 아니면 그냥 뭉기적거릴 가능성이 높지만, 한미FTA와 관련된 개혁이라면 구태를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민주노동당은 강령에서 잘 보여주듯이 시장과 미국과 정부에 극단적인 불신을 가지고 있는 데다, 한나라당처럼 이익집단의 이해관계를 이념으로 포장하다 보니 자당을 지지하는 이익집단의 기득권을 건드리는 개혁에 관한 한 타협할 수가 없다. 아마 일본 고이즈미 정부가 한 개혁 중에서 민주노동당이 찬성할 만한 개혁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한국은 정치와 관료 등 공공부문의 합리적 게임규칙 수립능력과 이해관계 조정능력은 낮지만, 개인과 기업의 적응력은 높다. 특히 게임규칙이 합리적이기만 하면 무서운 괴력을 발휘한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한미FTA는 거칠긴 하지만 충분히 시도할 만한 개혁전략이 아닐 수 없다. 한미FTA는 한국이 게임규칙이 강력한 이익집단과 노블레스들에 의해 왜곡된 도적떼 공화국이기에 필요하지만 이 협상의 내실 혹은 학점(?)은 강력한 이익집단의 입김을 얼마나 차단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한국적 풍토는 협상단및 행정 부처와 긴밀히 연결된 700명의 조직된 이해관계자가 행정 부처와 긴밀히 연결되지 않은 700만명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한미FTA는 협상행위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 한미FTA로 인해 경제‧사회분야의 일부이긴 하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어디에 얼마나 큰 경제적 지대가 있는지,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이 어떠한지, 무엇을 개혁해야 할지가 명백해졌다. 미국의회가 비준에 동의할지 안 할지 모르지만 이는 적지 않은 성과이다.
 
개헌과 한미FTA는 둘 다 세련되게 제기하지는 못했지만, 뒤늦게나마 한국의 현 주소를 직시한 노무현의 통찰력 있는 결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한미FTA는 그 실질적 의미에 비해 너무 과도한 관심을 받고, 개헌과 선거법은 그 실질적 의미에 비해 너무 과소한 관심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한미FTA를 준비부족 등을 들어 차라리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거나, 부실한 준비과정을 들어 반대하는 것은 한국 정부와 이해관계자들의 역동적 대응력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미국의 식민지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뒤틀린 역사가 남긴 피해의식의 소산이다. 이는 한때는 유용했지만 지금은 더 이상 유용하지 않은 ‘민족’과 ‘계급’ ‘독점자본’이라는 낡은 편견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특히 한국정치와 노블레스들의 정치적 역량과 모럴을 직시하지 않고, 한국인의 역동적 적응력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한국 현실에 대한 종합적 통찰력의 빈곤 때문이다.]
jamanber 11-12-31 07:53
   
그리고 극우라는 것은 '인종주의자'를 말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좌파들에게 극우라고 몰리는 조갑제 옹 같은 경우 인종주의자도 아닌데 어째서 극우라 부르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게 다 무식의 소치. 갑제 옹이 대북 강경노선을 주장하기는 하지만 그게 극우는 아니지요. 우파 중에서 대외적인 정견이 다른 분인 거지요.

유럽에서 극우라고 칭해지는 정치세력 보면 죄다 이민자 추방, 외국인 혐오, 순수 혈통 만세 등을 외치는 세력들입니다. 조갑제 옹이 이런 거 외치나요?


나 개인적으로는 민주주의보다 입헌주의의 중요성을 중시하는 성향의 사람을 우파, 그리고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우선시하는 성향의 사람을 좌파로 봅니다.  위에서 내가 예로 든 불법 시위 관련해서 시위로 대중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권리를 우선시할 것이냐, 아니면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 다른 시민들의 권리를 우선시할 것이냐에서 좌우파의 가치 개념의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선거와 같은 공식적이고 제도적인 절차가 아닌 대중의 여론, 언론에 의해 입법, 행정, 사법 권력이 영향을 받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도 좌우파가 다르지요. 좌파는 민주주의의 확대로 보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이고, 우파는 입헌주의의 침해로 생각하여 부정적으로 보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나꼼수 같은 것에 대해서도 보는 입장이 달라지게 되지요. 이를 민주주의 혁명으로 보는 사람이 있고, 입헌주의를 파괴하는 저질 쓰레기로 보는 사람이 있는 것이지요.

물론 좌우파 모두 입헌민주주의를 기본적으로는 받아들이는 세력이란 전제하에서의 성향을 나누는 것입니다.

여기서 폭력 혁명까지도 비난하지 않고 찬양하며 90 : 10 혹은 99 : 1 이런 식으로 계급 갈등을 부추기는 몰상식한 세력은 극좌, 자민족 순수혈통 만세를 외치며 외국인 배척, 이민자 혐오 등을 부추기는 또라이 세력은 극우가 되는 것이지요.

극우니 이런 소리는 좀 무식하게 내뱉지 말고 잘 생각해보고 내뱉어야합니다.
     
시라프넬 11-12-31 15:36
   
우리나라에서 좌-우, 보수-진보 개념이 극히 우습게 돼 있다는 건 저같이 별로 아는 게 없는 사람도 잘 알아요~

조갑제 같은 사람을 위한 단어는 따로 준비돼 있습니다. '수구 꼴통'. ㅋㅋ

그냥 기득권 신디케이트라고 할 수 있는 권-언-재계의 기득권 삼각편대 중 일익을 담당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릅니다. ^^;;

jamanber님 같은 경우는 이런저런 책은 많이 읽으셨는데, 필요 이상으로 강화되어 아예 반영구적 헤게모니를 지향 또는 획책하고 실제로 그럴 능력이 있는 기득권 세력의 위험을 인지하는 통찰력은 결여돼 있는 듯이 보입니다. 바로 현해탄만 건너다 봐도,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자민당 1당 독재와 토건 신디케이트의 밀월 관계로 인해 일본이 어떤 꼴이 됐는지, 그쪽 정치 수준은 어떠한지만 살펴보셔도 이해가 빠를 듯 한데...왜 그렇게 먼 곳만 돌아다니시는 건지...

모나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여주는 시간이 멈춘 듯한 전 근대성과 도가 지나친 속물근성은 결코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닙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다 원인과 이유가 있죠. ^^;;

정말 올해 마지막 날까지 이런 말씀 드리는 게 좀 그렇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아는 만큼 보인다며 이런저런 지식들을 수집하는 게 아니라 쉽지만 가장 필수적인 걸 알아차릴 수 있는 통찰력인 것 같단 생각만 듭니다.
          
마음은태양 11-12-31 18:54
   
남은 귀중한  아침 시간을 소비해서  자기의  소신을 설명했는데,
하는 소리가 통찰력이 결여 됐다는둥 은근히 속물근성으로 빗대면서
 자신은 스스로의 지식이 무한한 통찰력이 있는 것 같단다.ㅉㅉㅉㅉ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다 원인과 이유가 있죠. ^^;;'
말 한 번 개념있게 잘하시네요.
'그런데, 그대는  '박정희 시대'를  역사의 과정을 보는 게 아니고. 있어서는 안 될 시대가 한 개인의 욕심으로 인해서 벌어진  오욕의 시대,저주의 시대로 보는 것같은디.
               
자유인 11-12-31 19:03
   
자게에 글쓸땐 비판도 감수하면서 쓰는거 아닌가요?
저런 장문의 글들을 읽고 비판의 댓글을 다는 사람의 시간도 중요합니다.
원글쓴분의 전체적인 글을 볼때 결코 무시하는 글도 아니구만요.
               
시라프넬 11-12-31 19:36
   
'그런데, 그대는  '박정희 시대'를  역사의 과정을 보는 게 아니고. 있어서는 안 될 시대가 한 개인의 욕심으로 인해서 벌어진  오욕의 시대,저주의 시대로 보는 것같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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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마음은태양님처럼 제가 줄곧 이야기해왔던 것들의 요지, 그러니까 "그의 시대를 '추억'하는 것과 오늘에 그대로 '재현'하는 것의 차이"를 결코 이해하지 못하시는 분들이 넘쳐나는 지금 이 시대가 바로 저에겐 오욕의 시대, 저주의 시대입니다. ^^

님과 같은 분들께 드릴 말씀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누구도 '지지'하되, '추종'하지는 마세요.
특히 '그들'과 님을 동일시하지 마세요. 그들이 권력을 잃고 스러질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면 님은 이미 '그 길'로 빠져든 겁니다.

그리고 '쟤는 좌빨이야~'라는 편견을 걷고 별로 어렵지도 않은 제 글들을 다시 한번 정독해 보세요. 아마 님의 그 잘못된 선입견을 지지할 만한 근거는 어디에도 없을 겁니다. ^^
Centurion 11-12-31 18:14
   
결국 위에 글을 요약하자면..

민주주의와 입헌(법치)주의를 구분 좀 해라.
나는 영국식 모델인 법치주의와 근대적 자유주의의 추종자이며,
하이에크, 프리드먼 등을 읽고, 신자유주의를 추종하는 사람이다.

민주적 독재자나 민주주의자들의 개념없고, 분별력 없는 행동이 문제다.
3권분립에 의거한 근대적 자유주의가 최고다.

게다가, FTA관련글에선..
한국 상류층의 무능과 해이함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인의 놀라운 적응력을 믿고 외부충격으로써,
효율성을 개선하고, 합리성을 추구하고..

별 다른 소득은 없어보이지만,
분명 FTA를 통해, 한국인은 미국의 신자유주의적인
합리적인 경제체질을 내면화해,
오히려 역으로 미국에 진출해 다 발라버릴 것이다..

뭐 이런 내용이구먼..
싱싱탱탱촉… 12-01-01 13:37
   
최우선 자주 국방, 엄청난 경제력, 그다음이 정치력이죠. 뭐 3가지가 공존 하면서 조화를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 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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