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서 민주주의와 자유를 짬뽕하여 가르치기 때문에 잘 모르기 쉬우나, 실은 현대인의 자유, 근대적 자유는 민주주의와는 그 태생이 다르다.
사법, 행정, 입법 권력의 독립에 기인한 법 앞의 만민 평등, 이로 인한 사유재산권의 확고한 보장, 행정 권력자가 피치자의 동의없이 함부로 새로운 법을 만들거나 세금을 신설하지 못함, 언론의 자유, 양심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 신체와 생명의 불가침 등의 근대적 자유의 핵심 요소들은 모두 근대 민주주의와는 별개로 프랑스 혁명 이전의 영국에서 거의 완성되었던 것임.
프랑스 혁명과 미국 독립 혁명에 의한 민주주의의 패권 확립으로 인해 추가된 근대적 자유는 전체 인민에게 행정 수반과 입법부를 선출하고 출마할 선거권/피선거권을 부여한 '정치적 자유(보통 선거, 자유 선거)' 한 가지 뿐임. 정치적 자유 외의 다른 근대적 자유의 요소들은 오히려 민주주의 하에서 일시적인 억압을 당하기도 하였음.
영국 식민지 하의 홍콩과 같은 경우 민주주의와 정치적 자유(참정권) 외의 모든 근대적 자유를 거의 완벽하게 누렸음.
근대적 자유는 잉글랜드가 각종 역사적 우연과 지정학적 행운이 겹쳐져서 얻은 것으로 역사적인 로또에 가까운 것임. 마그나 카르타 - 상업의 발달 - 상비군 유지의 필요성 없음 - 상인 세력의 강대화 - 청교도 혁명, 명예 혁명을 거쳐 강고한 입헌주의의 확립이란 인류 역사상 초유의 최첨단 제도가 태어난 것.
대부분의 선진 국가에서 누리고 있는 자유가 바로 이 영국인의 자유, 근대적 자유에서 기인하는데, 근대적 자유는 영국과 미국에서 1차적으로 확립되고, 2차 대전 후에 미국에 의해 민주주의 제도와 합체되어 전 세계에 이식이 됨.
그런데 보통선거, 자유선거의 민주주의와 영국에서 비롯된 근대적 자유를 명확히 구분하여 인식하지 못한 양키들의 삽질로 이름만 민주국가고 근대적 자유는 전혀 보장되지 않은 독재국가들이 넘쳐나게 됨.
원래 민주주의와 근대적 자유는 역사적 원천이 별개인 것으로, 아직 경제적으로 미숙하고 민주주의 운영 경험이 없는 국가들은 먼저 근대적 자유를 확립시켜 상당 기간 지속하여 이를 통해 탄탄한 중산층을 길러낸 다음에야 제대로 민주주의를 굴릴 수 있음.
천조국 양키들은 근대적 자유와 민주주의를 구분할 줄 몰라 아랍권, 아프리카, 이라크 + 아프가니스탄 등에 무조건 자유선거 보통선거만 치르게 해 주면 번영이 되는 줄로 크게 착각을 하였음. 거의 백전백패... 이런 국가들은 홍콩, 싱가폴 식으로 일단 근대적 자유를 국제 사회의 신탁 통치 등의 산하에서 십수년에 걸쳐 확립하여 법치국가를 만들어놓고 민주주의를 스스로 운영하도록 했어야 하는 것. 무식한 양키들은 식민지니 제국주의니 소리 들을까봐 낼름 해본 적도 없는 민주주의를 억지로 떠넘기고 철수하니 무책임. 양키들이 책임감이 있다면 유엔이나 이런 데 끌어들여서라도 신탁 통치하에서 십 몇년 굴려주고 법치사회에 경제를 궤도에 올려놓고 민주주의 자체적으로 굴리게 하고 빠져야지.
지금 이집트도 오랜 독재정권이 쫓겨났으나... 이슬람 정권이 들어서서 오히려 근대적 자유는 독재정권에 비해 더 위축될지도 모르는 상황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