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자야하는디.. 밑에 IMF사태 당시 김대중 대통령님의 업적에 관해 따로 설명하겠다고 약속했던 댓글 때문에.. 그냥 잠들어 버리면 뒤 안닦고 화장실 나온것처럼 찝찝할 것 같아서 쓰고 갑니다(;~; 내일 수업있는데).
박정희 대통령님식의 경제발전 방식은 박정희 대통령님 사후에도 기업과 정부에 의해 그대로 담습되어 세계에 그 유래가 없는 고성장을 기록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1995년 국민소득 1만불 돌파와 함께 OECD를 가입하게 되죠. "우리도 이제 선진국이다." 라고 떠들던 사람들이 제가 그 당시 5세 아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억에 생생히 남는군요.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였고 1997년 말 외환위기로 인해 국채를 갚지 못해 국가부도 사태가 벌어지게 됩니다. 급속도로 하락하는 신용에 의해 은행들은 서로 돈을 빌려주기도, 혹은 기업에 돈을 빌려주거나 대출을 연장하기 어렵게 되어 급속히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합니다. 신용경색, 혹은 돈맥경화 라고도 불리는 현상입니다. 당시 관행처럼 되어있던 대출 연장이 막히고 은행들이 만기가 돌아오는 모든 대출을 무조건 회수하면서 신규 대출을 내주지 않음으로서 현금을 손에 쥐고 있지 않던 기업들이 줄파산 하고 그에 따라 은행이 갖고 있던 대출 및 회사채들이 악성화하면서 은행들도 줄줄이 망하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은 IMF의 경제 개혁 제의를 받아들이고 IMF체제에 돌입하게 된 것입니다.
IMF는 왜 발생하게 된 걸까요? 외환위기로 인한 유동성 경색? 그것은 분명히 경제 위기의 뇌관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 경제를 초토화 시킨 화약은 아니었죠. 뇌관만으로는 화약이 터지지 않습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이미 한국 경제에 쌓여있었던 겁니다. 박정희 대통령님 시절부터 지속되어온 문어발식 재벌 확장정책이 그것입니다. 박정희 대통령님께서 중화학 공업을 육성하실 당시 그 대열에 참가했던 기업들은 엄청난 성공을 누렸습니다. 마찬가지로 기업들에 돈을 대출해준 은행들도 많은 이득을 얻었죠. 한번 찾은 성공 방식은 그들이 다른 방면에서도 똑같이 하게 만들었습니다. 캐쉬카우식 경제 성장. 박정희 대통령님 시절 장려된 저축으로 돈이 빵빵한 은행권에서 대규모로 대출을 받아 일본에서 한물간 기계들을 대량으로 사들여 공업품을 싸게 만든 후에 일본보다 한세대 뒤진 제품을 싸게 싸게 팔아치우는 방식이죠. 이런 방식은 가전, 자동차, 반도체, 등 모든 사업에서 똑같이 진행되었으며 다른 기업들도 대열에 동참해 그 사업부가 레드오션화 하면 그 사업체는 그대로 두고 다른 사업에 투자를 하는 식이었습니다. 대규모로 자본재가 투자되는 상황에서 고속 경제 성장은 당연했던 것이고 한국 경제는 눈부시게 성장했으나 더 이상 진출할 새로운 사업이 사라지고 나서는 기술이 없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지 못했던 한국기업들의 채산성이 날로 악화되어 가게 됩니다. IMF가 터지기 직전에 한국은 이미 만성 무역적자에 기업들도 만성적으로 적자에 시달리고 있었죠. 외환위기가 아니었더라도 언젠간 거대 위기로 터졌을 겁니다.
IMF가 요구했던 금융지원을 위한 경제 개혁은 가혹했습니다. 현재 IMF가 그리스에 요구하고 있는 것보다 더 강력했죠. 문어발식 재벌의 해체와 채산성 없는 사업부의 매각, 그리고 IMF가 한국 경제에 대한 직접적인 간섭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했죠. 경제 주권을 뺐겼던 겁니다. 하지만 IMF가 제시했던 경제 개혁안은 항상 일본의 아류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한국 경제체질을 바꾸는 것으로서 망했던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해 가장 좋은 방식이었죠. 그것을 알아본 김대중 대통령님은 그 개혁안들을 착실히 실행해 나갔습니다. 많은 실업자가 배출되었고 많은 사업체들이 외국에 매각되었죠. 은행들도 부실한 은행은 매각되거나 강제로 부도처리 되었습니다. 어딜 보아도 인기에 영합하는 정치인이 할 수 있는 정책이 아니죠. 현재에도 많은 사람들이 김대중 대통령님을 국가 재산을 팔아먹은 매국노라 칭하는 것만 봐도 그당시 국민들의 고통을 가늠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님께서는 자신의 인기에 아랑곳 하지 않고 한국 경제의 가장 썩은 부분에 메스를 들이대셨죠. 채산성 없는 기업을 전부 매각하여 현금을 기업에 쥐어주고 경쟁력 있는 부분을 남겨 기술개발을 시킨 것입니다. 일본이라는 경제성장의 벽을 뛰어넘을 발판을 마련하신 분이 바로 김대중 대통령님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는 IMF를 2년만에 졸업한 한국경제 였습니다.
박정희 대통령님이 공업한국의 초석을 닦은 분이셨다면 김대중 대통령님은 기술한국의 초석을 닦은 분이십니다. 박정희 대통령님의 모델이 극빈국에서 1만불까지의 경제를 이끈 모델이었다면 김대중 대통령님의 모델은 1만불 이후의 경제성장을 제시하는 모델인 것이죠. IMF때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국가 재산을 외국에 팔았다고 매국노라고 발언하는게 얼마나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인지는 현재 승승장구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글로벌 기업들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나라 기업의 상징처럼 되어 있는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10년전 삼성은 세계의 구멍가게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중심에 와 있다. 하지만 방심한다면 10년 후에는 다시 구멍가게 수준으로 후퇴할 지도 모른다." 삼성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한 발언이었지만 이 발언에서 우리는 10년전 IMF 졸업 직후 달라진 한국 경제 체질에서 급성장한 삼성을 볼 수 있는 겁니다. 김대중 대통령님이 없었다면 현재의 기술한국도 없습니다. 빠른 인터넷, 고품질의 한국산 가전제품, 잘 정비된 사회 인프라, 재정적으로 건전하고 기술 개발에 매진하는 기업들 이 모든 것이 IMF시절 김대중 대통령님의 노력에 의해 탄생했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자각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너무 길어졌네요... 애초에 잘 쓰지도 못하는 글로 뭘 설명하려 하니;;; 제 능력 부족을 탓해야겠지요.
태클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다만 인신공격과 논리와 근거가 없는 태클은 사양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흐미 벌서 1시간 지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