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대부에서 돈 꼴레오네가 가진거라곤 몸뚱이 하나밖에 없는 변변치 않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제법 큰 규모의 보스를 태연히 살해하고 그것을 가지고 큰 조직으로 성장하죠.
저는 대부같은 영화는 별로 제 스타일이 아니라 영화전체는 별로지만 그 영화에서 돈꼴레오네의 권력창출기능을 보면서 그 당시에는 꽤 큰 충격을 받았죠.
권력창출이라봐야 별것 아닙니다. 남들이 겁을 먹고 있을때 담담하게 상대 보스를 죽이고 시민들을 껴 안음으로서 권력의 중심에 서죠.
돈 꼴레오네는 엔진의 본질을 보고 새로운 엔진을 만드는 창조자가 되죠.
상대방보스가 자기 맘대로 돈을 뜯어가면서 시장상인이나 일반인들위에 군림할때 그를 제거하고 친시민적인 행보를 함으로써 명분을 얻어가는 과정이죠.
많은 생략과 미화가 있지만 그렇게 엔진이 새롭게 만들어지죠.
시장상인들도 전보다 돈을 적게 거둬가고 다른 조직으로 부터 보호도 해주는 돈 꼴레오네를 지지하게 되죠.
하지만 이런 엔진들도 언론과 정부의 관리능력이 발달하고 사회전체가 성숙해감에 따라 엔진은 동력을 잃게 되는 결과가 생기고 결과론적으로 엔진은 멈추게 되죠.
설국열차에서 엔진은 돈 꼴레오네의 엔진과는 다른걸 의미하겠지만 결국 석기시대 아니면 철기시대같은 것을 의미하거나 산업혁명같은 엔진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확대하면 개별적인 인간관계에서도 나타나죠.
이런 엔진들은 학교에도 있고 부모와 자식간에도 있고 군부대,직장 모든 곳에 존재하죠.
심지어 정부조직,정당,교회,성당 모든 것에 이런 미세한 엔진들은 존재합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게 되면 보통의 사람들은 미치게 될 것 같지만
감도좋은 촉을 가진 사람들은 소수죠.본질에 다가서는 사람들은 항상 소수입니다.
월스트리트에서 벌어진 데모도 결국 기차안에서 몇칸 나아간 정도의 반란이죠.
결국 새로운 엔진없이 벌어지는 혼란은 말 그대로 혼란이죠.
조선시대 분배의 문제가 신분땜에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역성혁명이 일어나게 되더라도 그것은 말 그대로 기차안에서의 투쟁으로 될 가능성이 높죠.
물론 북학이라는 새로운 엔진을 가진 집단이 조직적으로 했더라면 새로운 엔진이 장착된 기차로 바뀌었겠지만 영정조시대의 엔진인 성리학의 통치이념이 워낙 잘 먹혀서 말 그대로 새로운 엔진을 만들 인재들이 발 붙일곳이 없었고 그 시점에 조선은 망하고 있었다고 봐야죠.
조선의 모든 권력을 죽이고 나니 왕권만 남게 되고 그 왕권을 가지고 호가호위하는 세도정치가 생기게 되고 어떤 분은 왕권이 약해져서 외척세력들이 득세했다고 하지만 아무리 외척도 왕권없이는 아무일도 못하는 존재가 아닐까요.
왕권이 약하다면 왕권을 끼고 도는 외척이 힘을 받을 일은 없다고 봅니다.
결국 사회가 한 방향으로 가게되면 남는 것은 본질과는 동떨어진 이념만 남게 되고 어린 왕만 가지면 모든 일이 해결되는 이상한 엔진이 장착된 기차가 되고 이런 기차는 곧 탈선하기 마련이고
인터넷과 구글이라는 새로운 시대는 또 다른 엔진을 만들어 낼거라 생각합니다.
결국 미래를 내다보는 세력이 엔진의 설계자다 이런 이야기죠.
현대사회는 너무 전문화되었지만 시민들의 교육량이 늘어나서 이를 제대로 통합하는 작업이 시작되면 또 다른 엔진이 만들어 지지않을까 합니다.
몇 백년뒤에 후손들은 우리를 어떤 시각을 바라볼까요?
후기조선의 선조들도 나름 자신감이 넘치고 자기들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지 않을까요?
서양또한 과거 그리스의 철학자들의 부활로 새로운 엔진이 만들어지는 환경을 조성했죠.
동양은 비슷한 시기는 아니지만 주자가 성리학을 끄집어 내고 이상한 엔진을 만들어 냈지만
학문을 하려면 지적노동은 필수고 다음 엔진에 올라탄 기본소양정도는 만드는 엔진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시대는 과거의 엔진으로 어쩔수 없이 굴러가는 세상일까요?
아니면 또 다른 엔진을 만들어내는 환경만 조성하는 시점일까요?
새로운 엔진의 탄생이 시작되는 시점일까요?
인류의 발전은 본질에 다가서는 엔진이 장착될때 이뤄진다는 것 아닐까요?
본질에 다가선 엔진만이 인류의 유산이 될 수있다.
다만 봉준호는 그 부분에서 꼬리칸의 불평등과 엔진칸의 아동노동정도로 서술하지만
일종의 자기검열이거나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서 분노를 증폭시키는 것 보다 극중몰입을 일부러 하지 않게 영화를 설계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게 호불호를 가져오게 되죠.
민감한 주제를 골라놓고 세부적인 묘사를 할려니 부담이 되었을 수도 있고
과거의 엔진은 어느시점까지 사회를 발전시키지만 어느 시점에 이르면 사회의 성장을 방해하는 굴레만 된다는 것
결국 영화보다 그 시점에 자기가 생각하는 것이 영화에 투영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설국열차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두마리 토끼를 쫓다가 이도저도 아닌 용두사미가 되버렸지만
새로운 엔진은 과거의 엔진이 끝까지 가서 파국을 맞아야 새로운 엔진을 만들 기회가 생긴다는 것
이런 정도로 생각하면 돈 아까울 정도는 아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걍 설국열차를 핑계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늘어놓은것 같네요.
나이가 들고 세상사에 찌달리다 보니 요즘은 책한권 보기도 힘드네요.
저 또한 과거의 책 읽은 걸로 버티다보니 뭔가 쪼그라 드는 느낌이 드네요.
좋은 책으로 마음의 양식을 키워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새로운 엔진의 설계자는 안되겠지만 새로운 엔진을 남들보다 좀 더 빨리 알고 싶고
그런 엔진을 만들어 내는 환경에 조금만 도움이 된다면 한번 살아볼만한 인생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