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님들은 잘 모를지 모르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 논객들의 시대라는 시기가 있었음. 이 시기를 주도한 인물이 바로 진중권... 글빨 하나로 먹어주던 시기였고, 무협지의 주인공들처럼 강호의 고수들이 검 하나로 진검승부하는 시대. 낭만주의 아방가르드한 시기였고, 서프나 진보누리 한토마같은 싸이트들에서 승부를 겨루는 일이 비일비재.
게중에 가장 유명했던 논객이 바로 진중권. 이때 변희재는 친노질하면서 친노들의 글을 묶은 책을 내기도 했음. 편집장 노릇. 여하간 변희재는 친노들 중에서도 2~3류를 전전... 이때 친노 진영의 논객들중 가장 유명했던 논객으로는 김동렬, 서영석, 공희준같은 작자들이었고, 변희재는 그냥 웃음거리..
당시 중원은 여러 기인이사들로 넘처나던 시기. 진중권을 가볍게 누를 정도의 논객들이 많았음. 실제로 진보누리같은 싸이트에선 진중권을 탈탈 털 정도의 논객들이 넘쳐났음. 실제로 무식하다고 개 털린적도 있었음. 깨철이나 수군작(좌파 이론가로서 상당한 명성을 얻음)이나 스키양(양신규란 양반으로 뉴욕 대학교 교수로 부임중 xx로 생을 마감함)같은 양반들이 대표적인 기인이사들..
여하간 그랬지만 진보쪽에선 아무래도 대중적 글쓰기를 지향한 진중권이 먹혔음.
2000년 중반을 지나 변희재가 드디어 대중의 스팟라잇을 받은 사건이 있었는데, 바로 디워 사태. 변희재는 뭔 일인지 친노에서 구 민주당 지지로 갈아타고, 동프라이즈란 싸이트의 논객으로 참여. 여하간 이 시절부터 변희재는 논객이 아닌 포지셔닝을 통해 인기를 얻는 법을 깨우침. 디워는 누가봐도 대중 파쇼 징후들이 있었고 그걸 진중권이 깠는데, 변희재는 대중의 분위기에 편승(실제론 다수의 친노들), 진중권을 아카데믹한 인물로 몰면서 반 계몽주의자를 자처.
딱 이 시절부터 둘의 관계가 어긋나기 시작한 거 같음.
여러분들은 진중권 보다 변희재가 정치적이다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정치적인 건 진중권임. 변희재는 친노-구 민주당(동교동계)-한나라당으로 갈아탄 전력들이 있음. 얘는 그냥 정치 자영업자, 필요에 따라 자기의 포지션을 바꿔 장사되는 곳에 떳다방 하우스를 치는 녀석임. 반면 진중권은 진보적 자유주의란 그 포지션 위에, 지금 자기가 밀어야 할 세력등을 전략적으로 지지하는 놈. 변희재의 선택은 장사. 진중권의 선택은 정치적 전략이었음.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래서 그렇게 친노를 씹다가도 전략적으로 반 새누리라는 기치아래, 친노들과 같은 이야기를 짖어대고 있는 게 진중권. 변희재는 실크 세대론을 내 놓은 것도 그렇고 젊은 보수를 영위하려는 욕망, 즉 자기 소비자들을 묶으려는 욕망만 봐도 자영업자 기질이 그대로 드러남.
논객은 제 입장을 바꿀 때 분명한 역사적- 철학적 고뇌가 있어야함. 그런데 변희재는 그런 게 있음? 가만히 생각해 보시길... 친노-구 민주당-새누리라는 필모는 아무리 뜯어봐도 연관성이 없음. 그래서 자영업자라고 하는 거임.
변희재는 진중권이 누리는 논객으로서의 화려한 명성, 그걸 가장 질투하는 녀석임. 실제로 그럼. 변희재가 진중권을 까대는 논리는 386 패션 좌파론(강준만이 만든 용어)에 기대고 있는데, 이는 새로운 논객의 시대를 위해서 과거의 폐기물(진중권과 386)을 몰아내고, 자기가 중심에 서야한다는 강박에서 받아들임. 그것이 드러난 게 바로 작년에 있었던 사망유희었음. 386의 상징이던 진중권을 몰아내려던 변PD의 무대가 바로 사망유희였음.
진중권의 흠잡을 일이 없냐라고 하신다면 많다고 할 수 있음. 진중권은 초지일관한 논객이 아님. 동아일보에 기고를 하면서도 치졸한 변명을 했고, 그러면서도 친노와 싸움. 그러다가 포지션을 바꿔 친노와 입을 맞춤. ㅄ같은 소리로 좌파를 까며 진보신당을 탈당. 초지일관한 모습은 아니라고 할 수 있음. 그 때문에 이 양반도 털릴 게 상당히 많은 편... 그러나 이해 가는 면이 있기도 함. 진중권에게 당신의 정치 포지션은 명확하게 뭐냐라고 묻는다면 치졸한 변명으로 도망가지만, 안티 파쇼라는 건 분명함. 즉 진중권은 파시즘을 경멸하고 그 파시즘의 준동을 막기 위해선 친노들과 반목하면서도 손을 잡는 선택이 가능함. 물론 이게 전가의 보도가 될 수 있고, 낡은 파쇼론에 기댄 측면이 많지만서도...... 이런 부분에서 비판을 받은 여지가 많다는 것.
진중권과 변희재 다른 것이... 변희재는 자기의 포지션이 달라지는 걸 일관적으로 설명할 수 없음. 애초부터 자영업자니 돈 되는 곳에 뛰어드는 건 당연(그래서 이준석을 씹는 거겠지 ㅋㅋ 자기가 중심이 안 되니까 ㅋ), 반면 진중권은 조악하게 들리겠지만 설명이 다 됨.
여하간 논객으로 치면 글빨이나 개념이나 모든 게 진중권이 앞섬. 누가봐도... 또한 학문적 깊이로 보아도..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는 미학이란 분야의 엄청난 공헌을 함. 변희재는? 없음...
논객의 시대는 갔음. 디시같은 어려 커뮤니티에서 나온 문화가 논객의 시대를 접게 만듬. 논객이란 자기의 사유로 칼을 갈아 진검승부를 하던 자들, 그런데 디시의 유희적 문화는 진지한 '논객'들과 '사유'를 하던 시대를 접게 만들었고, 직감적이고 단순한 정보 전달에 기댄 글들이 대세를 차지함.
피를 튀기며 진검승부를하던 논객들은 이제 블로그질에 연연하고 있고, 살아남은 논객?들은 기막힌 포지셔닝으로 자영업으로 성공한 변희재와 논객들이 설치던 시절 가장 시끄럽고 스팟라잇을 받은 진중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