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3-12-28 10:56
조회 : 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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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열차 유지보수를 맡는 철도시설공단 직원이 쓴 끌입니다
수서발 KTX 왜 굳이 자회사를 만들어서 코레일과 경쟁구도를 만드는가? 그냥 코레일이 운영하게 하면 될 것을... 왜 그럴까? 한번 생각해 봅시다.
공공기관이라는 것이 태생적으로 방만경영을 하게끔 환경이 조성되어 있고, 그 문화가 저변에 깔려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우리도 공공기관이지만 일에 치여서 퇴근도 못하고, 실적 없어서 머리 쥐어짜고, 이런 상황과 스트레스가 우리에게 얼마나 있는가? 물론, 나는 그렇지 않다. 힘들어 죽겠다. 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객관적 시각에서 스스로를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회사의 부채가 얼마가 되었건, 공기가 연장되거나, 철도사업 개통이 지연되어 울화통이 치밀고, 조바심을 갖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각설하고,
팔이 안으로 굽어서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우리공단의 부채는 모두 정책적 부채입니다. 막대한 고속철도 건설부채와 부채 원리금 상환에 따라 늘어나는 부채이지만, 우리에게는 국가철도 자산 및 인프라가 차곡차곡 늘어가는 소위 말하는 건전한 부채 입니다. 한가지 아쉬움 점은 부채는 우리에게 쌓이고, 자산은 국가에 쌓인다는 구조적 모순의 결과일 뿐 입니다.
하지만, 코레일의 부채는 방만경영의 결과물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물론, 그들도 정책적으로 공공 적자노선을 운영하다보니 그렇다고 스스로 위안하고 싶겠지만, 공공적자노선에 대한 충분한 보상 지원과 코레일 출범후 약 3조원의 부채탕감, 용산개발권, 민자사업권 등 물질적인 정책적 지원은 우리공단과는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우리공단은 인건비, 관리비 조차 100%를 국가로부터 받고 있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코레일 방만경영 해소는 결국은 비효율과 고령화된 인력 감축일 수 밖에는 해답이 없습니다.
자 다시 본론으로 그럼, 새로 생기는 수서발 KTX 법인에서 심플한 노선에 깔끔하고 효율적으로 KTX를 운영하는 것과 현재 방만한 코레일에서 또다시 수서발 KTX를 운영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결과는 뻔하지 않나? 수서발 신설법인이 모든면에서 무조건 코레일을 앞서 나가게 될 것 입니다.
그럼 국민 공기업 코레일 망하겠네요? -> 당연히 망하겠지요. 그럼 안 망하려면 어찌 하겠습니까? 내부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경비를 절감하고, 구조조정을 하는 등 무언가 자구노력을 하려 들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경쟁체제라고 하는 겁니다. 단순히 KTX 노선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경영을 경쟁시키자는 것이 정부의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대신, 요번에 정부가 한발 물러서서, 코레일의 일방적인 적자를 보전해 주기 위해서 수서발 신설법인을 코레일 자회사로 만들어서 결국은 코레일 순수적자를 상쇄해 주겠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정도의 차이는 있게지만, 코레일 입장에서 보면 쌤쌤)
결국, 공기업인 코레일은 잉여인력들의 구조조정 명분이 생기고, 철도노조도 회사와 자신들을 위해서는 감수할 수 밖에 없는 형국이 조성되는 것이지요.
자 그럼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이 왜 철밥통 밥그릇 지키기란 소리인지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혹시, 철도노조의 파업 찬반투표 요구사항 보셨습니까? 무려 임금인상율이 6.7%, 공무원에서 공사화로 전환에 따른 보전율 3% 포함해서 9.7% 물론, 이 인상율이 많고 적고를 논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게다가, 공기업 주제에 공무원연금 문제하고, 정년보장도 있습니다. 현 시국에 공기업이 할 소리입니까?
이러한 철도노조의 이기적 요구사항은 쏙 감춰놓고, 철도민영화는 요금폭등이다. 국민의 철도를 팔아먹는다. 철도노조는 국민을 위해 일어섰다는 둥 해괴하고도 철저한 철도노조의 언론플레이와, 자칭 진보 언론에서의 대국민 선동, 일부 영악한 정치인들이 당리당략에 들어맞는 정부 흔들기...
그리고, 가장 큰 문제점은 민영화가 뭔지도 모르고, 민영화는 싫고, 큰일난다는 민영화 프레임에 갇힌 그저 우르르 따라만 가는 대다수 국민들의 민영화 노이로제....
물론, 이 추운겨울에 눈,비 맞아가며, 파업하는 철도노동자 여러분들을 바라보면, 저 자신도 직장인으로서, 안타깝기 그지 없지만, 제발 나설때 나서고 낄때 끼는 그런 현명한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향후 민영화 소지가 전혀 없다고 장담할 수 없지만, 현재로서 수서발 KTX는 민영화가 절대로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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