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와 유민아빠에 대한 글들이 올라와서, 유민아빠의 순수성에 대해서는 차치하고 나름의 썰을 풀어보고자 합니다.
뭐 쿤다리니님께선 세월호 사건은 정치적 행위와는 뗄수 없는 사건라고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에는 지극히 부정적이란 것도 첨언해 둡니다.
먼저 금속노조에 대해서 잘 모르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 금속노조를 제대로 알고 비판해야되지 않겠는가.. 하는 입장에서 그동안 금속노조원으로서 제가 알고 느끼는 바를 풀어봅니다.
다들 노태우 정권을 이른바 물태우라 지칭하며 무능정부라고들 하고있죠.
그러나 노동자들에게 있어선 그 시기야말로 노동자들 자신의 권익향상을 위한 시기였습니다.
그 시기에 우후죽순격으로 오늘날 대부분의 노조들이 탄생하였고 노동자들의 권익향상도 일취월장 하였었습니다.
그러나 IMF를 기점으로 하여 노동자들은 그동안 쟁취한 권익들을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이름으로' 임금반납.구조조정 등등 많은 양보를 하였고,
김영삼 정권 말기의 노동자법 날치기 파동,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비정규직법 제정.개정 등등 정권으로부터도 끊임없이 권익저하를 요구받아왔습니다.
즉 노태우 정권 시기에 쟁취한 권익들이 '민주'를 입에 달고살던 후임 정권들에 의하여 지속적으로 저하되었습니다.
이 시기에 일부 산별노조와 기업노조가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일부 대기업과 중소기업노조의 대부분은 한국노총 소속이었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시 '만도'를 중심으로하여 중소기업 노조들이 모여서 금속노조를 구성하고 있었는데, 바로 오늘날의 금속노조의 모태입니다.
2000년대 초 자본과 정권에 의해 밀리고 밀리던 노조들은 새로운 살길을 모색하게 되는데, 이 시기에 많은 노조들이 한국노총에서 민주노총으로 소속을 바꾸게 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노조의 한계로 인하여 자본에 대해서 열세일 수밖에 없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독일의 산별노조를 주목하게 됩니다.
덩치를 키워서 노조의 힘을 키우고, 같은 산별 내에서의 임금과 복지의 차이를 줄이고, 그 결과 같은 산별.동종업체 내에서의 직장 이동이 자유롭게 되는..
즉 실직에 의한 위험을 줄이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에 의한 구분이 무의미해지는 것을 목표를 산별구성을 추진하게 됩니다.
그러나.. 현대.기아.대우.쌍용과 같은 대기업 노조원들의 반발 내지는 비협조로 인하여 애초의 의도와는 달리 기형성을 띤 산별노조가 탄생하게 됩니다.
기존의 만도를 중심으로하던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소속의 기업별 노조가 통합하여 오늘날의 금속노조가 탄생하게 됩니다.
이 와중에 기존 금속노조의 간부들이 퇴진하게 되고 현대차를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간부진들이 등장하게 되죠.
자연스럽게 중소기업 노조들 보단 대기업 노조의 역할이 증대되는 결과로 이어져야 했지만 대기업 노조들은 기존의 기업별 노조의 타성을 벗어나지 못했고,
급기야 노조 내에서의 갈등이 발생되고, 노조집회에서 현대차 노조위원장이 야유를 받는 지경에 이르렀지요.
이러한 내부분열과 MB정권의 등장에 의해 금속노조는 커다란 위기를 겪게 됩니다.
금속노조는 기업별 지부와 각 도별 지부로 구성되는데, 각 도별 지부에는 각기 그 중심이 되는 노조지회가 있습니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추진력과 행동력이 뒤따르는, 이른바 강성노조라고들 지칭하는 노조들이죠.
아마도 다들 언론에서 한번 쯤은 보았음직한 노조지회들이 바로 그들 입니다.
MB정권은 김히 대기업 노조들은 건들지 못하고, 각 도지부의 중심이 되는 이들 노조들을 타켓으로 잡습니다.
노조파괴 과정을 보면 아주 주도면밀함을 느끼게 되죠.
그 결과 경기지부를 제외한 각 도별 지부는 대부분 무력화 되게 됩니다.
각 지부의 중심이 되는 노조들이 무력화됨으로서 각 지부의 간부 선출에만도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아직 무력화 되지 않은 경기지부만 해도 몇 개월이나 지부장이 공석이 되는, 간부 지원자들이 없어서 어렵움을 겪는..
이 지경이니 타 지부들은 어떠 했겠습니까?
박근혜 정권 들어서 조금 형편이 나아지긴 했지만, 금속노조.. 힘을 잃은지 오래 입니다.
단언컨데 예전만 못해요.
지금 경기지부도 그 중심이 되는 노조지회가 간당간당 해요.
그 노조지회 구성원들이 500여명도 되지 않고, 평균연령이 50이 넘었어요.
그 노조지회를 대신할 만한 마땅한 지회는 보이지 않구요.
자! 세월호와 유민아빠로 돌아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유민아빠는 금속노조 충남지부의 조그마한 노조지회 소속입니다.
그 충남지부의 중심이었던 유성기업노조지회는 자기들 살기에만 바쁩니다.
MB시절에 워낙 커다란 타격을 입었거든요.
그 외 한국보쉬와 같은 몇몇 노조지회들이 있지만, 그리 힘있는 강성노조가 아닙니다.
이 지경인데 유민아빠 지원여력이 얼마만큼 될까요?
그리고 경기지부..
안산이니까 당근 경기지부에서 외면할 수가 없죠.
경기지부의 모토에 '지역사회와 더불어' 도 있으니 도의적 차원에서라도요.
그런데 그 경기지부도 사정이 여의치 않습니다.
지부 내 산적해 있는 사안들이 많거던요.
실상 세월호의 이름으로 전 경기지부 노조원들이 집회를 한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자발적으로 대의원.상집 이상 간부들이 참여한적은 있지만.. 물론 금속노조 본부 간부들도 참여하였 겠죠.
대부분 안산지역 근처의 노조원들의 참여에 힘입어서 그래도 가장 많이 유가족들과 아픔을 함께하고 있다고들 하네요.
자! 이게 제가 알고있는 금속노조와 유가족들과의 관계입니다.
뭐 거창하게 빨갱이니 정부 전복이니 거론할 건덕지가 없어 보이네요.
결정적으로 금속노조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만큼 힘이 없어요.
지금 살아 남기에만도 간당간당 해요.
님들이 금속노조 욕들 하지만, 그래도 비정규직들과 가장 많이 함께하고 가장 많이 집회하는 곳은 바로 금속노조 입니다.
자! 여기까지 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같은 금속노조라도 기업지부와 각 도지부는 그 환경과 형편이 다릅니다.
같은 취급은 곤란하구요..
또 여러분들이 욕하고 있는 이 금속노조가 시작함으로해서 오늘날의 토요휴무.연장근로시간단축.야간근로 지양 등등의 복지헤택을 누리고 있는 겁니다.
여러분들이 사업가가 아니고 노동자들이라면, 너무 욕하지들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