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특정 회원에 대한 반말,욕설 글(운영원칙 2,3항) 3회 위반시 접근 차단 조치 됩니다.(원인제공과 관계없이 조치)
하오니, 절대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선거법 위반 및 정치관계법 위반행위 신고는 아래 중앙선거관리 위원회에 신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중앙선거관리 위원회 http://www.nec.go.kr
HOME > 커뮤니티 > 정치 게시판
 
작성일 : 14-10-09 00:04
수반성의 함정.
 글쓴이 : 해충감별신
조회 : 1,123  

수반성의 함정이란 학문 용어가 있다.

사람은 먼 미래의 확실한 위험이나 이익보다는

현재의 당장의 작거나 불확실한 위험이나 이익을

더 크게 지각한다는 뜻이다.

말이 좀 어렵나?

간단히 설명하면 흡연함으로 미래에

확실한 위험이 내게 닥칠 것 이지만,

당장 흡연의 즐거움을 더 크게 느낀다는 것이다.


뜬금없이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예전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자 함이다.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새해 선물로 잊을 수 없는 것을 받았다.

신한국당이었는지 어쨌는지 지금 여당의 그 놈들이

야심한 밤에 안기부법 노동법등의 주요 법안을

날치기통과시킨 것 이었다.


다음날 부터 그 다음해 5월 말 까지

매일 같이 여기저기서 데모가 있었다.

학생운동의 끝물이라던 그 당시에

평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를 메우고

매일 같이 데모를 했었다.

나 또한 수업 다 때려치고 길거리에서 살다시피 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여론은 또 데모질이냐는 것 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거의 반년 동안을 시도때도 없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회가 있었으니

'일반 시민'들의 불편은 이루 말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심각하게 교통은 막히지

데이트하려고 나왔더니 최류탄 냄새에 데이트도 망치지

언론은 언제나 정부의 나팔수 노릇을 충실히 하지.

이러니 여론이 좋을 리가 없었다.


학점을 포기하며 사생활을 포기하며

당시 일기장에는 내일 어쩌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내용의 글들이 종종 나오고 할 정도로

당시는 격렬했었다.


누군들 그 혈기왕성한 시기에 캠퍼스의 낭만을

즐기고 싶지 않았을까.

하지만 당시 여당이 저지른 그 짓은 불의였고

이 나라의 미래를 좀 먹는 짓이라 생각했다.

당장 내 주변의 친한 친구들 마저도

데모 좀 그만 하라고 비아냥댈 정도 였으니까.


그렇게 그 해 뜨겁던 겨울과 봄 그리고 여름이 지나고

다시 잠시간 평화가 찾아 왔다.


언론에서 수년째 떠드는 것이 있고,

지금은 절대 다수에게 족쇄가 되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비정규직.

아마 60%에 가까운 봉급쟁이들이

실질적인 비정규직의 굴레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렇다.

그 당시 그 날치기 통과는 지금의 비정규직을 양산한

단초를 제공한 것 이었다.



당시 거리를 뜨겁게 메우던 사람들도,

그런 그들을 비난하던 이들도,

적어도 절반 이상은 지금 비정규직이다.


그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날치기가 의미하는 바를

제대로 알지도 못 했고 또 알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저 당장 내가 불편한 것이 더 중요했다.

하지만 그들 중 다수는 현재 그 때 느낀 불편의

몇 배는 더 불편하고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덫에 걸려 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청춘의 몇 계절을 통으로 날려 먹은

나는 지금 그 덫에 걸려 있지는 않다.


대학진학률이 높지 않았던 당시인지라

많은 동네친구들은 고졸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거나

전문대를 가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는 했었다.

서울이고 나름 대학진학률이 높은 지역 중에

하나였는데도 그랬다.


당시 모이면 그렇게 비아냥대던 친구들 중

월급쟁이의 태반은 비정규직이거나 파견근로 등을 한다.

그리고 그들의 대다수는 아직도

당시 그들이 그렇게 비웃던 그 일이

지금 자신들의 삶을 팍팍하게 만든 단초였다는 것을

모른다.

나도 예수나 공자같은 성인이 이닌지라

아주 가끔은 이기적인 생각에 피식 웃는다.

" 야이 멍청한 놈들아 이게

  니네 무관심과 비아냥의 댓가다."

스스로 흠짓 놀라지만 아주 가끔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사실 정말 웃긴 것은 어느 정도 소득 수준이 되는

사람들이 오히려 어쩌면 자신과 관계 없을 일에

더 열을 내고 행동을 하려고 하는 반면,

정작 소득도 불안정하고 낮은 이들이

자신과 직접적으로 연관될 일임에도 무관심하거나

반대자들을 욕한다.

그리고는 술 마시면 빌어먹을 세상탓을 하지.


그런데 그 빌어먹을 세상을 만든 것이

빌어먹을 자신의 손모가지 인 것은 죽었다 깨어나도

모른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500원 14-10-09 00:37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고 있는듯요.
내일을위해 14-10-09 00:40
   
절대 공감가는 글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질질이 14-10-09 14:45
   
우와... 무슨 경수필 읽은 기분입니다.
신한국당에서 대학생활을 하셨으면 중년일텐데
연륜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insecticide 14-10-09 18:51
   
극우 버러지들이 극우당을 지지하는 한, 지들 제대로된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걸 모르는 거죠....,ㅋㅋㅋ

이 버러지들은 피아를 구별못하는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종족일 겁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조차 버려버리거나, 명목상으로만 남은 이념이란 화석따위로  세계를 해석하는 아주 희귀한

시대에 뒤떨어진 미물들....,
 
 
Total 218,603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게시물 제목에 성적,욕설등 기재하지 마세요. (13) 가생이 08-20 251514
공지 정게 운영원칙 Ver.2018.03.27 (1) 객님 12-03 828801
75277 김종인의원은 앞으로 어떻게 지낼까요? (3) 런승만 08-28 586
75276 (유게 펌) 150조 투자하고 OECD출산율 꼴찌인 우리나라...ㄷ… (5) CHANGE 08-28 628
75275 박정희의 일에 이해간 한가지 일 (17) 새연이 08-28 708
75274 이달의 독립운동가 석호필이 말하는 5.16혁명 (19) 객관자 08-28 784
75273 사드, SLBM, 북한핵을 보는 좌우 커뮤니티 인식차이.JPG (2) 품격있는대… 08-28 461
75272 더민당 추미애가 할일 새연이 08-28 382
75271 박근혜는 몇칠전에도 친일민족반역질 했는데요.. (1) 할쉬 08-28 410
75270 추미애란 입간판 세우기가 분열을 야기하는 게 아닌지 … (2) 발에땀띠나 08-28 420
75269 DJ의 친일행적에 대해서 (111) 펙트 08-28 1364
75268 친노가 무섭겠지요 (3) 호두룩 08-28 531
75267 외환보유고 구라친거냐?? (9) 할쉬 08-28 1235
75266 처음으로 알바생 소리 듣네요 ㅋㅋ (8) 새연이 08-28 510
75265 추미애씨도 TK 사람이고 앞으로 당대표가 몇년인지 (15) 호두룩 08-28 608
75264 대구 칠곡 성주 김천도 사드 반대하는 마당에 찬성해줄 … (2) 호두룩 08-28 446
75263 추미애의 사드 반대 당론 채택은 실망. (9) 호태천황 08-28 825
75262 이정현은 역시 두뇌가 없어.. 야당후보 도우미가 될듯 (4) 전략설계 08-28 837
75261 부모와 자식간의 정치갈등 다들 어떻게 푸십니까?? (14) 로우라 08-28 1011
75260 추대표가 사람을 쓸때 명심해야할것 (9) 가생일 08-28 668
75259 탈북기자도 지칭한 (소위 보수라고 미쳐 날뛰는) 암덩어… (5) 펀치 08-27 932
75258 추미애가 당선되자마자 바보짓을 하네요 ㄷㄷㄷ (18) konadi2 08-27 1471
75257 김무성이 대권에 욕심있나 봅니다 (4) 콜라맛치킨 08-27 536
75256 배충이 한마리 (8) 새연이 08-27 576
75255 추미애가 2009년도에 한짓.... (7) 나이thㅡ 08-27 811
75254 좌파들의 심리가 이해 안되시는 분은 읽어주세요. (16) 친구칭구 08-27 510
75253 추미애 - 사드반대 당론 확정할것 (38) 가생일 08-27 741
 <  5731  5732  5733  5734  5735  5736  5737  5738  5739  57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