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핑턴포스트 기사인데요.
http://www.huffingtonpost.kr/2015/07/24/story_n_7860988.html?1437692151
간단히 타임라인을 뽑아보면...
7월 02일 = 국정원 직원 임모씨가 마티즈 승용차를 중고로 구입
7월 05일 = 이태리 해킹팀사가 해킹 당했다는 사실이 세계 언론에 일제히 폭로됨
7월 06일 = 깃허브 사이트에 RCS 해킹 프로그램 소스코드 공개되고, 누출 자료가 토렌트로 유포됨.
https://github.com/hackedteam?tab=repositories
7월 07일 = 일부 국내 마이너 언론 및 개인들에 의해 해킹팀 사건이 알려지기 시작함
7월 18일 = 국정원 직원 임모씨가 마티즈에 탄 채 번개탄 중독으로 세상을 떠남
일반적으로 언론에 사건이 공개되기 전에 정보기관에서는 먼저 해당 사실을 안다고 볼 때,
7월 02일 이전에 국정원에서는 해킹팀의 해킹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국정원이 알게된 경위는 당연히 이태리 해킹팀에서 "사고 터졌다"라고 통보를 해 줘서 알았겠죠.
국정원이라는 조직생리상 상상을 초월하는 막장드라마 대본도 아무렇지도 않게 잘 하는지라...
(간첩조작사건 권모 과장의 기억상실 사건은 압권이었죠.)
아무튼 "공식적으로"는 "이 사건은 국정원이 하는 말은 전부 거짓말이다"라고 하기는 힘들겠지만,
"현실적으로, 실질적으로" 국정원을 신뢰하는 것은 바보 인증하는 경우라고 생각됩니다.
현재까지의 정황을 볼 때,
저는 개인적으로 이 사건에서 임모씨가 목숨을 잃은 것은, 국정원 조직과 임모씨 간에 협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유서의 문안 초안 작성 같은 것은 조직에서 제공해 주고 임모씨는 그걸 옮겨 적었겠죠.
임모씨가 가족에게 남긴 유서를 보니깐 문장 마지막에 "사랑해"하고 나서 하트 3개를 뿅뿅 그려넣은 걸 보니 꽤 쿨 하구나 싶더군요.
쿨 한 이유는 조직에 대한 신뢰 같은게 있어서 그랬을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남은 처자식과 사관생도인 딸의 장래를 생각했겠죠.
뭐 그렇다 하더라도, 많은 정치적 사건들이 그렇듯 이 사건은 정의롭게 종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거 한 두번 보아온게 아니니 많은 분들이 저와 비슷하게 생각하실 듯 합니다.
이제는 뭐 척하면 착이네요.
한편,
정치인들의 관심사는 이 사건을 이용하여 어떻게 하면 피해를 최소화하고, 또는 이익을 극대화하느냐일 것입니다.
반면에 사실 국정원이라는 조직의 총체적 무능, 달리말해 심지어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한 작전에서조차, 너무나 허무하고 어설프게 실패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상당히 복잡해 집니다.
보통 이런 작전이나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것은, 실무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구조적인 문제 또는 결정권자의 무능이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이죠.
국정원이라는 조직이 완전히 망가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업으로 치면 적대적M&A 머니게임 전문으로 하는 꾼들이 회사 주식을 매집해 경영권 장악해서 주가 뻥튀기 한 다음 먹고 튀는 장면이 연상됩니다. 즉 곧 망할 회사 같은 분위기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