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처음 들어본 게 언제들이세요?
전 김대중 정권시절에 처음 들었습니다.
(여기서 벌써 몇몇 분들의 분기탱천이 느껴지는군요.)
'공무원 너희들 제대로 안하면 민원 제기해서 혼내주겠다.'
'아직도 국민을 업수이 여기는 시대착오적인 국가권력이 있느냐'
뭐 대충 이런 뉘앙스로 사용되었지요.
농담으로도 많이 쓰였던 기억이 납니다.
적어도 권력을 비판하면서 어딘지 모르게 겁이 나거나
주눅이 드는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뭔가 해방구?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정권의 실정이야 있었겠지만 적어도 억눌린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던 시절이었지요.
그런데 이 말을 요즘 한다면.. 어떤 느낌이 드세요?
같은 말이지만 제게는 이제
'몸조심하고 입 함부로 놀리지 마라'
라는 의미로 느껴집니다.
똑같은 말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진다는 게
'언어의 역사성' 이었던가요?
오히려 요즘이 더 살맛난다고 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전 왠지 말 할 때마다 조금씩 눈치를 보게 되는 요즘입니다.
자신의 의사 표현으로 받을 지 모르는 불이익에 대한 걱정이나
누군가에 의해 감시받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없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