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개국 한국어 전문가 “진짜 한국 배우러 왔어요”
배재대서 한국문화 연수
경향신문|윤희일 기자|입력2012.07.03 22:17
3일 오전 9시30분 대전 배재대 G401 강의실. 수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분명 외국인인데 저마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더 깊게 배우러 왔어요. 각자의 나라에서는 최고의 한국어 전문가들이죠."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리처드 필립스(63)가 자신들을 소개했다.
이날 한국어 심화과정 교육을 받는 45명은 지난 2일 국립국어원 초청으로 한국어·한국문화 연수를 받으러 온 전 세계 24개 나라의 한국어전문가이다. 이들은 14일까지 2주 동안 한국어와 관련된 심화교육을 받고 한국의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하게 된다.
국립국어원의 초청으로 한국에 온 전 세계 한국어전문가들이 지난 2일 오전 배재대 강당에서 한국어 및 한국문화 연수를 받고 있다. | 배재대 제공
첫 강의가 시작되기 전, 이들은 즉석에서 자기소개를 했다.
"작년 브루나이에서 실시된 한국어능력시험에서 최고 성적을 받았어요. 한국에서 진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서 왔어요."(누룰 아킬라 빈티 압둘 하미드·23)
"제가 조지아에 딱 한 명뿐인 한국어 선생님이거든요. 한국어의 본고장인 한국에 꼭 한 번 와보고 싶었는데 정말 기뻐요."(나나 미카베리제·26)
"버마에서 한국 드라마나 가요를 번역하고 있는데 한국문화를 직접 체험해 보는 기회를 갖고 싶어요. 한국을 와보면 더 깊이 있는 번역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몬 예이·31)
이 작은 '지구촌'의 공용어는 한국어였다. 한국어 이외의 언어는 전혀 필요하지 않았다. 한국어 하나로 의사소통을 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연수에 참가한 사람들의 국적과 소속, 직업은 물론 한국어와 인연을 맺은 사연도 제각각이다. 대학과 고등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거나 한류열풍에 맞춰 수요가 폭발하는 드라마 등을 번역하는 한국어 번역사, 한국대사관 근무자, 한국어교육센터를 운영하는 경영자, 언론인 등이 포함돼 있다.
나나 미카베리제는 "한국 상품의 조지아 진출이 늘어나면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우려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다"고 조지아의 국내 현황을 소개했다. 이란의 테헤란대학교 외국어교육원에서 한국어 주임강사로 일하고 있는 허니예 누리(22)는 "이번에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충실하게 배워 제대로 된 한국어 학습서를 펴내고, 한국의 웹사이트를 번역해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으로 '한국음식의 이해' '사물놀이 배우기' '남원 광한루 탐방'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http://media.daum.net/society/nation/chungcheong/newsview?newsid=20120703221711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