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집필 거부를 선언한 역사학자 중에는 지난 정부 국사편찬위원장이나 장관을 지낸 사람들도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이중 이명박 정부에서 문화체육부 장관을 지낸 최광식 고려대 교수가 JTBC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국정화 추진에 따른 새로운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윤정식 기자입니다.
[기자]
최광식 고려대 사학과 교수의 석·박사 시절 지도교수는 김정배 현 국사편찬위원장이었습니다.
역사학계에 소문난 김 위원장의 애제자이자 동반자인 최 교수는 지난 14일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 불참에 서명했습니다.
국정교과서는 역사 왜곡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학자로서의 소신이었습니다.
일본과 중국 역사왜곡 대책위원을 지낸 최 교수는 새로운 우려도 제기했습니다.
[최광식 교수/고려대 한국사학과 : 일본 역사왜곡 때도 우리가 (교과서) 문제점을 말하면 그건 정부가 한 게 아니라 검인정이기 때문에 필자나 출판사에서 한 것이라면서 빠져나가요.]
일본이 우리 정부의 국정화를 내심 기다릴 것이란 분석도 내놓았습니다.
[최광식 교수/고려대 한국사학과 : (일본 중국도) 우리가 한 것(교과서)에 나름 (불만이) 있겠죠. 여태까지는 (우리나라도) 검인정이니까 얘기를 못 했는데 국정이면 그런 문제들이 나오겠죠. 소위 말하는 외통수가 돼버리는 거죠.]
일본은 검인정 핑계를 대고 다른 나라의 공격을 피해가지만 우리의 경우 교과서 집필 주체가 정부로 바뀌면 정부가 직접 상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신철 교수/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 최근 아베 총리가 한국 중국의 경제 발전에 일본의 공이 있다는 발언을 했는데 (이런 인식을) 우리 교과서에 반영할 것을 공식 요구할 수 있죠.]
물론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해도 상대국인 일본이 굳이 국정화로 가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