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패를...
"박태준이 하는 일을 돕지는 못 할망정 방해하는 놈들은 총알 맛을 보여주겠다."
or
"박태준을 건들면 누구든 가만히 안둔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렇게 써있다고 알고있다...하지만 실제 마패엔 그런거 없다.
이것이 실제 "종이 마패" 이다.
1970년 포항제철이 착공 당시에 많은 문제점과 난관이 있었지만 가장 큰 장애는...막대한 공사자금에 눈독을 들인 정치인이 많았었다.
박정희가 모르게 정보기관에서 박태준을 여러번의 가택수색도 하고...여러곳에서의 압력에 시달려야했다. 그러나 박태준은 그런 얘기를
박정희에게 하지 않았다.그러던중에 업무 진행상황을 보고하는 자리에서..박정희대통령이 모든 설비,자재 구매에 대한 재량권을
박태준한테 모든 전권을 주었고...그 문서 상단에 박정희 친필사인을 해준것이다.
다음은 박태준 회고록中
박정희가 박태준에게 포항제철 건설에 있어서 모든 권한을 준 문서인데...당시 사람들은 그내용을 몰랐기에 소문이 퍼저나가면서..
박정희대통령이 "박태준을 건드리면 다 죽인다" 라는 종이마패를 박태준한테 줬다는 헛소문이 일파만파 퍼진것이다.
그 소문은 중앙정보부,정치인,정부관료들에게도 들어갔고...박정희는 그런 소문을 묵인 해줌으로써...실제론 마패가 아니였지만...
박정희와 박태준 이둘은 암묵적으로 진실에 침묵을 동의함로써...이 두사람외에 모든 이들에게는 진짜 "마패" 가 되었던것이다.
이것이 "종이마패" 담긴 진실인것이다.
불초(不肖) 박태준, 각하의 명을 받은 지 25년만에 포항제철 건설의 대역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삼가 각하의 영전에 보고를 드립니다.
포항제철은 '빈곤타파(貧困打破)와 경제부흥(經濟復興)'을 위해서는 일관제철소 건설이 필수적이라는 각하의 의지에 의해 탄생되었습니다.
그 포항제철이 바로 어제, 포항, 광양의 양대 제철소에 조강생산 2,100만톤 체제의 완공을 끝으로 4반세기에 걸친 대장정(大長征)을 마무리하였습니다.
'나는 임자를 잘 알아. 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어떤 고통을 당해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 자기 한몸 희생활 수 있는 인물만이
이 일을 할 수 있어. 아무 소리 말고 맡아!'
1967년 9월 어느 날, 영국출장 도중 각하의 부르심을 받고 달려온 제게 특명(特命)을 내리 시던 그 카랑카랑한 음성이 지금도 귓전에 생생합니다.
그 말씀 한마디에, 25년이란 긴 세월 을 철(鐵)에 미쳐, 참으로 용케도 견뎌왔구나 생각하니 솟구치는 감회를 억누를 길이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참으로 형극과도 같은 길이었습니다.
자본도, 기술도, 경험도 없는 불모지에서 용광로 구경조차 해본일이 없는 39명의 창업요원 을 이끌고 포항의 모래사장을 밟았을 때는 각하가 원망스럽
기도 했습니다. 자본과 기술을 독점한 선진철강국의 냉대 속에서 국력의 한계를 절감하고 한숨짓기도 했습니다. 터무니없는 모략과 질시와 수모를
받으면서 그대로 쓰러져 버리고 싶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저를 일으켜 세운 것은 '철강은 국력'이라는 각하의 불같은 집념, 그리고
열세차례에 걸쳐 건설현장을 찾아주신 지극한 관심과 격려였다는 것을 감히 말씀드립니다.
포항제철소 4기 완공을 1년여 앞두고 각하께서 졸지에 유명(幽明)을 달리하셨을 때는 '2,000만톤 철강생산국'의 꿈이 이렇게 끝나버리는가 절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철강입국(鐵鋼立國)'의 유지를 받들어 흔들림없이 오늘까지 일해 왔습니다. 그 결과 포항제철은 세계 3위의 거대 철강기업으
로 성장하였으며, 우리 나라는 6대 철강대국으로 부상하였습니다.
각하를 모시고 첫삽을 뜬 이래 지난 4반세기 동안 연 인원 4천만명이 땀흘려 이룩한 포항 제철은 이제 세계의 철강업계와 언론으로부터
'최고의 경쟁력'을 지닌 철강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어찌 제 힘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필생의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이 순간, 각하에 대한 추모의 정만이 더욱 새로울 뿐입니다.
"임자 뒤에는 내가 있어. 소신껏 밀어 붙여봐" 하신 한마디 말씀으로 저를 조국 근대화의 제단으로 불러주신 각하의 절대적인 신뢰와 격려를 생각하면서 다만 머리숙여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각하!
염원하시던 '철강 2,000만톤 생산국'의 완수를 보고드리는 이 자리를, 그토록 사랑하시던 근영·지만군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자녀분들도 이 자리를 통해
오직 조국근대화만을 생각하시던 각하의 뜻을 다시 한번 되새 기며, 각하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더욱 성실하게 살아갈 것이라 맏습니다. 저 또한 옆에서
보살핌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립니다.
각하!
일찍이 각하께서 분부하셨고, 또 다짐드린 대로 저는 이제 대임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그러나 이 나라가 진정한 경제의 선진화를 이룩하기에는
아직도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 습니다. '하면 된다'는, 각하께서 불어넣어주신 국민정신의 결집이 절실히 요청되는 어려운 시기입니다.
혼령이라도 계신다면, 불초 박태준이 결코 나태하거나 흔들리지 않고 25년전의 그 마음으 로 돌아가 '잘 사는 나라' 건설을 위해 매진할 수 있도록
굳게 붙들어 주시옵소서.
불민한 탓으로, 각하 계신 곳을 자주 찾지 못한 허물을 용서해 주시기 엎드려 바라오며, 삼가 각하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안면(安眠)하소서!
1992년 10월 3일
불초(不肖) 태준(泰俊)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