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의원(사진)이 10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장관급)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나 전 의원은 “불출마는 없다”며 3월 8일 열리는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출마 의지를 밝혔다. 다만 대통령실이 나 전 의원의 사의 표명을 부인하고 있는 점이 변수다. 나 전 의원은 이날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에게 “대통령님께 심려를 끼쳐 드렸으므로 사의를 표명합니다”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출산 시 대출 탕감’ 정책을 두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은 지 4일 만이다.
나 전 의원은 사의 표명 뒤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불출마는 없다”며 “서로 신뢰를 쌓는 것 외엔 받을 것 없다”고 말했다. 친윤(친윤석열) 진영이 불출마를 종용하는 것에 대한 반박의 의미다. 나 전 의원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경우 여당 당권 경쟁은 나 전 의원과 김기현, 안철수 의원 등의 3파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날 “(나 전 의원의) 사의 표명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부위원장직을 유지시켜 끝내 전당대회에 나서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까지 던졌는데 전당대회에 안 나갈 수가 있겠느냐.”(나경원 전 의원의 한 측근)
“전당대회에 나온다면 ‘제2의 유승민’ 프레임으로 정리하는 수밖에 없다.”(친윤석열 핵심 의원)
나 전 의원이 10일 대통령 직속 저출산위 부위원장직의 사의를 표하면서 국민의힘 3·8전당대회의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앞서 출마를 선언한 김기현 안철수 의원에 이어 나 전 의원까지 뛰어들 경우 혼돈의 3파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나 전 의원의 원내대표 시절 원내대표단으로 호흡을 맞췄던 의원들을 비롯한 현역 의원 대다수가 나 전 의원과 거리를 두고 있어 결국 불출마를 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