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구설수에 올랐던 인물들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발표한 대통령실 비서관급 내정자 명단에 올랐다. ‘세월호 문건 파쇄 지시’ 혐의로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았던 권영호 육군지상작전사령부 부사령관 대행과 “세월호 7시간 난리굿” 논평으로 논란이 된 홍지만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그렇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정무비서관으로 발탁한 홍 전 의원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변인이던 2018년 3월28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논평으로 도마에 올랐다. 홍 전 의원은 당시 논평에서 “세월호 7시간 광풍을 저지하지 못해 수모를 당하고 결국 국정농단이란 죄목으로 자리에서 끌려내려온 박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 “세월호 7시간 난리굿을 한 야당, 시민단체, 좌파언론, 촛불시민은 석고대죄하라”고 했다. 이 논평으로 당 안팎에서 논란이 불거지자 당 지도부는 ”(당의) 공식 입장으로 확정하기도 어렵다“며 일부 선을 긋기도 했다. 홍 전 의원은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시 일부 과격한 표현들에 대한 조정을 (직접) 요구했지만, 당직자의 실수로 (논평이) 그냥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장에 임명된 권영호 대행은 2017년 무렵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소속 직원들에게 세월호 관련 문건들을 파쇄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2017년 서울중앙지검에서, 2019년 국방부 검찰단에서 각각 수사를 받았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가 문건을 파쇄하라고 지시한 시기는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 정부로부터 위기관리 업무를 인수받던 때다. 권 대행은 2016년 4월 박근혜 정부에서 위기관리센터장으로 임명돼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1월까지 근무했다.

4.16 연대를 비롯한 세월호 단체들은 권 대행이 위기관리센터장에 재임용된 것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단체들은 지난 8일 성명에서 “권 대행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걸림돌이 됐던 책임자”라며 ”대통령실 인선에서 세월호 참사의 증거를 불법 파기한 이를 다시 임명했다“고 비판했다. 권 대행은 이날 통화에서 “(군 검찰 수사 등은) 법적으로 다 끝났다”며 “2020년 9월 같은 건으로 국방부 징계위원회에도 회부됐으나 마찬가지로 무혐의 처분됐다”고 밝혔다.

앞서 윤 당선인은 서울중앙지검장 때 자신이 수사를 지휘해 재판에 넘긴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을 국가안보실 1차장으로 지명해 입길에 올랐다. 김 전 기획관은 이명박 정부 때 벌어진 국군사이버사령부 댓글 공작 사건으로 2018년 재판에 넘겨져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있다.

최재혁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간사는 “김 전 기획관은 현재도 댓글공작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2012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밀실 협상으로 추진한 것 등도 문제가 되어 공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며 “이런 사람을 다시 기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세월호와 관련해 논란이 있었던 인사도 내정자로 지명한 것을 보면 과연 인사 검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