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article/018/0005413711?type=editn&cds=news_edit
계좌 6개가 289번 악용됐는데…주가조작 정말 몰랐을까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돼 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은 지난 2009년 이른바 ‘주가조작 선수’들과 작당하고 91명 명의의 계좌 157개를 이용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습니다.
문제는 권 회장이 주가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의 계좌 6개를 289번에 걸쳐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김 여사는 자신의 계좌가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을까요?
김 여사 측은 자칭 금융전문가 이씨에게 계좌를 넘기고 주식거래를 맡긴 사이에 계좌가 악용됐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리고 이씨의 실적이 시원치 않아 4개월만에 관계를 끊었다고 합니다. 금융전문가에게 재산을 불려달라며 계좌를 맡긴 것은 죄가 될 수 없고, 맡긴 계좌가 범죄에 악용되는 사실을 몰랐다면 공범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김 여사는 이씨와 관계를 끊었다던 2010년 5월 이후에도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여러차례 거래하고, 권 회장과도 지속적으로 증권을 거래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우연히 주가조작 사건에 엮였다고 보기엔 어딘가 석연치 않습니다.
또 주가조작에 가담한 회사의 PC에서 김 여사의 계좌 내역을 정리한 ‘김건희’라는 이름의 엑셀파일이 발견됩니다. 이 파일은 이씨와 관계를 끊은 뒤인 2011년 1월에 만들어졌고 하필이면 권 회장 세력이 한창 주가를 조작하던 시점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단이 건드린 다른 종목 주식도 거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쩌다 1번은 주가조작 세력과 엮일 수도 있다고 쳐도 반복적으로 엮이는 건 의구심을 자아냅니다.
검찰은 해를 넘기는 수사 끝에 권 회장 등 사건의 핵심 인물들을 줄줄이 재판에 넘겼지만, 김 여사는 아직 1차례도 소환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지금도 수사는 원칙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주범들에 대한 재판 상황을 자세히 살펴본 다음에 공범으로 분류되는 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김 여사에 대해 잘못이 없다고 확정 지은 것은 아니며, 상황에 따라 수사할 수도 있다고 가능성은 열어 놓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