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는 6일 자신을 둘러싸고 줄곧 언급되는 이른바 ‘울산 땅 투기 의혹’ 표현에 “투기 의혹이라는 표현은 삼가 달라”며 “땅 이슈라고 하자”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저는 투기한 바가 없으니 의혹이라는 표현 자체도(없어야 한다)”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진 진행자의 ‘뭐라고 표현하는 게 좋겠나’라는 질문에 “땅 가지고 시비를 거는데 땅 이슈라고 하자”고 답했다. 그러면서 ‘투기라는 의혹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인가’라는 진행자의 추가 질문에도 같은 답변을 했다.
앞서 김 후보 측은 지난 2일 자신의 ‘울산 KTX 역세권 땅 시세차익 의혹’을 검증하겠다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수사를 의뢰했다. 김 후보 측 법률지원단장인 김기윤 변호사는 경찰청 국수본 민원실을 찾아 황교안·안철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와 양이원영·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수사 의뢰서를 제출했다.
황 후보는 지난달 15일 당 대표 후보 TV토론회에서 김 후보가 울산시의 고문변호사 시절인 1998년 KTX 울산역 인근에 매입한 땅의 연결도로 노선이 변경되면서 그가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안 후보 측도 ‘권력형 토착 비리’ 등 표현으로 김 후보를 공격했다.
민주당까지 나서서 ‘특별검사’로 지역 토착·토건 비리를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당내 ‘김기현 의원 땅 투기 진상조사단’ 입장문을 통해 울산 고문변호사 시절 김 후보가 내부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강하게 날을 세웠다.
이에 김 후보는 라디오에서 수사 의뢰가 ‘시간 끌기용’ 아니냐는 황 후보의 최근 MBC 라디오 인터뷰 관련 “그분이 정말 법률가인지 모르겠다”며 “자기가 그러면 저를 고발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응했다. 그리고는 “고발할 자신이 없으면서 계속 공포탄만 쏘고 있다”며 “답변할 가치조차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자신을 겨냥한 당 대표 후보들의 몰아붙이기를 두고는 “김기현을 공격할 이슈가 워낙 없으니 그냥 생떼탕을 계속 끓여대는 것”이라며 “아무리 뒤져봐도 김기현 공격할 이슈가 안 나오니까, 마르고 닳도록 써먹었던, 물이 말랐지만 다시 펌프질 해보자고 하는 건데 일고의 가치도 없고 대응할 이유도 없다”고 코웃음을 쳤다.
당 대표 당선 시 수사 의뢰를 철회할 의사가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철저하게 다 수사하라”는 말로 물러설 뜻이 없음을 내비친 김 후보는 “털려면 민주당 시장부터 털라”며 “송철호 시장이 왜 그렇게 노선을 만들었는지 털어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의 이러한 주장은 민선 7기 송철호 울산시장 취임 후인 2019년 1월에 현재 노선으로 선형이 변경된 점을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그동안 자신의 투기 의혹에 대해 “제 땅 밑으로 터널 지나가는 게 특혜라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강력히 맞서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