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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에 들어있는 삼중수소가 가장 두려운 방사성 핵종으로 알려진 세슘-137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는 티머시 무소라는 미국 생물학 교수의 발언은 어처구니없는 괴담이다.
“세슘-137이 체내에 들어왔을 때 투과력이 강한 감마선은 몸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지만 삼중수소의 베타선은 그렇지 못해 내부 피폭이 심각하다”는 언론에 소개된 그의 발언은 과학적으로 명백한 오보라고 해야 할 정도로 엉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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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삼중수소 피폭으로 심각한 건강 문제를 경험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명백한 과학적 사실이다. 그런 삼중수소가 후쿠시마 오염수의 경우에 갑자기 심각한 문제가 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억지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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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포기하고 ‘장기 저장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환경단체들의 주장도 억지다. 흙이나 돌과 같은 고체 상태의 폐기물이라면 장기 저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액체 상태의 오염수를 장기간 안전하게 저장하는 일은 비현실적이다.
저장탱크의 규모를 원유 저장탱크처럼 키우면 된다는 공학자의 주장은 어처구니없는 것이다. 대형 저장탱크가 더 안전하다는 과학적 근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석촌호수 같은 인공호수를 만들 수도 있다는 억지도 황당한 괴담이다.
후쿠시마에서 방류된 오염수에 들어있는 방사성 핵종이 ‘해류’를 따라 우리나라로 한꺼번에 몰려올 가능성도 걱정할 이유가 없다. 빠른 물살을 뜻하는 해류는 오염물질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과학적 진실이고 일반적인 상식이다.
해류가 언제나 일정하게 흐르는 것도 아니다. 삼중수소가 무겁기 때문에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그래서 바다 밑에 사는 넙치나 조래류를 경계해야 한다는 괴담도 바닷물의 대류를 고려하지 않은 엉터리 주장이다.
오염을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 ‘희석’(稀釋)의 의미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주장도 경계해야 한다. 물론 방사성 핵종이 희석에 의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 사람이 희석된 총량을 모두 마시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총량은 변하지 않지만 인체 독성은 희석에 반비례해서 줄어드는 것고 그런 이유 때문이다. 공학에서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과학적 상식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화물선의 평형수에 대한 괴담도 의미가 없는 것이다.
삼중수소가 생물체의 몸속에 누적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삼중수소는 베타선을 방출한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화학적으로는 수소와 똑같은 생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몸속의 지방(脂肪) 속에 녹아 들어가서 누적되는 수은과 같은 중금속과는 전혀 다르다.
사람의 몸속에서 삼중수소는 다양한 생리작용 덕분에 대부분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배설된다. 바다에 사는 어류의 경우에는 2~3일 지나면 대부분 배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사선 피폭에 의한 부작용이 대표적인 만성 질환인 암의 발생이라는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 방사성 핵종으로 오염된 바닷물이나 수산물을 한 번 섭취하거나 접촉했다고 당장 치명적인 암이 발생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적‧지속적으로 섭취하지 않는다면 당장 재앙적인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콜레라나 살모넬라에 오염된 수산물처럼 야단법석을 떨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후쿠시마 사고 현장에 설치된 1000여 개의 대형 저장탱크에 들어있는 오염수의 양이 엄청난 것도 사실이다. 그런 오염수를 한꺼번에 방류하는 것이 아니다. 하루에 125톤 정도의 오염수를 방류한다. 하루 400명이 배출하는 하수와 같은 규모다.
후쿠시마 해안에 있는 100가구의 아파트 1동에서 배출되는 하수를 ALPS(디핵종제거장치)로 처리하고 400배로 희석시켜서 방류하는 일은 기술적으로 절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물론 공짜도 아니다.)
후쿠시마 오염수의 방류를 반길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당장 재앙적인 피해가 발생할 것처럼 공포에 떨 이유도 없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직후에 태평양으로 흘러 들어간 방사성 핵종의 총량은 현재 후쿠시마 오염수에 들어있는 양보다 1000배 이상 많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6년 가까이 후쿠시마 근해의 수산물 채취를 금지했고 지금도 방사성 핵종에 오염된 수산물이 발견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심각한 피해가 확인된 경우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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