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사람들은 클리앙을 대깨문이라
규정하고 한심해 하지만,
클리앙 이용자들은 개의치 않는다
왜? '조국=예수' 같은 생각을 하는 이가
그 사이트엔 우글우글하니까
심지어 그들은 이런 말도 한다
"다른 사이트들은 다 일베한테 점령당했고,
오직 클리앙만 상식이 지배하는 사이트로 남았다"
문대통령이 물러나도 대깨문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세상엔 이상한 사람이 많고,
인터넷은 그들을 하나로 모이게 해주니 말이다
겉으로는 정의를 외치면서 뒤로는 사모펀드와 입시비리를 저지르고, 사법부 판결마저 부정하는 이를 개혁의 화신으로 여기고 응원하는 이가 있다면, 또라이 취급을 받았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인터넷은 그런 또라이들을 연결시켜 줌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내가 틀린 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어줬다.
이런 이들의 집합소인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을 보자. 그들은 레거시 미디어를 선택적으로 불신한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기사는 적극 이용하지만, 조국 전 장관에게 불리한 기사는 모조리 가짜뉴스로 몬다는 얘기다.
그들이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건 김어준의 뉴스공장뿐, 거기 나온 내용은 절대적 진리가 돼서 온종일 반복. 재생산된다. 정경심 구속 같은 뉴스에 불안했던 이들은 클리앙의 글들을 보며 평화와 안정을 되찾는다. 여기에 반하는 글이 올라오면 어떻게 될까? 진실이 얼어붙은 클리앙에 봄을 가져다주고자 회원가입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쓰는 모든 글은 분란조장 등을 이유로 신고당했고, 운영자는 내게 6개월의 이용정지 처분을 내린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사흘만의 일이었다.
6개월이 지난 뒤 다시 접속했더니 이번에는 3년 이용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조 전 장관이 잘못했다는 이들은 다 나와 같은 길을 걸어야 하기에, 클리앙에는 '조국은 예수다' 같은 글들만 올라올 수밖에 없다. 정상적인 사람들은 클리앙을 대깨문이라 규정하고 한심해 하지만, 클리앙 이용자들은 개의치 않는다.
왜? '조국=예수' 같은 생각을 하는 이가 그 사이트엔 우글우글하니까. 심지어 그들은 이런 말도 한다. "다른 사이트들은 다 일베한테 점령당했고, 오직 클리앙만 상식이 지배하는 사이트로 남았다."
문대통령이 물러나도 대깨문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다.
세상엔 이상한 사람이 많고, 인터넷은 그들을 하나로 모이게 해주니 말이다.
서민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