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에서 나경원 전 의원이 이탈했다. 이제 정치권의 관심은 나 전 의원과 일종의 쌍둥이처럼 언급되던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로 쏠린다. 유 전 의원은 사실상 비윤(비윤석열)계 구심점으로 통하는 만큼, 그의 등판 여부에 따라 전당대회 구도가 재차 출렁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유 전 의원은 일단 침잠(沈潛)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일 대구에서 한 언론 간담회를 마지막으로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있으며, 설 연휴 시작 전인 지난 20일 SNS에 안부 인사를 전한 게 마지막이다. 자신의 등판 여부에 여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쏠리고 있는 국면을 의식해 언론과 접촉을 최소화하는 분위기다.
유 전 의원은 25일 현재까지 공식 출마를 선언하진 않았지만,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은 다수 내놓았다. 가령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당 대표는 나"라고 하거나, 대구 지역 언론 간담회에서 "확신이 들면 결심을 밝히겠다"고 한 게 대표적이다.
유 전 의원은 구체적으로 공천 개혁을 언급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대구 지역 언론 간담회에서 "지금 당 대표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는 사람 중 대통령 이름을 팔지 않고 정치를 하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며 "보수 정당이 몰락했던 이유 중 하나는 패거리 싸움이다. 대통령께서도 이 점을 직시하고 마음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