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진영은 이동관 방통위원장과 묶어 ‘언론·문화계 탄압 기술자’라고 한다.
“그분들은 변한 게 없다. 문체부 장관에 취임한 직후 동아마라톤 행사에 갔더니 한 진보 언론이 내가 점령군처럼 서 있다고 썼더라. 난 장관이기 전에 모든 마라톤 대회를 뛰었던 애호가로 개막식에 나간 것뿐인데도. 또, 장관 마치고 이해랑 탄신 100주년 연극 ‘햄릿’으로 무대에 복귀했더니 ‘이 뒤틀리고 뒤틀어진 세상’이란 대사를 트집 잡아 자기가 뒤틀린 세상 만들어 놓고 저런 대사를 한다고 비아냥대더라(웃음). 어떻게 해야 이분들과 대화가 될 수 있을지 참 암담하다.”
-장관 시절 진보 예술인들을 탄압하셨나?
“내가 그들을 탄압했다면 지금까지 우리 문화·예술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난 척박한 예술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문화를 살리려고 장관이 된 사람이다.”
-취임 후 기관장들을 쫓아냈다고 해서 지탄을 받았다.
“서울시장이 이명박에서 오세훈으로 바뀌었을 때 내가 서울문화재단 대표였다. 같은 보수당이라도 새로운 시장은 새로운 사람들과 일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의를 표했다. 장관이 됐을 때도 그런 맥락에서 가볍게 말한 거다. 새 정부와 생각이 다른 기관장들은 더 있으라고 해도 안 있을 거라고. 근데 다음 날 신문에 ‘지난 정부 기관장 물러가라’는 제목으로 나오더라.”
-블랙리스트의 시작이 유인촌 장관이라고 한다.
“증거는 없다면서 그냥 우긴다(웃음). 그렇게 믿고 싶겠지. 누가 조사 좀 해주면 좋겠다. 내가 장관할 때 지원 배제 명단이나 특혜 문건은 없었다. 나 역시 어떤 특혜도 받지 않았다. 청문회 때 민주당에서 1973년 문화예술진흥원이 생긴 이래 2008년까지 유인촌을 지원한 기록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는데 단 한 건도 없었다. 오히려 퇴임 후 연극계로 돌아왔을 때 나와 일했던 스태프들이 지원을 한 차례도 받지 못했다. 그게 블랙리스트 아닌가.”
-작가 임옥상은 화이트리스트인가.
“200여 점이면 전국 공공 미술 분야를 싹쓸이한 수준이다. 과연 실력만으로 수주를 따냈을까. 그런데도 자기들은 늘 정의롭단다. 나는 ‘상식적인 진보 우파’라 자처했는데 근래는 진보란 말을 떼버렸다. 진보라는 말 자체가 아주 더러워졌다.”
-진보 우파?
“예술가란 과거를 되새기고 현실의 밑바닥까지 성찰하며 미래를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나는 왕 역할을 많이 했지만 ‘임금도 땀 흘리지 않으면 밥 먹지 마라’고 했던 조광조 같은 개혁적 인물에게도 끌렸다. 그런데 요새는 진보란 말을 꺼내기도 싫다. ‘파우스트’에 악마 메피스토의 대사가 있다. ‘인간 세상에 내려가 보니 나보다 더 나쁜 놈들이 많아서 졸지에 실업자가 될 판’이라고. 요즘이 딱 그런 세상 아닌가? 죄 지은 사람이 더 당당하고, 억울하다며 악다구니한다.”
예술을 아세요? 겁나 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