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논란의 본질은 김 여사의 처신이 아니다. 이 사안을 대하는 윤 대통령의 생각과 태도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또 기자회견을 피했다. 많은 이들이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난감한 질문을 피하려는 꼼수라고 지적하는데도 ‘승부사 윤석열’은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이번 대담을 성사시키는 것조차 윤 대통령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사전 조율된 대담에서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에 어떤 답변을 하든, 냉담한 민심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상식적인 고민은 찾아보기 힘들다.
정치권에선 결과와 무관하게 총선 이후 윤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대통령 임기가 3년이나 남았다 해도 여권의 구심력은 ‘미래 권력’을 중심으로 형성될 수밖에 없는 데다, 보수 진영 내부에서조차 김건희 리스크를 안고 갈 수는 없다는 공감대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이번 명품가방 수수 논란을 통해 김건희 리스크가 실은 ‘윤석열 리스크’라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라는 게 좀더 진실에 가깝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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