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10월 13일, 건국대 4학년 정청래는 주한 미국 대사관에 사제 폭탄을 투척한다. 과거 운동권 학생들이 미국 관련 기관에 테러를 저지른 경우는 여러 번 있었다. 1982년 문부식을 비롯한 고신대 학생들이 부산 미문화원에 불을 질렀고, 3년 뒤에는 허인회가 위원장인 삼민투라는 단체가 서울 미문화원을 점거하기도 했다.
운동권이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김일성이 1972년 주창한 ‘갓끈이론’에 충실해서였다. ‘선비가 갓을 쓰려면 끈 두 개를 매서 묶어야 하는데, 끈 하나는 미국이고 다른 끈은 일본이다. 남조선을 해방시키려면 두 끈 중 하나를 잘라버려야 한다’는 게 그 내용이었다.
1980년대 단파라디오로 황해도 해주에서 송신하는 북한의 지령을 받던 운동권들은 그래서 반미를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