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상인 60%는 한동훈 좋아해"
서문시장에서 30년 넘게 장사한 박모(66)씨는 "여기서 60% 이상은 한동훈 좋아한다. 한동훈은 자기 주관대로 뚝심 있게 밀고 나가는 스타일"이라며 "국민의힘이 살려면 구태 정치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옆에서 물건을 고르던 한 70대 주민은 "이재명 싫어서 윤석열 대통령을 뽑았더니 너무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많이 한다"며 "정치 잘할 줄 알았는데 자꾸 책 잡힐 일을 만드니까 안타깝다"고 거들었다.
당원임을 밝힌 한 50대 상인은 "국민들이 죽는지 사는지도 모르고 매일 싸우기만 하는 정치권에 지쳤다"며 "한 후보는 말하는 걸 보면 똑똑한데 아직 정치에 때묻지 않은 '청순한' 인물이라 더 마음이 간다"고 말했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육영수 여사를 '청와대 안의 야당'이라 불렀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는 사람이 당대표가 되는 것이 맞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4파전으로 치러지지만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친윤(나경원·원희룡·윤상현) 대 비윤(한동훈)' 구도가 선명해지는 모양새다. 나·원·윤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한 '배신자' 공세를 연일 이어가고 있다. 원 후보는 한 후보를 향해 "당이 대통령을 버렸을 때 어떤 결과가 되는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며 "특검과 탄핵은 공멸로 가는 국민배신의 길"이라고 말했다. 나 후보도 "한동훈 후보가 배신 프레임의 늪에 이미 빠졌다"고 했으며, 윤 후보는 "한 후보가 왜 윤석열 대통령과 절연하게 됐는지 알 것 같다. 자기애가 너무 강한 듯하다"고 지적했다.
한동훈을 겨냥하는 '배신'이란 단어는 사실 보수 지지층에게는 민감한 키워드다. 지난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겨냥해 '배신의 정치'라 언급한 이후 배신은 마음에 들지 않는 보수 정치인을 단죄하는 낙인이 됐다. 당초 박 전 대통령이 유승민 당시 원내대표를 단죄한 이유는 자신이 반대한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는 것이었다. 이후 당정 갈등이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까지 이어지면서 배신의 정치는 보수 지지층의 '탄핵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표현으로 강화됐다.
현재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여타 후보들이 한동훈 후보를 향해 배신 프레임을 들이대는 것은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난 총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몇 차례 의견충돌을 빚은 데 이어 '채상병 특검법'을 여당이 직접 추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 후보는 지난 6월 23일 당권에 도전하며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현재 방식이 아닌 대법원장 등 제3자가 추천하는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을 제안한 바 있다. 여당의 독자적인 특검법안으로 정국을 정면 돌파하자는 취지였다.
대구 시민 팩폭 "대통령 지지율 20%대인데 무슨 배신?"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