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발가락이 닮았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불구임을 부정하려 한다면 그건 어쩔 수가 있나요. 주변 사람들이 아이 유전자 검사 받아보자고 그를 끌고 가려해도 "아니야 발가락이 닮았으니 내 아이가 맞아 니네들은 내가 불구였음 좋겠냐?" 라고 말할 거임.
이 경우는 그냥 내버려 두는 편이 좋을 겁니다.
물론 이후 아내가 아이의 진짜 아버지랑 도망가는 귀결이 나타나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때서야 발가락이 닮았다는 자기 주장을 굽힐까요?
아마 그렇지 않을겁니다. "그래도 발가락이 닮았으니 내 아이가 맞다"고 주장할 거임.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라면 말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민폐가 발생하면 피해를 본 당사자는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됩니다. 사회와 종교 또는 종교와 종교가 충돌하는 지점임.
가령, 발가락이 닮은 아이의 유전자 검사를 해봤더니 아내가 다니는 교회의 목사랑 동일하다고 나왔다고 합시다. 이때 아내는 목사와의 불륜을 부정하며 '하나님이 주신 아이라는 것은 때려죽여도 변함없는 사실'이라고 주장합니다.
옛날 같으면 통했을지도 모릅니다. 가령 처녀가 잉태를 하면 돌로 때려죽이는 율법이 있는 상황에서 여자의 선택지는 성령이 임했다는 주장 이외는 살아날 방법이 없음. 예수가 '너희 중 죄없는 자 이여인에게 돌을 던져라'라고 주장한 것은 어머니에 대한 소문과 자신의 출생에 대해 뜨끔했었기 때문.(몬트리올 예수라는 영화 내용입니다.) 로마 군인들이 유대교 지역에서 주둔을 하고 난 후엔 메시아를 임신했다는 여자들이 수 없이 나타나는 상황이었고 예수는 그중 한명이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안통하죠....
이 경우에 발가락이 닮았다고 주장하던 사람은 피해자로서, 똑같은 억지를 부리는 하나님이 주신 아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싸우게 될 겁니다. 여기서 종교적인 해법은 답이 없습니다.
의외로, 초기 교회(가톨릭)는 이 경우에 사회적 해법을 답으로 내놓습니다. 그런 상황에 인용되는게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라는 말이라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