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오늘이 가도 내일이 옵니다.
내일이 가도 또 내일이 있습니다.
절망도 오고 깨달음도 옵니다.
기다리다 보면 희망도 옵니다.
슬픔이 왔다가 어디론가 떠나도
또 다른 슬픔이 와줍니다.
우리에겐 슬픔을 넘겨낼 눈물도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눈물은 언제나
아무리 흘려도 남을 정도로 충분합니다.
모든 슬픔을 넘기면 기쁨이 우릴 반겨줍니다.
어린시절이 가면
청년시절이 다가옵니다.
새파란 청춘을 잃어버려도
하루 하루가 소중한 늙음이 옵니다.
그렇게 죽는 날까지
무언가가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매일 우리는
무언가를 먹고 마시게 됩니다.
죽는 날까지 매일 밤 우리는
더위와 추위를 피해 잠을 청합니다.
잠들면 꿈이 찾아옵니다.
아프고 힘든 늙음이 가면
죽음이 와줍니다.
평생 그렇게 궁금했던 죽음은
때가 되면 틀림없이 우리에게
숨겨진 제 모습을 다 보여줍니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공평하게
공짜로 받게 됩니다.
@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