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초중교 학교를 다닐 때는 비판적 사고에 대해 거의 훈련받지 못했다.
그건 초중교 교과목의 특성상 이미 사회적으로 축적된 지식을 단지 전수받는 과정이기 때문이었다.
교과서를 달달 외워서 시험 때 그 교과서대로 답을 적으면 만점이었다.
하지만 대학교에 들어오면 이제 새로운 지식을 창조할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이므로
비판적 사고를 할 것을 요구받고 훈련받는다. 기존의 이론에 대해 이를 비판하고 새로운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문학작품을 읽어도 감상문이 아니라 비평을 써야한다. 이게 대학교육이 중고교 교육과 다른 점이다.
그런 비판적 사고의 능력이 없는 지식인은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거나 발전시킬 수 없다.
이런 다른사람의 말이나 기존의 지식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가지고 새로운 방향과
시각으로 보는 것은 요즘 교육에서 중시하는 창의성 교육의 핵심이다.
정반합의 원리야 말로 창의적 발전의 가장 중요한 도구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비판적 사고를 대학이 아니라 더 일찍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중고교 교육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한국교육은 이런 비판적 능력 교육이 부족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릴 때에는 교과서나 T신문이나 TV를 무비판적으로 배우고 스펀지처럼 흡수했고
그래서 우등생이 되었지만 그건 결국 퀴즈대회 우승자나 다름없다.
종교에 대해서도 나는 어릴 때 거의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다. 성탄특집이나 부처님 오신날 특집이나
단체관람 종교영화를 아무생각없이 받아들였다. 그래서 예수나 석가의 행적을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였다.
또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교회에서 나눠주는 과자와 선물을 받고 기뻐하고 교회는 참 좋은 곳
착한일을 하는 자선기관 쯤이라 생각하고 신나게 울리는 캐롤에 즐거웠다.
그래서 성경도 불경(연화경)도 읽어보고 서양과 동양 위인전 쯤 된다고 생각했다.
각종 동화나 소설 영화에서 종교나 중교인이 부정적으로 묘사되는 경우는 없고 거의
긍정적을 넘어 성인(聖人)급 인격자나 초인으로 묘사된다.
주변이나 유명한 목사나 신부 스님도 다들 인격자이고 착하고 유식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국사나 세계사 교과서에서도 대체로 불교나 기독교는 긍정적으로 묘사되어 있었다.
나라에서 성탄절이나 석탄절을 국경일로 삼으니 무슨 나라에서 공인한 것쯤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가서 이런 저런 다양한 독서를 하면서 내가 들고 보는 것들도
거짓말이 녿도가 매우 짙다는 걸 알게되고 TV와 신문이 수많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닿게 되었고 권력이나 종교의 정체에 대해서도 알게되었다.
모든 책이 다 맞는 것이 아니고 성경이나 불경은 그냥 옛날 이야기책일 뿐이라는 각성이 들었다.
종교에 대해서도 그게 결코 객관적 진실이나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게되고
특히나 과학자 칼 세이건 등의 저작을 읽으며 종교를 제대로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그런 책을 중고등학교에 읽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종교에 대해서 정체성이 무엇인 줄 가르쳐줄 사람이 왜 주변에 없었을까?
하기는 그당시의 사회적 분위기는 종교에 대해 비판을 하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여서
쿼바디스 같은 종교적 작품은 많이 읽었지만 비판서적은 접할 수 없었다.
무속에 대한 비판은 있었다. 처음 종교비판적인 문학작품을 읽은게
이문열 사람의 아들이나 김성동의 만다라 움베르토 에코 정도 였다.
지금도 중고생이 읽을 만한 기독교나 불교비판 문학작품은 매우 적다.
그나마 21세기에 들어서야 읽을 만한 종교비판 교양서나 소설들이 나오고 있다.
여튼 한국 중고교 교육에서도 지식의 전수만 중요시 하지말고
미디어 비판교육 등 책이나 인터넷 정보등 보고 읽는 걸 한번 의심하고
비판적으로 수용하도록 훈련시키는 비판적 사고 교육이 절실하다.
다문화나 성인지 감수성말 중요한게 아니고 미디어 감수성도 중요하다.
뭐 꼭 비판적 내용을 교육하라는 것이 아니라 듣고본 걸 의문을 가지고
스스로 생각해볼 기회를 주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기존의 관념에 그와 반대되거나
서로 모순되는 걸 보거나 듣지 않으면 잘 생각할 기회나 계기 자체를 가지지 못한다.
중고생이라도 성경이나 각종 종교의 교리 만 해도 그게 사실일까 하는 의문만 가지고
조금만 생각해봐도 금방 상식적이지 않다는걸 알 수있고 그 본질을 자명하게 깨닫게 된다.
중고생일 때 바로 그렇게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문화나 관행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나 계기를 만들어 주는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