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빠삐용>이라는 감옥탈출 영화가 있었다.
억울한 살인 누명을 쓰고 대서양 한가운데 엄중한 프랑스 감옥에 갇힌 주인공 빠삐용이
비인간적 가혹한 감옥생활을 견디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유를 찾아 거듭 거듭 탈옥을 시도하는 영화로 큰 인기를 끌었다.
빠삐용이 꿈 속에서 하늘의 심판자들 앞에서 서서 자신의 무죄를 거듭 호소하지만
그 심판자들이 너는 가장 중죄인 "인생을 낭비한 죄"를 저질렀다고 논고하자
빠삐용은 힘없이 유죄를 인정하고 돌아서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자신을 스스로 속이려는 자는 아무리 증거나 진실을 보여 주어도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소용없다.
철창에 갇힌 죄수도 스스로 걸어나오려 하지 않으면 감옥 문을 열어주어도
열쇠를 쥐어주어도 길을 보여주어도 빠삐용 같이 자유를 얻을 수 없다. 아무 소용이 없다.
자기가 지금까지 평생동안 거짓말에 속고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게되면
당신이 그동안 한 짓이 얼마나 뻘짓이었는지 스스로 인정할 수 밖에 없고
생각만 해도 등에 땀이 흐를테니 용기를 내기는 쉽지는 않을 것이다.
기독교나 수 많은 종교의 신자들이 겨우 몇몇 말 잘하는 사기꾼들이 수 천년전 만든
정교한 거짓말에 속아 그런 헛된 것을 믿고 헛된 것에 인생을 바치고
서로를 미워하며 헛된 세월을 살다간 인류가 그동안 그 얼마나 많은가?
그들 때문에 필요없이 인류가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은 오늘도 마르지 않고 있다.
우리는 끝없이 넓고넓은 우주에서도 특별히 생명에 친화적인 지구에 운좋게 태어나서
수십억년의 진화 끝에 겨우 지능이란 걸 가진게 불과 몇십만년 밖에 안되고
그나마 문명이라는 걸 시작한 건 불과 1만년 전, 밤하늘의 우리은하계 바깥에
또다른 은하가 무수히 많이 있다는 걸 알게된 건 불과 100년도 안된다.
정말 우리는 지금까지 살아온 인류 중에서도 엄청나게 운이 좋은 시대에
이렇게 평화로운 나라에 태어나 현대 교육을 받은 분에 넘치게 복받은 인간들이다.
내가 100년전이나 아프리카에 태어났으면 과연 이런 글을 쓸 수 있었을까?
그 긴 세월에 비하면 순간에 불과한 100년도 안되는 시간 밖에 살지 못하는데
그런 귀하디 귀한 행운과 능력과 지성으로 겨우 거짓말에 속아 인생을 낭비하다니
그 얼마나 안타까운 인류 전체의 손실인가.
나는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으로서 그런 헛된 인생의 낭비 인류의 손실이
안타까워서 이런 글을 쓰는 것이지만
이또한 그런 스스로를 속이며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나 또한 이런 헛된 삶의 시간 낭비가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