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요
천국은 따숩고 지옥은 따갑소
떠들면 뭐하나요. 뭐가 돌아오나요. 그냥 떠들 뿐이지. 떠들고파 떠드는 것 뿐.
인간은 그냥 하드웨어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내장 소프트웨어를 탑재하고 태어나는지도 모르죠.
그러나 흡사 바이러스 같은 외부 소프트웨어의 침범으로도 그 실체가 바뀌죠.
감흥도 받고 세뇌도 당하고 속기도 하고.
산이 산이고 물이 물이라는 자도
천국이 따숩고 지옥이 따갑다는 자도
누가 말릴 수는 없어요. 말려질 때가 오면 말려질 뿐.
신이고 발이고 있고 없고 떠나,
인간의 생각 중에 가장 못난 생각이 지들만 지적이라는 망상일 겁니다.
그러다 성층권 밖을 한번 보니 나 말고도 더 있으려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또 지가 남달리 열라 깨어있다고 생각하죠.
그리곤 잠못이루고 파고 파고 코 파듯이 또 파봐도 답이 안보이니 무언가 더 거창한 게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을 해보겠죠.
그게 무엇이든...
우리에겐 배고픔과 갈증과 숨가쁨이 주어졌습니다.
이게 왜 있을까요? 어디에 소용닫는 것일까요?
그래요.
아무리 날고 기어봐야,
생애에서 아무리 거창한 듯 겉을 치장하고
산과 물을 찾고 뭐가 따숩고 뭐가 따가운지 아는 척을 해대봐야
고작, 거름 생성으로 지렁이와 코웍하고 해조류나 산호보다 가성비는 낮지만 헉헉대며 대기 정화에 일조하다 가는 겁니다.
지구라는 거대한 존재, 은하계라는 더 거대한 존재, 그 위에 있을 그 무언가를 가동하기 위한 작은 부속.
자연정화의 톱니, 나사못 하나에 불과하단 말입니다.
그러니 산이 따숩고 물이 따갑든 말든 그게 즐겁다면 그리 외치다 가야죠.
어차피 닳아 기능 쇠하면 뽑혀 사라지고 다른 부속이 그 자리 차지할 건데.
의인화된 애니매이션을 한번 상상해 보죠.
리차드 기어와 에밀리 볼트라는 두 년놈이,
야 우리가 몸이 닳아 못쓸때까지 열심히 일하면
종국엔 천국에 갈 거야 혹은 윤회로 새삶을 가질 거야라고 망상 한다고 칩시다.
결국 뽑혀 녹여지고 새 기어와 볼트로 찍혀나온다고 그게 윤회라 좋아할 일인지.
쓰레기 매립장 혹은 용광로로 간다고 천국이나 불지옥 갔다고 좋아하거나 눈물 바다 만들 일인지.
뭐 그럼에도 떠들어야죠. 그래야 재미가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