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기대 안하고 밑에 글을 썼는데, 많은 댓글들이 달려서 놀랐습니다. 좋은 의견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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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상황)
군대 제대 후 같이 서빙알바 하면서 알게된 친구가 한 명 있었습니다.
얘의 특징이 외모는 산적같은데, 성격이 매우 열정적이고 남자가 봐도 리더적이고 유머감각도 좋은 멋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친구들도 많고, 인기도 많고, 자신감도 오오라처럼 발산되는 그런 사람입니다. 심지어 여자친구도 연애인보다 더 이쁜 수준이어서, 어디가도 여자친구 자랑은 당연시하곤 했습니다.
그 당시 전 방학동안만 알바를 해서 알고 지낸 지는 2년차밖에 안됐고, 그 애의 다른 친구들은 거의 오래된 친구들이었습니다.
부모님은 기독교였는데, 그 애는 거의 무교에 가까운 경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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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
그 애와 알게된지 3년차 되던 해에, 비 오는날 오토바이로 배달일을 하다가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오른쪽 머리를 바닥에 심하게 부딪혀서 뇌가 함몰되는 사고를 당합니다. 그래서 오른쪽 앞 부위의 뇌와 두개골을 제거하고, 철판으로 보강하는 수술을 했습니다.
수술도 여러차례 했고, 죽을 고비도 여러번 넘겼던듯 합니다. 혼수 상태에도 빠지기도 하고, 발작도 많았던 듯 합니다.
게다가 혼자 운전하다가 난 사고여서 보상금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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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전개)
그 친구의 말에 의하면 수술을 마치고 병상에서 의식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부모님이 다니는 교회사람들이 와서 많은 기도와 찬송가를 부르면서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랬던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 자신도 부모님에게 전해들었나봅니다.
다시 방학이 되서 저는 알바를 재개하고, 그 친구는 오른쪽 뇌를 다쳐서인지 왼팔을 잘 사용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제가 알바하는 곳으로 놀려왔습니다. 그 곳이 워낙 가족같은 분위기의 포차이고, 그 친구는 워낙 인기가 많았기 때문에 포차 사람들이 보고 싶었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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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결말)
평소에 교회는 가지도 않던 그 친구는 갑자기 열성적인 기독교 신자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 친구의 말에 따르면 하나님의 가호로 새 생명을 받아 자신은 살아있다고 합니다. 환자의 모습도 보였지만, 그보다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전형적인 열성적 기독교 신자의 모습이 더 강하게 보였습니다.
저는 그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 친구가 하나님을 영접(천주교는 영접이란 말을 안쓰나봐요)하게 된 계기가 사고로 인한 것인데, 임사체험을 한 것을 착각으로 하나님을 본 것이라고 한 것인지, 아니면 혼수상태일 때 주변의 교회사람들의 기도로 최면(?)에 걸린 것인지 여러가지 가능성을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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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이런 점에 대해서 종교인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독교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저는 기독교를 잘 모르기에 생기는 궁금증이니 혹시 실례를 범하는 것이라면 너그러이 봐주셨으면 합니다.
이 뒤로도 그 친구의 버라이어티한 에피소드가 많은데, 우선은 여기서 끊어가려고 합니다. 뒷 이야기는 상황봐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