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에서 '죽음'을 빼면 남아있는 것은 거의 없다라는 한 교수의 말이 생각나네요..ㅎㅎㅎ
그만큼 철학이나 종교를 사유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인간의 의미에 대한 성찰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 중 하나가 죽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주제넘게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데 나름 재미있는 발견을 했죠.
일단 생물학적으로 모든 인간은 위기에 직면하면 공포반응이 일어납니다.
강호동이나 효도르도 마찬가지죠.
뇌에 편도체의 부분에서 공포를 관장한다고 하는데 이 부위의 작용으로 인간은 위기상황에서 공포를 느낄 수 밖에 없게 진화 혹은 설계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공포라는 자극이 인식되는걸 피할 수 없지만
인체는 여기서 2번째 작용을 하게 되죠.
즉 뇌에서 느끼는 1차적 자연적 공포반응에 대한 자신의 주관적인 2차적 해석을 하게 됩니다.
"아 두려워요. 하나님 살려주세요.. 예수님.. 저 부활하는거 맞죠? 믿습니다 아멘"
"반야심경을 외워야 겠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보살님 이 중생을 구원하소서."
이런 분들도 있을 수 있고
"이 상황은 그렇게 심각하지 않군 ~~이렇게 ~이렇게 생각해 보면 위험하지 않아."
이런 이성적인 판단을 하시는 분들도 있죠..ㅎ
즉 공포자극을 우리는 피할 수 없지만 우리의 태도에 따라 그 상황의 의미를 전혀 상반되게 바꿔버릴 수 있는 것이 인간의 심리작용에 있다고 합니다.(마이어스의 심리학 참조)
그러니 죽음의 문제에 있어서 이 공식은 그대로 적용될 것 같습니다.
뭐 노인분들이 이곳에서 이 글을 읽으실 것 같지 않지만
우리가 죽음을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될 정도로 늙거나 아니면 불의의 사고를 맞이할 때 당연히 뇌의 생물학적 작용으로 공포감이 들겠지만
그것을 충분히 인간의 정신적 심리적 작용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 방식은 각자 다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종교를 가지신 분들은 자기 신을 의지하며 사후세계를 믿으면서 공포를 극복하거나
무신론자 분들도 완전한 소멸을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시며 덤덤히 받아들이실 수 도 있겠죠.
즉 죽음이라는 인간의 필연적 결론과 그 공포(뇌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 1차적 반응)는 피할 수 없지만 인간은 심리적 정신적 작용으로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저는 불교도는 아니지만 '일체유심조'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라는 불교의 성구는 새겨들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우리가 생각하는 것에 따라 현상을 직접 바꾸지는 못해도 현상에 대한 우리의 인식만큼은 바뀔 수 있다는 것이죠....ㅎㅎ
고래(古來)로 죽음을 당당히 맞이하신 뛰어난 정신력의 소유자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ㅎㅎㅎ
대표적으로 자신의 떳떳함을 확신하며 독배를 마신 소크라테스같은 사람들이 있었죠...ㅎㅎ
저는 인간의 정신 중에 물론 죽음을 두려워 하고 죽음과 사후세계에 대한 다소 비논리적 환상을 유발하는 미약한 정신적 작용이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지만 우리는 모두가 그토록 나약하지 않고 우리(인간)에게 주어진 마지막 결론을 의미있게 그리고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위대한 정신력이 우리의 내부에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첨언하면 생각과 다르게 종교를 안가지신 분들보다 종교를 가진 분들이 죽음을 더 두려워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 경험상요...ㅎ 일단 hell이라는 세계관이 설정되어 있으면 더욱 더 두렵고 무서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믿으시는 신이 조그마한 죄를 보고도 진노하고 죽여버리는 대학살자라면 그리고 믿지 않으면 죽음보다 더 무서운 형벌을 내린다는 그런 신이라면 더욱 더 그 신한테 가는게 무서울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ㅎㅎㅎ아 물론 그러시면서도 인류를 '사랑'하신다고 하십니다만..ㅋㅋ.)
첨언이 길었네요.
죽음 그리고 공포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는 인간의 위대한 정신에 대한 이야기 였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