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바트어만의 서적을 읽다가 이사야서 53장의 '그'가 예수가 아닌데, 기독교에서는 예수로 치환하고 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글을 읽고, 호기심이 생겨서 따로 알아봣었습니다. 기회가 된 김에 이 이사야서 53장에 대한 전후 텍스트와 종교학자들의 견해를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이사야서 53장은 그 자체로 온전한 문서가 아니라, 52장에서부터 이어져내려오는 글입니다.
설명을 밑에 따로 할 예정이니, 바로 밑에 인용할 이사야서 본문글은 그냥 넘겨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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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52:13) 보라 내 종이 형통하리니 받들어 높이 들려서 지극히 존귀하게 되리라
(사 52:14) 전에는 그의 모양이 타인보다 상하였고 그의 모습이 사람들보다 상하였으므로 많은 사람이 그에 대하여 놀랐거니와
(사 52:15) 그가 나라들을 놀라게 할 것이며 왕들은 그로 말미암아 그들의 입을 봉하리니 이는 그들이 아직 그들에게 전파되지 아니한 것을 볼 것이요 아직 듣지 못한 것을 깨달을 것임이라
(사 53:1) 우리가 전한 것을 누가 믿었느냐 여호와의 팔이 누구에게 나타났느냐
(사 53:2) 그는 주 앞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
(사 53:3) 그는 멸시를 받아 사람들에게 버림 받았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 마치 사람들이 그에게서 얼굴을 가리는 것 같이 멸시를 당하였고 우리도 그를 귀히 여기지 아니하였도다
(사 53:4)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 하나님께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사 53:5)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사 53:6)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사 53:7) ○그가 곤욕을 당하여 괴로울 때에도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음이여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 가는 어린 양과 털 깎는 자 앞에서 잠잠한 양 같이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도다
(사 53:8) 그는 곤욕과 심문을 당하고 끌려 갔으나 그 세대 중에 누가 생각하기를 그가 살아 있는 자들의 땅에서 끊어짐은 마땅히 형벌 받을 내 백성의 허물 때문이라 하였으리요
(사 53:9) 그는 강포를 행하지 아니하였고 그의 입에 거짓이 없었으나 그의 무덤이 악인들과 함께 있었으며 그가 죽은 후에 부자와 함께 있었도다
(사 53:10) 여호와께서 그에게 상함을 받게 하시기를 원하사 질고를 당하게 하셨은즉 그의 영혼을 속건제물로 드리기에 이르면 그가 씨를 보게 되며 그의 날은 길 것이요 또 그의 손으로 여호와께서 기뻐하시는 뜻을 성취하리로다 후손
(사 53:11) 그가 자기 영혼의 수고한 것을 보고 만족하게 여길 것이라 나의 의로운 종이 자기 지식으로 많은 사람을 의롭게 하며 또 그들의 죄악을 친히 담당하리로다
(사 53:12) 그러므로 내가 그에게 존귀한 자와 함께 몫을 받게 하며 강한 자와 함께 탈취한 것을 나누게 하리니 이는 그가 자기 영혼을 버려 사망에 이르게 하며 범죄자 중 하나로 헤아림을 받았음이니라 그러나 그가 많은 사람의 죄를 담당하며 범죄자를 위하여 기도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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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기 전에 앞서서 유대교에서는 이사야서를 경전으로 인정하지만, 예수를 메시아라고 인정하지 않습니다. 분명히 그들도 이 부분을 보고 암기했을텐데, 왜 기독교인들처럼 이사야서 53장의 '그'를 예수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본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잘 읽으면 알 수 있습니다.
맨 처음부터 이사야서에서는 '그'를 '내 종'이라고 표현합니다. 이 표현은 신의 아들, 삼위일체의 한 위격과는 전혀 맞지 않습니다. 구약에서는 주로 이스라엘 민족 전체나, 이스랑엘의 왕, 선지자 등을 표현할 때 '종'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다음 구절을 보면 '전에는 그의 모양이 타인보다 상하였고'라고 나와있습니다. 십자가형을 받기 이전의 예수에 대한 기록들을 보면 전혀 맞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9절을 보면 죽은 뒤의 장면이 나옵니다.
'그의 무덤이 악인들과 함께 있었으며 그가 죽은 후에 부자와 함께 있었도다'
예수의 무덤이 악인들과 함께 있었다? 예수는 아리마데 요셉의 돌무덤에 홀로 안치되었다고 신약에 나옵니다. 그가 죽은 후에 부자와 함께 있었다? 예수는 혼자 있었다니까요?
그리고 이사야서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있습니다. 바로 부활이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그럼 학자들은 이 부분을 어떻게 해석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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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academic.naver.com/article.naver?doc_id=79949823
이사야 53장의 여호와의 종과 메시야
그러나, 이 유명한 이사야 53장에 나타난 여호와의 종이 누구인가에대해서는 신학계에서 의견이 분분하며 합일에 이른 답이 없다. 이 여호와의 종을 메시야 예수 그리스도로 보는 복음주의학자보다, 이스라엘 민족, 혹은 모세나 예레미야, 이사야 선지자 자신으로 보는 학자군이 더욱 우세하다. 뿐만 아니라 둠(Bernhard Duhm) 이후로 이사야서 후반부의 저자를 8세기 예언자 이사야로 보지 않는 학자들이 많다. 이사야 53장의 시대적 배경이 바벨론과 페르시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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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이사야서 7장 14절도 기독교에서 처녀수태라면서 예수의 표징이라고 하는데, 뒷 구절들을 봐도 시기적으로 예수의 때가 아닌 것을 알 수 있습니다.(곧 앗수르 왕이 오는 날이니라) 9장 6절도 기독교에서 예수의 표상이라고 자주 언급하는데, 바로 전의 구절만 보더라도 이스라엘 백성들이 원한 군사적 역량을 지닌 구원자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목사들은 절대로 해당 구절의 전후 이야기는 하지 않고, 자기들이 알려주고 싶은 구절 하나씩만 알려줍니다.
기독교인들이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성경을 부분 부분 읽고 해석하면 이단에 빠진다. 성경을 전체적으로, 맥적으로 봐야 성경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이제 그들의 말대로 이사야서도 전후맥락에 맞춰서 제대로 읽읍시다.
남(유대교)의 경전을 지 입맛대로 해석해서 기록을 왜곡하지 말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