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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5-18 19:03
제가 이신론자가 되었던 충격적인 경험
 글쓴이 : 대도오
조회 : 1,361  

지금은 '전투적 반종교주의'로 저를 규정하고 있지만

30대 중반, 모태신앙의 기독교인에서 이신론자가 되었던 충격적인 일화를 적어 볼까 합니다.

당시 저는 우연찮은 기회를 필리핀에 잠시 살았는데
필리핀은 아시다시피 거대한 카톨릭 국가입니다. 의외로 개신교인도 많긴 하지만
주류는 분명 카톨릭이고, 거의 절대 다수의 국민이 구약의 신을 믿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세부적인 이야기는 생략하고)
어쨋던, 필리핀인의 삶속으로 들어가서 보면
마치 온 세상이 하나님의 성전인거 처럼 보입니다.

모든 사람이 언제나 기도하고, 모든 곳에 교회와 성당이 있고
모든 것이 기독교와 관계되어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지들은 넘쳐 나고, 
제대로 된 도움의 손길은 없습니다.

특히, 엄청난 수의 많은 아이들이 길거리에 구걸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로 지방의 작은 도시들에서 현지인들과 어울려서만 살아서 잘은 모르지만
한국인들이 잘 아시는 세부라는 대도시에는 콜론이라는 지역이 있습니다.

관광객들은 자주 찾지 않는 현지인들만을 위한 거대한 시장이 있는 지역이고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그곳에는 빈곤계층을 위한 커다란 거주지가 있습니다.
저임금의 단순 노동을 구하기 위한 접근성이 좋고, 구걸에도 유리하기 때문이죠

당시 저는 한 택시 기사랑 친구가 되었고
그 친구랑 여러가지 사회 문제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죠.
하루는 그 친구가 충격적인 장면을 보여 준다고 잠시만 시간을 내어 달라고 하더군요.
저희가 콜론에 도착한 시간은 자정이 조금 지난 시간대였습니다.

전 당시 제가 눈으로 직접 본것들을 믿을수가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8세 전후의  되는 꼬마 여자아이가
더 어린 동생을 데리고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며 살아갑니다.

구걸을 성공하거나, 쓰레기 더미를 뒤져서 배를 채울 수 있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날도 있겠지요.

그런 날, 배가 고파 잠을 이룰수 없는 깊은 밤에
길거리의 어두운 골목 앞에서서
지나가는 성인 남성 -주로 현지인 최하위 계층-에게 접근하여

블로우잡을 해 줄테니 돈을 달라는 손모양을 취합니다.

그럼 남자들이 그 꼬마아이를 골목으로 데리고 들어가 일을 마치고는
돈을 주고 떠나지요. 친구 말로는 겨우 우리 돈 천원, 이천원이면 된다고 합니다.

 그 아이가 그렇게 조금만 더 성장해서 충분한 속도로 달릴 수 있게 되면
첫번째로 한국인 여행객의 휴대폰을 들고 뛰는 날치기범이 되고
가슴이 커지기 시작하면 창녀가 되겠지요.


물론, 모든 거지 아이들이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아닌 아이들이 더 많을테지요.
이런 일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조건들도 있겠지요

하지만.이런 일이 하루 이틀 일이 아니고 지난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어 왔으며
앞으로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오늘 밤에도 현지에서 적어도 한 건은 일어나리라고 확신합니다)
알게 되는 순간

전 신이 있다 하더라도

절대로 사람에게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확신했으며
그로 인해 완전한 이신로자로 첫번째 탈바꿈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적다 보니 글이 너무 길어지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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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짖는소리 16-05-18 19:14
 
전 신이 있다 하더라도


절대로 사람에게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이말은 공감이 가는부분이네요
     
대도오 16-05-18 19:18
 
글솜씨가 많이 부족한데다,
매번 뭔가에 쫒기듯이  써내려가니...문장이 엉망입니다.

그래도 핵심을 잘 캐치 해 주셨네요.^^;
나이트위시 16-05-18 19:51
 
설령 신이 존재한다 해도 절대 인간사에 개입하지 않을 거라거나
개입한다면 그 새퀸 절대 인간을 사랑하는 게 아니고 좋은 새퀴가 아니란 확신이 들게 하는 광경...
남미나 인도 쪽 갔을 때 종종 봤죠. 일본에 살았을 때도 봤지만...
지청수 16-05-18 21:23
 
설령 신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인간사에 개입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저와 같네요.
나이트위시님의 글을 읽고 의문이 하나 들었는데, 제가 이신론적 불가지론자라고 했는데, 큰 범주에서는 이게 무신론적 불가지론이 되는 건가요?

그리고 이신론이든 유신론이든 신이 존재한다면 문제가 되는 게 있습니다.
그 신은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느냐는 겁니다.
모 종교에서는 지성을 가진 인간마저도 스스로 존재할 수 없다고 하는데, 거대한 세계를 만들 정도로 지성이 뛰어나고, 완전무결하다고 할 수 있는 절대자가 스스로 존재한다는 것은 아무 의심없이 믿습니다.
이건 싯다르타가 태어나자마자 벌떡 일어나서 하늘을 가르키며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외쳤다는 것만큼 터무니 없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이신론도 아니라 무신론쪽으로 점점 기울고 있는데, 그래도 '신'이니까, 이 세계가 아닌 다른 차원의 존재이니까 혹시나 하는 생각에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도오님의 글을 읽고 주저리주저리 영양가 없는 말만 늘어놓았네요.
     
나이트위시 16-05-18 22:09
 
의지, 인격을 가진 신이란 게 존재하고 그 신이 세상에 개입한다고 생각하면 유신론...

신이란 게 존재하고 그 신이 이 세상을 만들었지만,
그게 중력이나 관성 등등 자연계에 존재하는 법칙으로 세상을 다스리기만 할뿐
그 외의 의도적이거나 자의적인 개입은 없다고 생각하면 이신론자...

이 세상 자체가 신이고 세상 안의 모든 건 신이자 신의 일부이자 신의 형상이지만
그 자체에 어떤 의지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하면 범신론...

불가지론의 경우는 쉽게 말해서...
신은 존재한다, 하지만 그게 어떤 존재인지(유신론적 존재인지 이신론적 존재인지 범신론적 존재인지) 그리고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그건 인간이 알수가 없다...
뭐, 쉽게 말해서 신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게 어떤 놈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진 알 수 없다란 게
유신론적 불가지론자의 입장이고
무신론에다 신의 존재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를 더하면 무신론적 불가지론자...

저기서 퍼져나가는 곁가지까지 말하자면 너무 밑도끝도 없고 대충 저렇게 나뉩니다.
너무 깊이 묻진 말아주세요... 밑천 드러납니다 ㅡ.ㅜ
얼마나 이해하냐는 둘째치더라도 마이클 센델이나 비트겐슈타인, 러셀의 책들 말고는
머리에 쥐가 나려고 하더군요 ㅡ.,ㅡ;;

뭐 저 같은 경우는 내가 살고 있는 세상 일만 가지고도 벅찬데
신 따위 알 게 뭐냐 라고 속편하게 살고 있네요, 하하;;
          
지청수 16-05-18 22:24
 
그렇다면 전 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존재한다면 이신론적 존재라고 생각하니 역시 이신론자이면서 무신론적 불가지론자라고 봐야겠군요.
마지막 문단에서 쓰신 것처럼 알 수 없는 것은 적당히 생각하고, 현실에 충실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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