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수가 기원 원년에 태어났다는 주장은 유세비우스의 주장에 근거를 둡니다.
마태복음에는 예수가 십자가에서 숨을 거둘 때에 일어났다던 자연현상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께서 다시 크게 소리 지르시고 영혼이 떠나시니라
이에 성소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둘이 되고 땅이 진동하며 바위가 터지고
무덤들이 열리며 자던 성도의 몸이 많이 일어나되
예수의 부활 후에 그들이 무덤에서 나와서 거룩한 성에 들어가 많은 사람에게 보이니라
백부장과 및 함께 예수를 지키던 자들이 지진과 그 일어난 일들을 보고 심히 두려워하여 이르되 이는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 하더라
그럼 33년 경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1. 탈루스
탈루스는 1세기 로마인 혹은 사마리아인으로 추정되는 인물로 52년 이후 세권의 역사책을 썼으나 소실되었다는 것만 알려져 있다. 탈루스는 클라우디우스 황제의 비문에 자주 언급되고 있으며 요세푸스가 "유대고대사"에서 언급한 티베리우스 황제(재임기간14-37)에게 사면받은 부자와 동일한 인물로 추정되고 있다.
그의 저서는 지금 없지만 221년 기독교인인 율리우스 아프리카누스(170-240)가 그의 저서를 반박하는 자료에 의해 당초 탈루스가 적었을 내용을 유추할 수 있다.
"역사책 제3권에서 탈루스는 이 어둠을 일식이라고 부른다. 내가 보기에 이것은 불합리한 것 같다."
(이후 율리우스는 예수가 파스카 축제, 즉 만월이었을 때 십자가형을 당했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보름달일 때는 일식이 일어나지 않음을 주장한다.)
당초 탈루스가 기독교인들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수가 십자가에서 숨을 거둘때 닥친 그 거대한 어두워짐에 대해 자연현상인 일식으로 설명했던 것이다. 1세기 역사학자인 탈루스도 기독교인들과 예수의 죽음과 관련된 사건을 두고 일련의 논쟁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2. 플레곤
그리스 작가 플레곤(2세기초)의 기록에 의하면 202회 올림피아드의 4년째 해 즉 A.D.33년(일부학자들에 의하면 A.D.29년) '가장 큰 일식 현상'이 발생했다. 그의 보고에 의하면 "하루중 6시경 즉 정오에 밤이 되어서 심지어 하늘에 별이 나타날 정도로 어두워졌다"라고 되어 있다.
https://namu.wiki/w/%EC%98%88%EC%88%98/%EC%97%AD%EC%82%AC#toc
유세비우스의 계산은 간단합니다. 우리 예수느님은 30세에 공생애를 시작하시어 33세에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으니, 그 때가 니케아에서 화산이 폭발한 그 때이다!
그래서 화산폭발에서 33년을 앞으로 땡긴 그 때가 기원 원년이 된 겁니다.
여담으로 유세비우스란 사람의 악행을 하나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역사가 요세푸스가 유대고대사란 책을 남겼는데, 그 책에 예수에 대한 구절이 나옵니다.
'한편 바로 이때 예수라는 지햬로운 사람 - 너무나 신기한 일들을 많이 행했기 때문에 인간이라고 볼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인간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면 -이 있었다.
그는 사람들로 하여금 기쁜 마음으로 진리를 받아 들일 수 있게 만드는 선생이었다.
그는 수많은 유대인뿐 아니라 이방인까지도 그의 곁으로 끌어들였다.
그가 바로 그리스도였다
빌라도가 유대인의 유력 인사들의 청에 의해 그를 십자가에 달려 죽게 했으나 그를 처음부터 사랑하던 자들은 그를 버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선지자들이 그에 관해 예언한 대로 3일 만에 다시 살아나서 그들에게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하나님의 선지자들은 이뿐 아니라 그에 관해서 수많은 놀라운 일들을 예언했었다.
그의 이름을 본따서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오늘날까지도 남아 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아주 아름다운 신앙고백입니다.
그런데... 이 내용이 유세비우스의 가필이었다는 게 밝혀집니다.-_-
유명한 역사가의 이름을 빌리기 위해 없는 내용을 삽입한 겁니다.
예수의 탄생년도에 대한 주장은 이 외에도 다양합니다.
2. 가장 대표적인 것이 BC6~BC4년 설입니다.
이 주장은 헤롯 대왕의 사망년도를 기준으로 잡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헤롯 대왕이 죽은 연도는 어떻게 아는 것일까?
여기서도 요세푸스가 나옵니다.
요세푸스가 살던 당시에는 기원전, 기원후의 개념이 없었고, 집정관 연대 산정법을 사용해서 기록을 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세종 28년에 훈민정음이 반포되었다.' 이런 식입니다.
그리고 당시 로마에서는 'A와 B가 집정관이었던 해' 이런 식으로 연도를 계산했지요. 요세푸스는 이런 식으로 헤롯대왕이 기원전 40년에 로마 황제에 의해 왕으로 임명되었다고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헤롯대왕이 예루살렘을 장악한 때는 기원전 37년이라고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헤롯대왕이 죽은 때는 왕으로 임명된 때로부터 37년, 예루살렘을 장악한 때로부터 34년이라고 나옵니다.
그렇다면 헤롯대왕은 기원전 4년 경에 죽었고, 마태복음에 의하면 예수는 바로 그 전에 태어났다가 이집트로 도망을 가서 유아기를 보내고 귀국했으니, BC6~BC4년 경에 태어났다는 주장이 나오게 됩니다.
3. 그 다음은 누가복음의 기록에 의한 주장입니다.
디베료 황제가 통치한 지 열다섯 해 곧 본디오 빌라도가 유대의 총독으로, 헤롯이 갈릴리의 분봉 왕으로, 그 동생 빌립이 이두래와 드라고닛 지방의 분봉 왕으로, 루사니아가 아빌레네의 분봉 왕으로, 안나스와 가야바가 대제사장으로 있을 때에 하나님의 말씀이 빈 들에서 사가랴의 아들 요한에게 임한지라
-누가복음 3장 1~2절
여기서 디베료 황제는 티베리우스 황제입니다. 그는 14년에 제위를 물려받았으니, 디베료 황제 15년은 28년이 됩니다. 그리고 예수는 서른살 즈음에 세례를 받고, 사탄으로부터 시험을 받은 후, 공생애를 시작합니다.
예수께서 가르치심을 시작하실 때에 삼십 세쯤 되시니라 사람들이 아는 대로는 요셉의 아들이니 요셉의 위는 헬리요
-누가복음 3장 23절
이 두 기록을 합해서 BC 2년에 예수가 태어났을 거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아 근데...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누가복음에서는 구레뇨가 시리아 장관이었던 시절에 행한 인구조사 때 예수가 태어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구레뇨가 시리아 장관이 된 것은 6년 이후입니다. 이 이야기를 덧대면 위의 세 주장이 다 말이 안됩니다.ㅋㅋㅋㅋㅋㅋ
밑에서 구레뇨가 기원전에도 시리아의 총독이었을 거라는 '추측'을 정설처럼 주장하는 댓글들이 올라왔는데, 역사적 기록을 보면 사실 무근. 구레뇨는 기원전에 실리시아(길리기아)와 갈라티아에서 열심히 전쟁 중이었습니다.
예수 어쩔... 생일도 미상인데, 생년도 미상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