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불교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제일 어려운 점이 불교에 대한 정의다.
기독교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성경을 텍스트로 한다. 성경을 기본으로 그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가 된다.
불교는 그런 기본 텍스트가 없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기본 텍스트의 범주가 제각각이다.
동아시아의 대승불교에서는 붓다의 친설과 그 직계제자들의 전승을 '저열하고 수준낮은'
가르침이라는 뜻에서 '소승'이라고 부른다. 남방의 상좌부에서는 대승을 불교로 보지 않는다.
대승불교의 경전은 문학이며, 싯구이지 진정한 경전이 아니라고 한다. 대승불교에서는
소승불교라고 상좌부를 비난했지만, 상좌부는 대승에 대해 일언반구도 얘기하지 않는다.
대승은 불교가 아니라 판타지 문학이기 때문에 비난할 가치조차 없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조계종 승려들이 상좌부의 공부를 하러 가면 다시 구족계를 받는다. 대승의 구족계 자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동아시아에서는 교상판석이라 해서 불경들의 서열을 나누는 전통이 있다. 붓다의 친설은
아함경(상좌부의 니까야에 해당함)인데, 가장 저열하고 수준낮은 가르침이라고 한다. 그 위에
유파에 따라 반야, 화엄, 법화 등등을 순서를 매긴다. 어느 종파든 붓다의 친설을 저열하고
수준낮은 것이라고 보는 것은 동일하다. 심지어 법화경에서는 붓다의 친설을 배워 가지는
자들은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고 저주한다.
어떤 종파가, 어떤 종파의 경전이 진정한 불교인가? 진정한 불교에 가까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