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거인 종족.
네피림은 《구약성서》의 〈창세기〉, 〈민수기〉, 〈신명기〉 등에 등장하는 거인 종족이다. ‘네피림(Nephilim)’이라는 말은 히브리어에서 ‘떨어지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나팔(n-ph-l)’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에서는 성서의 번역본에 따라 ‘나필족’이나 ‘느빌림’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창세기〉의 6장 4절에는 세상에는 네피림이라는 거인족이 있는데, 그들은 신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 사이에서 태어난 자들로 옛날부터 이름난 장사들이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민수기〉의 13장 33절에는 가나안을 정찰하고 돌아온 이스라엘 부대가 그곳에서 네피림 종족을 보았으며 아낙(Anak)의 자손들은 그들에게서 비롯되었다는 말을 퍼뜨렸다고 적혀 있다. 〈민수기〉는 네피림들이 보기에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메뚜기처럼 보였을 것이라며 그들의 거대함에 대한 느낌을 자세하게 표현하고 있기도 하다. 〈신명기〉 1장 28절에서는 이스라엘인들이 아모리인의 산악지대로 들어가기를 두려워하며 그곳 주민들은 자신들보다 훨씬 키가 크고 숫자도 많으며 성벽도 높고 아낙의 후손들도 있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전해진다.
한편, 네피림은 구약성서 이외에도 위경(僞經)이나 외경(外經)으로 여겨지는 〈희년서(Jubilees)〉와 〈에녹서(Bookof Enoch)〉 등에도 등장한다. 〈희년서〉 7장 21∼23절에는 거인과 사람의 딸 사이에서 네피림이 태어났으며, 그들은 불화하여 서로 싸우고 죽였다는 내용이 전해진다. 〈에녹서〉 7장에는 지상으로 내려온 천사들과 인간의 딸들 사이에서 네피림이 태어났다고 한다. 높은 산만큼이나 커다란 덩치를 가진 그들은 인간들이 가진 모든 것을 먹어치웠다. 인간들이 더 이상 그들을 부양할 수 없게 되자 네피림들은 인간을 비롯해 새와 짐승, 물고기 등을 잡아먹어 죄를 짓기 시작했고 서로 싸우며 죽이다가 멸망해 버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