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깨달음에 영원히 깨달아
다시는 더 깨칠것이 없이
고요한 지혜에 맡겨 두어도
원래의 무심 그대로 자유롭구나
다시는 다스려야 할
허망한 인연의 세력마저도
단박에 깨치고 단박에 닦아 마치니
행과 앎(지혜)이 서로 들어 맞았네
본래의 참된 면목은
허공과 같으며
그 위에 한송이 눈발이
큰 화로에 떨어지는것과 같네
생각을 떠난 진여 불성은
태양이 허공을 비추는것 같지만
여섯가지 감각(눈 코 귀 혀 감촉 인식)이 조금만 움직이면
태양이 구름속에 묻힌다네
본래 청정한 도는
그 크기가 허공과 같아서
천지가 그 속에 있으며
해와 달도 그 속에 머문다네
한 생각 일으키지 않으면 곧 전체가 나타나리니
이 본체를 어떻게 비유로 말할수 있겠는가?
물에 비친 달빛은 비어도 볼수 있으나
무심이란 거을은 비추어도 항상 비어 있다네
고산이라는 산 아래는 살기 좋은곳
쌀과 땔나무 흔하고 이웃이 많은데
무심한 촌늙은이 뛰어난 수단이 적어
빌려온 집안의 불씨를 남에게 주네
진리는 찾아보아도 진리의 본체가 없으며
망상은 궁구해도 망상이라할 자취가 없다네
마칭내 진과 망이 서로 다르지 않나니
평등하여 하나의 동일체일세
평상심이 도일때는
모든 법은 본체 그대로 진리인줄 알리라
온갖 진리는 어긋나지 않나니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하릴없는 한가한 도인에게는
어디 있으나 그 자취가 남지 않으니
걸어가거나 사물속에 있어도
소리나 사물을 초월한 위의를 지니노라
깨끗한 흰구름은
허공에 일었다 사라지고
잔잔히 흐르는 물은
동쪽의 큰 바다 한복판으로 흐른다네
물은 굽이치건 곧은곳을 흘러도
너와 나를 구분하지 않고 흐르며
구름은 스스로 뭉치고 스스로 흩어져도
친함과 소원함이란 분별이 없다네
만물은 본래부터 고요하여
나는 푸르다 누르다라 말을 하지 않나니
사람들이 스스로 시끄럽게
좋다 나쁘다 마음을 내는구나
경계에 부딪혀도 마음이 물과 구름과 같다면
세상의 인과의 인연에 그 어떤 꺼리낌이 있으리요
사람 마음이 억지로 이름짓지 않으면
좋고 나쁨도 환과 같다네
어리섞은 사람은 경계는 버리되 마음은 비우지 못하며
지혜로운 이는 마음은 비우되 경계는 버리지 않느니라
경게가 고요해지면 마음은 절로 여여(있는 그대로 )해지리니
이것을 이른바 "무심진종"이라 하느니라
ㅡ백운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