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다윗과 솔로몬에 대한 글이 올라왔었는데, 신학적인 한도 내에서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그 이전에 더 포괄적이고 거시적인 내용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윗과 솔로몬의 연합왕국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어제 이런 글을 쓰면 원글을 쓴 유저를 저격하는 모양새가 되어서 일부러 적지 않고 있었는데, 하루 종일 이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서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우선 관련 기사입니다.
https://news.v.daum.net/v/19991029173800770?f=o
이스라엘 민족신화 성서(聖書)내용은 고고학과 배치
입력 1999.10.29. 17:38 수정 1999.10.29. 17:38
(예루살렘 AP=연합뉴스) 이스라엘 민족의 애급(이집트) 탈출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여호수아는 여리고(제리코)의 성벽을 무너뜨리지 않았고 솔로몬 왕국은 작은 부족국가였다고 이스라엘의 한 고고학자가 성서의 내용을 반박, 파문이 일고 있다.
텔아비브 대학의 고고학자인 제예브 헤르조그는 28일자 하아레츠지(紙)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스라엘 민족 탄생과정을 언급한 성서의 내용은 고고학적 발견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을 뿐 아니라 많은 경우 상치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는 많은 고고학자들이 인정하고 있는 증거를 들어 성경에서 애급탈출을 기록한 시기에 이집트에서 대탈출은 없었으며 여리고성도 여호수아의 한차례 공격으로 붕괴된 것이 아니라 오랜기간에 걸친 전쟁끝에 함락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논쟁적인 주제인 이스라엘 국가의 기원에 대해서는 기원전 9세기 구릉지대에 정착한 유목민들이 유다와 이스라엘이라는 두개의 경쟁국가를 만들면서 비롯됐다고 보았다.
그는 이보다 한세기 전인 다윗왕과 솔로몬 왕 시대의 도시들을 발굴한 결과 이들 도시는 이곳저곳에 흩어진 건물들로 구성돼 있었고 왕국의 규모도 소규모인데다 중동 지역을 실질적으로 통치하지 못하는 지역 왕조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중동지역 대부분에 걸친 왕국을 통치하기 위해 다윗왕이 건설했다는 예루살렘은 기껏해야 작은 왕국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헤르조그의 경쟁자이며 비판자인 히브리대학의 고고학자 암논 벤-토르는 성서에 영광을 찬양하기 위한 목적의 과장이 많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고대 히브리가 비록 거대한 규모는 아닐지라도 다윗, 솔로몬의 왕국을 가졌다는 고고학적 증거가 있다고 반박했다.
또 국회의원 토미 라피드는 헤르조그가 국가의 이념적, 교육적 기반을 훼손하 고 있다고 공격하면서 성경이 많은 신화를 포함하고는 있으나 기본적인 역사적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텔아비브 대학의 고고학자 모세 코차비는 성서를 뒷받침하는 유물찾기 관행에서 벗어난 고고학자들이 지난 수십년간 이룩한 성과물들이 아직 일반국민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이스라엘인들이 국민적 신화를 포기할 준비가 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국민들은 정기적으로 고고학적 유물을 돌아보면서 성서의 내용이 들어맞았다는 안내인의 설명을 듣고 있으며 정부는 성서 내용을 입증하는 발굴작업에만 자금 등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편 최근 현대 이스라엘 역사의 신화를 교과서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킨 요시 사리드 교육장관은 헤르조그의 작업내용이 검토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inno@yonhapnews.co.kr
기사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많은 이스라엘 학자들과 지식인들은 다윗과 솔로몬의 시대를 신화시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고고학적 근거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 다윗-솔로몬 왕국을 부정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다른 국가들의 역사서나 기록들에서도 다윗에 대한 기록은 전무하고, 화려했다던 솔로몬의 왕궁은 흔적도 찾지 못했기 때문에, 바이블의 역사성을 의심하고 있지요. 다른 건 몰라도 솔로몬에게 시집을 온 이집트의 공주에 대한 기록에 이집트의 역사서에는 일절 언급도 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솔로몬이 바로의 딸을 데리고 다윗 성에서부터 그를 위하여 건축한 왕궁에 이르러 이르되 내 아내가 이스라엘 왕 다윗의 왕궁에 살지 못하리니 이는 여호와의 궤가 이른 곳은 다 거룩함이니라 하였더라
역대하 8장 11절
솔로몬이 애굽의 왕 바로와 더불어 혼인 관계를 맺어 그의 딸을 맞이하고 다윗 성에 데려다가 두고 자기의 왕궁과 여호와의 성전과 예루살렘 주위의 성의 공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니라
열왕기상 3장 1절
전에 애굽 왕 바로가 올라와서 게셀을 탈취하여 불사르고 그 성읍에 사는 가나안 사람을 죽이고 그 성읍을 자기 딸 솔로몬의 아내에게 예물로 주었더니
열왕기상 9장 16절
세계 3대 기록 덕후 중 갑 오브 갑인 이집트에서는 파라오의 딸 뿐만 아니라, 전승기록도 없고, 바이블의 기록대로라면 당대 강대국이었을 솔로몬의 왕국에 대한 기록이 한 줄도 나오지 않습니다.
기사 중간에 다윗-솔로몬 왕국을 옹호하는 교수도 있는데, 그가 말하는 다윗-솔로몬 왕국에 대한 고고학적 자료는 단 하나 '다윗의 집(BYTDWD, בית דוד)'이라는 문구가 세겨진 비석이 유일한 고고학적 자료입니다.
BYTDWD는 히브리어를 영어 알파벳으로 차용한 것으로, 히브리어는 모음이 없고 자음으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이렇게 애매한 형태로 전해져내려옵니다.
BYTDWD는 BYT DWD로 나눠 읽을 때, BYT는 집을 뜻하며 베들레헴(레헴(히브리어)/람(아랍어)의 집이라는 뜻으로, 히브리어 레헴(Lehem)은 빵을, 아랍어 람(Lahm)은 고기를 의미)의 어원을 이루기도 합니다.
DWD는 예상하는 대로 David를 뜻한다고 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BYTDWD를 베들레헴처럼 하나의 지명으로 읽어야 하며, DYT DWD로 자의적으로 나누어서 다윗의 집으로 읽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라고도 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영문 위키를 읽어보시면 더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Tel_Dan_Stele
요즘은 가짜 뉴스들이 횡횡하고, 예전에도 근거가 빈약한 자료를 바탕으로 쓰여진 기사들이 많았기 때문에, 위 기사에 언급된 제예브 헤르조그에 대한 영문 위키 페이지도 같이 첨부합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Ze%27ev_Herz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