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죽어가는 것일 수도 있고 살아가는 것일 수도 있죠.
하지만 사람마다 개인적인 답은 있겠죠.
전 살아간다 생각합니다.
모두 죽음을 향해 가지만 죽음을 위해 사는 건 아니니까요.
죽음을 피할 순 없지만 죽음이 내 삶을 좌지우지하게 해서는 안되겠죠.
예전에 읽었던 이영도작가의 판타지 소설에서 [인간은 음식과 분변 사이에 위치한다. 나는 끊임없이 음식을 모아 분변을 만들어 나를 유지하고 있다. 이것은 마치 불쏘시개와 재 사이에 불꽃이 위치하는 것과 같다. 끊임없이 태워 불꽃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라는 구절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뭐 정확한 멘션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대충 비슷한 내용이었을 겁니다. (이건 성경이 아닙니다. 소설이예요. 약간 잘못 인용했더라도 그냥 그러려니 해 주십시오.)
발제글의 인간은 죽어가는 것인가? 라는 질문에서 음식은 분변이 되어가는 것인가? 라는 질문을 연상해낸 저를 변호하기 위해 너무 서두가 장황해진 것 같군요.
음식을 분변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인간은 의미있는 작업을 합니다. 네. 소화를 하죠. 영양분을 흡수하는 행위의 결과가 분변입니다. 불쏘시개를 재로 만드는 것 역시 중간의 과정에서 열과 빛을 합해 일컫는 불꽃을 만들어 냅니다.
따라서 저는 이 질문을 인간의 삶에는 의미가 있는가? 특별한 목적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면 그냥 죽어가는것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라는 질문과 치환된다고 보여지는군요. 우리가 특정한 상황에 놓인 환자들에게 아무 것도 못하고 죽어가고 있다는 표현을 쓸 때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너무 과격한 비약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군요.
그냥 의미없이 살아가는 삶은 죽어가는 삶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겁니다. 그 의미를 찾기위한 여러 시도들이 철학과 종교의 형태로 우리 곁에 남아 있는 것일 테구요. 삶의 의미, 목적에 침착되어 인간이 소외되면서 특정한 삶의 목적에 인간이 도구화 되는 경우도 우리는 역사에서 많이 봐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너는 뭐라고 생각 하냐구요? 그 이름이 뭐든 간에 그 삶의 의미, 목적, 소화, 불꽃은 삶에 정당성을 부여해 줍니다. 이건 만들어진 것이죠. 끝없이 엔트로피를 소모하는 작업인 것입니다. 따라서 매우 피곤한 작업입니다. 너무 과도하게 이 정당성에 몰입하지 않고 적절히 생물 본연의 가치를 지켜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는(죽어가는) 수준과 정당성(의미가 있는 삶을 추구하는) 수준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해보자는게 제 생각입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되는 이카루스처럼 말이죠.
흥미로운 시각의 글입니다
먹고 싸는 일이 열량의 소모와 소화라 생각했던 제 개인적인 생각과 유사하기도 합니다
엔트로피의 소모와 소화 - 불꽃작용 이라는 좀더 근사한 개념에 동감합니다
사족을 덧붙인다면
인간 개체의 물리적 죽음의 직접적이고 가장 분명한 형태는
태어날때 첫 숨을 들이키고, 마지막 숨을 내쉰 이후 다시는 들이 쉬지 않는것입니다
간명 하게 표현하여 - 숨쉬기 운동을 끝냈을 때 그것을 죽음이라 일컫습니다
1.우주를 마시고 우주를 내쉰다
2.지상의 음식(타생명체)을 먹고 음식을 소화하며 퇴비로 되돌려준다
순환작용하는 섭리의 법칙에 이미 모든 생명체는 일조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개인이 대단히 위대한 (? - 인간의가치기준으로 본) 일을 하지 않아도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경이로운 일입니다
그래서 미생물들을 비롯, 풀 한포기 돌멩이 하나도 인간과 차별없이 모두 소중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고대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지구별의 모든것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고자 했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