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스포츠
토론장


HOME > 커뮤니티 > 종교/철학 게시판
 
작성일 : 20-04-06 21:38
이사야서는 예수의 탄생과 고난을 예언하였나?
 글쓴이 : 지청수
조회 : 1,064  

이사야 서에는 기독교에서 예수에 대한 예언이라고 자주 인용하는 구절이 두 개 있습니다.

바로 7장과 53장인데요. 기독교에서 인용하는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주께서 친히 징조를 너희에게 주실 것이라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이사야 7장 14절)



그는 주 앞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
그는 멸시를 받아 사람들에게 버림 받았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 마치 사람들이 그에게서 얼굴을 가리는 것 같이 멸시를 당하였고 우리도 그를 귀히 여기지 아니하였도다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 하나님께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이사야 53장 2~6절)




기독교에서는 7장을 예수의 탄생, 53장을 예수의 고난을 예언한 것이라며 가르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구약을 믿는 오리지널 종교 유대교에서는 이 구절들이 예수와 상관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7장의 임마누엘과 53장의 '그'를 예수가 아닌 다른 존재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사야서 7장을 먼저 보겠습니다.
7장 14절의 전후 구절을 다 보면 이 처녀가 잉태하여 낳은 임마누엘이 누구인지 쉽게 보입니다.



웃시야의 손자요 요담의 아들인 유다의 아하스 왕 때에 아람의 르신 왕과 르말리야의 아들 이스라엘의 베가 왕이 올라와서 예루살렘을 쳤으나 능히 이기지 못하니라
(이사야 7장 1절)


[중략]


그러므로 주께서 친히 징조를 너희에게 주실 것이라 보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요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그가 악을 버리며 선을 택할 줄 알 때가 되면 엉긴 젖과 꿀을 먹을 것이라
대저 이 아이가 악을 버리며 선을 택할 줄 알기 전에 네가 미워하는 두 왕의 땅이 황폐하게 되리라
여호와께서 에브라임이 유다를 떠날 때부터 당하여 보지 못한 날을 너와 네 백성과 네 아버지 집에 임하게 하시리니 곧 앗수르 왕이 오는 날이니라
(이사야 7장 14~17절)



16절의 두 왕의 땅은 1절에 나오는 아람과 이스라엘을 말합니다. 임마누엘이라 불릴 아이가 사리분별할 나이가 될 즈음에 유다를 침공한 두 나라가 황폐하게 될 것이라고 나옵니다. 즉 이사야서 7장은 기록추정연대로부터 700년 뒤에 일어날 예수 탄생을 예언한 것이 아니라 그 당시로서는 수 년 뒤의 희망사항을 노래한 것입니다.


여기서 기독교인들이 임마누엘을 예수로 추정하는 근거가 뭐냐하면 바로 저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라는 표현입니다. 예수가 처녀인 마리아의 몸으로부터 나왔다고 믿는 기독교인들이 볼 때에는 이 기이한 일은 예언이라고 밖에 믿어지지 않을텐데요.


사실.... 이 처녀란 표현은 오역입니다. 오역이 종교적 믿음과 어우러지면서 예수 탄생 예언이 되어버린 겁니다


원전에서는 저 처녀란 표현을 almah(עַלְמָה:)라고 쓰고 있습니다.

의미는 아래에서 보는 것과 같습니다.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2357443&cid=50762&categoryId=51340

[히] 처녀 또는 새댁. 이사야가 유다의 왕 Achaz(전 735~715)에게 예언한 Emmanuel의 동정녀 어머니(이사 7, 14). 히브리어 명사인 이 말은 첫아들을 낳을 때까지의 결혼 연령의 처녀를 가리킨다.


첫아들을 낳을 때까지의... 처녀??? 처녀는 남자와 관계를 갖지 않은 여자를 뜻하는 게 아니었나? 첫아들을 낳을 때까지라고??? 이게 뭔 개소리야?!

아직은 뜻이 애매모호하죠?
그럼 다음을 봅시다.


https://en.wikipedia.org/wiki/Almah
Almah (עַלְמָה ‘almāh, plural: עֲלָמוֹת ‘ălāmōṯ), from a root implying the vigour of puberty,[1] is a Hebrew word for a young woman of childbearing age.[2] Despite its importance to the account of the virgin birth of Jesus in the gospel of Matthew, scholars agree that it has nothing to do with virginity.[2] It occurs nine times in the Hebrew Bible.[3]
(영알못을 위한 역자 주 : 사춘기의 활력을 암시하는 뿌리에서 나온 알마는 가임기의 젊은 여성에 대한 히브리어이다. 마태복음에서의 예수의 동정녀 탄생의 설명에 대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학자들은 처녀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데 동의한다. 이것은 히브리 바이블에서 9번 등장한다.



이제 좀 감이 잡히지요? 알마는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처녀와는 의미가 다릅니다. 굳이 해석하자면 애를 낳아본 적이 없는 생기 넘치는 젊은 여자, 싱싱한 여자 정도 될 겁니다. (고대에는 여권이 바닥이었던 것을 감안해주십시오.) 우리나라도 조선시대까지는 15~18살 정도에 시집을 갔고(*), 중세 유럽에서도 10대 초반에서 늦어도 20대 중반 이전에 시집을 갔던 것을 감안(**)하면 고대의 여자들이 시집을 간 나이는 위와 같거나 더 어렸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즉, 알마는 처녀, 비처녀를 떠나서 아직 아이를 가져본 적이 없는 생기 넘치는 젊은 사춘기 여성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다.

사실 히브리어에도 우리나라에서 결혼하지 않은 젊은 여인을 뜻하는 단어가 따로 있습니다. bethulah(בְּתוּלָה:)라고...


중세 시대 때 제롬(예로니모)는 almah가 (숫)처녀라고 끝끝내 우겼으나, 현대에 와서는 카톨릭에서도 almah는 젊은 여성을 뜻한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신교에서는 저 오역을 아직까지 믿으며 예수 탄생 예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이사야서 53장을 보겠습니다.

이사야서 53장을 보기에 앞서 구약이 어떻게 쓰였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바빌론 유수기 이전의 기록은 일반적으로 암기되어 구전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슬람의 이맘들이 큰 소리로 코란 구절을 외워서 낭독하는 것처럼 이스라엘의 랍비들도 그렇게 외우고 낭독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구나 절 같은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죠. 이걸 로마가 기독교를 공인하고 카르타고공의회에서 공식적으로 바이블 72권(***)을 선정하면서 보기 좋게 쪼개 놓은 게 지금의 바이블입니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사야서 53장이 52장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보라 내 종이 형통하리니 받들어 높이 들려서 지극히 존귀하게 되리라 
전에는 그의 모양이 타인보다 상하였고 그의 모습이 사람들보다 상하였으므로 많은 사람이 그에 대하여 놀랐거니와 
그가 나라들을 놀라게 할 것이며 왕들은 그로 말미암아 그들의 입을 봉하리니 이는 그들이 아직 그들에게 전파되지 아니한 것을 볼 것이요 아직 듣지 못한 것을 깨달을 것임이라
(이사야서 52장 13~15절)

우리가 전한 것을 누가 믿었느냐 여호와의 팔이 누구에게 나타났느냐
그는 주 앞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
그는 멸시를 받아 사람들에게 버림 받았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 마치 사람들이 그에게서 얼굴을 가리는 것 같이 멸시를 당하였고 우리도 그를 귀히 여기지 아니하였도다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 하나님께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이사야 53장 1~6절)


다시 말하지만 이 두 장은 이어져있는 하나의 내용입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내용이 몇 가지 있습니다.


1. 주의 종. 삼위일체의 위격을 가진 아들에게 종이란 표현을 쓰지 않습니다. 반대로 국가인 이스라엘에게 인격을 부여해서 '나의 종 이스라엘'이라고 부르는 장면은 구약에서 자주 나옵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이사야서 41장 8절만 보더라도 '나의 종 너 이스라엘아!'라고 부르는 구절이 나옵니다.
여기서 이미 답이 나왔네요. 53장의 '그'는 예수가 아니라 의인화된 '이스라엘國' 혹은 '이스라엘 민족'입니다.
이스라엘이 고난을 받는 것은 이스라엘의 백성들이 지은 죄들 때문이라는 게 53장의 내용인 것이지요.


2. 시제가 모두 과거형입니다. 이는 영문 바이블에서도 동일하게 과거형으로 나오는데요. 예외적으로 이 내용의 마지막 부분인 10절~12절에서는 미래형으로 시제가 바뀝니다.
현대에 사는 사람들이 이 시제를 적용해서 본다면 2000년 전에 예수가 고난을 받았고, 장차 심판자로 재림할 것이기 때문에 시제가 딱 맞을 겁니다. 하지만 이사야서 저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의 고난은 기록되기 전에 발생한 것이고, 장차 '그'가 회복될 것을 기원, 혹은 예언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건 유다건 죄다 망해버렸지.)


3. 53장 9절에는 이상한 내용이 나옵니다.
'그의 무덤이 악인들과 함께 있었으며 그가 죽은 후에 부자와 함께 있었도다'

예수는 아리마데의 부자 요셉(마 27:57)이 자신을 위해 만든 새 무덤에 묻혔습니다. 당연히 그의 무덤은 악인들과 함께 있을 수 없으며, 예수가 죽은 후에는 무덤에 홀로 안치되었습니다.
(고대 이스라엘의 묘지는 가족묘로 집단 매장되었음)
이 구절은 예수의 죽음과 무덤과는 동떨어진 내용을 말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53장은 1번 항목에서 이야기 했듯이 예수가 아닌 의인화된 '이스라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만약 7장과 53장의 해석이 기독교의 해석이 맞다면, 그 구절들을 가장 잘 아는 유대인들이 가장 먼저 알았을 겁니다. 하지만 기독교가 전파된 지역들 중에서 이스라엘이 기독교인의 비율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이유는 7장의 임마누엘과 53장의 '그'가 누굴 뜻하는지 그들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죠.


 


* 조선 예종의 정비였던 장순왕후는 16세(중3)에 세자비로 간택되고, 17세에 출산 후 병을 얻어 사망

**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의 극중 나이가 만 14세 미만(She’s not even fourteen.)인데, 이미 약혼자가 있고, 그녀의 또래 소녀들은 줄리엣보다 어린 나이에 이미 애엄마가 되었다고 나옴.

*** 개신교의 66권은 천주교의 72권에서 개신교가 6권을 외경이라며 빼버리고 나머지만 추린 결과물




ps) 구약의 예언서라고 하면 다니엘서도 유명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도 같이 쓸까 했지만, 다니엘서에 대해서는 이미 예전에 쓴 글이 있기 때문에 다시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서 보시면 됩니다.


http://www.gasengi.com/main/board.php?bo_table=religion&wr_id=17828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가생이닷컴 운영원칙
알림:공격적인 댓글이나 욕설, 인종차별적인 글, 무분별한 특정국가 비난글등 절대 삼가 바랍니다.
방랑노Zㅐ 20-04-07 02:03
 
성경구절을 인용하여
바이블을 설명하는 가생이의 많은 글들중에
단연코 설득력이 뛰어난 작성글입니다

히브리어를 라틴어로 그리고 다시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문장 왜곡
즉 킹제임스판 영어 성경을 한글로 번역한. 한글판 개역 성경구절만 달달외운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많은 부분에서 수긍이 가는 현장감 가득한 주석입니다
     
천사와악질 20-04-07 02:30
 
이것들 왜이러냐?
지들끼리 북치고 장구치고
청수는 헬가 빨고 얘는 또 청수를 빨고있네
답글을 달려다 이런 쓰레기들하고 더이상 논할 가치를 못느끼겠음.
분명히 나를 위한 게시글인데...
          
헬로가생 20-04-07 02:35
 
할 말이 없으니 주절거리긴.
천사와악질 20-04-07 02:47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헬가는 청수가 빨아주고 청수는 방랑이가 빨아주고 방랑이는 헬가가 빨아주고
아주 돌아가면서 잘~~~한다.
     
확증편향 20-04-07 03:16
 
형 화났어? 논리적으로 본문의 어디가 틀렸는지 말해줘 형의 의견이 궁금해
          
천사와악질 20-04-07 03:36
 
알겠음. 노력해 보겠음.
근데 성경을 제대로 읽어본지가 30년이 넘었음.ㅋㅋ
               
확증편향 20-04-07 08:38
 
파이팅
 
 
Total 4,897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종교/철학 게시판 규정 가생이 04-29 44373
4647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 해방클럽 강령 (2) 유전 05-16 637
4646 우주 다른 존재자들의 관점 - 한반도인의 사명 (4) 유전 05-14 549
4645 60권 화엄경 3분 요약 - 가브리엘 천사와 마리아 성모 포함 (6) 유전 05-12 705
4644 文 환송 vs 尹 축하... 무지개는 누구를 위해 떴나 (1) 유전 05-11 686
4643 경축, 경축, 경악 (1) 유전 05-10 427
4642 사법계 - 이사무애 사사무애 (4) 유전 05-08 1094
4641 계란 찜과, 계란 말이.... 태지2 05-05 497
4640 (펌) 학폭 관련 얘기 입니다 형님들 도와주세요 - 답변 있음 (1) 유전 05-05 460
4639 지구촌 전체 세계 보물 1위와 2위 (23) 유전 05-01 1279
4638 공자 한자와 석가모니 한자와의 차이점... 태지2 05-01 511
4637 석가모니의 식중독에 대한 오해 (3) 유전 04-29 859
4636 (금강경 간략 해설)범소유상 개시허망 해설 (1) 어비스 04-29 973
4635 지금 세상이 혼돈(카오스) 상태인 이유 (5) 유전 04-28 509
4634 유전아 네 글쓰기가 너무 게으른거 아니냐? (1) 팔상인 04-28 367
4633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역사적 의식 비교 (3) 유전 04-26 683
4632 다라니 - 화와 복은 함께 온다. 유전 04-26 567
4631 유전이 이놈 종교방에서 퇴출할수 없나? (2) 후아유04 04-26 409
4630 남의 불행이 결국은 내 불행! - 허경영 - (2) 즐겁다 04-25 403
4629 (실화) 혈액형 살인사건 (3) 유전 04-25 421
4628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6화 명대사 유전 04-25 511
4627 자신이 지장불이자 미륵불이라는 성철스님 열반송 해석 (7) 유전 04-22 983
4626 부처 세계의 족보 (1) 유전 04-21 951
4625 나에게 돈을 주고, 지지율을 주고, 그 아래에서 받아 처먹어라! 태지2 04-20 629
4624 꿈에 대한 석가모니의 해몽 설법 (3) 어비스 04-19 1206
4623 월호스님: 이 세상은 거대한 메타버스...나는 아바타일 뿐 (4) 유전 04-15 1464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