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이라는게 매우 개인적인 경험이라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종교나 신앙에 관련된 깨달음의 순간은
나는 중학교 저학년 무렵에 우주에 대해 알았을 때이다.
그 이전에는 나는 미국 기독교 영화의 영향으로 기독교나 성경이나 교회에 대해서도
대체로 호의적이었고 정확히 기독교 신은 아니더라도
뭔가 우리를 내려다 보는 막연한 "초월적 존재"를 긍정하고
딱히 불교도가 아님에도 아버지 따라 등산가서 절에가면 시주나 합장도 했다.
귀신이나 지옥 같은 것을 두려워하기도 하고 소년잡지의 영향으로 마법이나 기적, 초능력,
영혼, 사후세계, 초자연적 현상, UFO, 외계인 등등 초자연적 것도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그당시 TV에서 한 우주 다큐멘터리를 보고 우리 지구나 인류가 우주에서 얼마나 하쟎은 존재이고
참으로 긴 우주나 지구역사에 비해 인간의 역사가 짧고 덧없는지 알게 되었다.
우주론 뿐 아니라 문명사나 진화론등 여러 근대적 과학/고고학의 성과를 알기쉽게 설명해 주었다.
그러니 그 짧은 인간의 역사에 비해서도 불교 기독교 등 종교적 믿음의 역사가
얼마나 짧고 인류의 한 무리가 다른 무리와 서로 어떤 종교나 신이 맞네 틀리네
하며 서로 죽이고 싸우는게 얼마나 부질없고 덧없는 헛소리 인지 깨닿게 된다.
그래서 신이나 종교 귀신 초능력 등 꼬맹이가 평소 가졌던 세상에 대한 많은
불합리와 의문점들에 대해 그게 다 인간들이 만들어낸 헛소리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으니
앞뒤 아귀가 따다닥 맞아 철컥 자물쇠가 열리며
그 불합리와 의문을 해소할 수 있게된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게 깨달음의 순간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철학적 사유이나 종교적 논쟁 존재론 고민 보다
우주 다큐 한방이 더 나에게 이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돌아가는 지
우리가 존재하게 된 시공간 상의 위치와 전후 사정을 확실하게 이해하게 해 주었다.
그 이후로는 귀신이나 종교 따위에 현혹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