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2-02-28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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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 말룬캬풋타는 편안하고 고요한 곳에서 명상을 수행하던 중에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일으켰다.‘세존께서는 수많은 주제에 대해 설법하시지만 이런 주제에 대해서는 설하시지 않는다. 그것은, 세상은 항상됨이 있는가 없는가, 세계는 한정이 있는가 없는가, 목숨은 곧 몸인가 목숨과 몸은 다른가, 여래에게는 마침이 있는가 없는가, 여래에게는 마침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가, 여래에게는 마침이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은가 등이다.’그는 이어서 생각했다. ‘나는 이것이 궁금하다. 그런데도 세존께서는 이것들에 대해 설하시지 않는데, 나는 그것을 참을 수 없다. 나는 그것을 원하지 않고, 나는 그것을 옳게 여기지 않는다.’여기까지 생각한 다음 말룬캬풋타 비구는 세존을 찾아갔다. 그는 부처님께 예배를 올린 다음 물러나 한쪽에 앉아 자신의 의문사항을 말씀드린 다음 답변해주실 것을 요청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그에게 물으셨다.“말룬캬풋타여! 내가 이전에 너에게 세상은 항상됨이 있다고 말하였기 때문에 나를 쫓아 내 법을 배우고 닦는 것이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또한 너는 ‘세상은 항상됨이 없다, 세계는 한정이 있다, 세계는 한정이 없다, 목숨은 곧 몸이다, 목숨과 몸은 다르다, 여래에게는 마침이 있다, 여래에게는 마침이 없다, 여래에게는 마침이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다’고 말하였기 때문에 나를 쫓아 내 법을 배우고 닦는 것이냐?” “그것도 아닙니다, 세존이시여.”“말룬캬풋타여, 네가 일으킨 그 의문들에 대해 답하지 않는다. 나는 너에게 네가 일으킨 그 질문들에 대해 답하겠노라고 말한 적이 없다.”이에 말룬캬풋타는 마음으로 근심하고 슬퍼하며 머리를 숙인 채로 잠자코 앉아 있었다. 말을 하지 않았으나 그에게는 무언가 더 물을 것이 있는 듯 보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만일 어떤 어리석은 사람이 세상은 항상됨이 있거나 없다는 데 대한 결론을 내린 다음 수행을 하고자 한다면 그는 그 대답을 알기 전에 목숨을 마치고 말 것이며, 네가 제기한 다른 여러 질문들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마치 독화살을 맞은 어떤 사람의 경우와 같다.어느 때 한 남자가 독화살을 맞아 심한 고통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친구들이 의사를 청해 왔다. 의사가 화살을 뽑으려 하자 화살을 맞은 남자는 이렇게 말했다. ‘아직 화살을 뽑지 마시오. 나는 그 전에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소. 나는 화살을 쏜 사람에 대해, 그가 어떤 성을 가졌으며, 이름은 무엇인지, 신분은 어떤 계급이며, 키는 큰지 작은지, 살결은 거친지 고운지, 얼굴빛은 검은지 흰지, 혹은 검지도 않고 희지도 않은지 등을 알고 싶소.’이어서 그는 또 말했다. ‘나는 화살에 대해서도 그것이 무슨 나무로 만들어졌는지, 산뽕나무로 만들어졌는지 뽕나무로 만들어졌는지 물푸레나무로 만들었는지, 또는 뿔로 만들었는지를 알고 싶소. 또한 나는 활에 대해서도 그 줄이 소의 힘줄로 만들었는지 노루나 사슴의 힘줄로 만들었는지, 또는 실로 만들었는지를 알고 싶소.’더 나아가 그는 화살과 화살촉과 화살통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를 궁금해하면서, 그에 대해 알기 전에는 자신에게 박혀 있는 화살을 뽑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자, 어떠하냐? 이런 그의 주장이 합리적이라고 너는 생각하느냐?”말룬캬풋타 비구는 그제서야 비로소 깨달은 바가 있는 듯 보였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대답했다.“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부처님께서 그를 위해 다정히 말씀하셨다.“말룬캬풋타여, 네가 제기한 그 질문들에 대해 나는 말하지 않겠다. 무슨 까닭으로 그러한가. 그것은 희론으로는 알수없는 것이며 그것은 이치에 맞지 않고, 법에 맞지 않으며, 청정한 행으로 인도하지 않고, 지혜로 인도하지 않으며, 깨달음으로 나아가게 하지 않고, 열반으로 나아가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그렇다면 말룬캬풋타여, 나는 무엇을 말하는가. 나는 한결같이 괴로움과, 괴로움의 집기와, 괴로움의 소멸과,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길에 대해서 말한다. 왜 그러한가. 이것들은 이치에도 맞고, 법에도 맞으며, 청정한 행으로 인도하고, 지혜로 인도하며, 깨달음으로 나아가게 하고, 열반으로 나아가게 하기 때문이다.”부처님께서 이렇게 설하시자 말룬캬풋타는 불법이 말하는 바와 말하지 않는 바를 확실하게 알았고, 그에 기반하여 수행함으로써 큰 성취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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