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이라는 것
어느 날 소녀하나가
□□나무 모종을 조그만 화분에 담아 안고
자주 다니는 동네 뒷동산을 땀이 송글 송글 맺히도록 울라서는
적당한 곳에다가... 제 딴에는 열심히 땅을 파고는 심고
어린 나무가 비바람에 넘어지지 않도록
주변을 열심히 꾹꾹 꼭꼭 밟았다.
그러고는 한동안 흐뭇한 눈으로
자기 손으로 심은 나무를 바라보다 다시 산 아래로 내려왔다.
아이는 내려오는 내내 나무를 생각했고
학교에서 배운 대로 나무의 광합성을 생각했고
나무가 만드는 맑은 공기를 떠올렸고
나무의 미래를 생각하며 걱정도 하면서 설레었다.
그 이후 나무가 어떻게 되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소녀도...
잘 자랐는지, 바람에, 비에 넘어져 버렸는지
지금 이 여름에 꽃이 달려 있는지...
아이는 그저 자기 손으로 나무를 심었다는 게 좋았다.
선행이라는 것도 이런 것이 아닐까?...
누가 보든 안 보든
그 영향이 크든 크지 않든
타인이나 세상을 위한 것이라
내 마음에 아주 조용히...
예쁘게 그려지는 것
@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