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하늘,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강렬한 햇빛, 온몸을 휘감는 건조한 공기, 캘리포니아 사막 한가운데를 지나는 티파니의 로드 트립.
지치지 않는 캘리포니아 걸 티파니는 뉴욕 컬렉션과 화보 촬영을 위해 간만에 주어진 휴가를 모두 반납했다. 영하의 날씨에 폭설이 쏟아지는 뉴욕 일정을 소화하고 L.A.에서 만난 그녀는 아직 겨울이지만 한낮에는 슬리브리스 톱을 입고 돌아다닐 수 있는 이곳의 날씨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1년에 한두 차례, 고작 일주일 남짓한 휴가 때마다 티파니는 자신의 홈타운을 배경으로 하는 화보 촬영을 꿈꾼다.
“여전히 L.A.에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예쁜 장소가 많아요. 이렇게 멋진 햇빛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을걸요.” 촬영 전날 밤, 티파니가 의상 피팅을 위해 스태프가 머물고 있는 호텔을 찾았다. 길고 가느다란 다리 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블랙 레깅스와 몸에 꼭 맞는 블랙 티셔츠를 입고 포니테일을 한 모습으로. 안무 연습이라도 하고 온 걸까
“영화 오디션을 보고 오는 길이에요. 요즘 영화나 뮤지컬 오디션을 많이 보고 있어요. 캐스팅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계속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려고 해요. 실제로 작품을 하게 됐을 때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였으면 하거든요. 우선 지금은 앞으로 나올 소녀시대 앨범에만 집중하려고요. 팬들과 빨리 만나고 싶어요.”스타일리스트가 준비한 의상을 하나하나 입어보며 티파니는 스태프에게 L.A.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을 코치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비벌리힐스에 밀크(Milk)라는 힙스터가 자주 가는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어요. 사실 어제 밤에도 9시가 넘은 시간에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갔죠. 여기선 마카롱 샌드위치와 블루 벨벳 케이크를 맛보셔야 해요. 이름만 들어도 피로가 사르르 풀릴 것 같지 않나요” L.A.에 대한 그녀의 애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봄에 L.A.를 방문한다면 꼭 코첼라 페스티벌에 들러보세요. 친한 한국 친구들이 이곳에 오면 꼭 코첼라에 데려가고 싶어요. 따뜻한 햇살, 환상적인 음악, 그리고 자유롭고 멋진 사람으로 가득하죠. 길을 가다 카밀라 벨이나 엠마 로버츠, 로지 헌팅턴 휘틀리 같은 할리우드 스타를 마주친다 해도 놀라지 마세요. 여기서는 일상적인 일이니까요.”티파니의 이번 화보 콘셉트는 ‘로드 트립’이다. L.A. 다운타운에서 북쪽으로 2시간 넘게 달리자 뜨겁고 건조한 사막이 끝없이 펼쳐졌다.
“일상에 지친 소녀가 탈출하는 걸까요 아니면 언젠가 온 적 있는 장소일지도 몰라요. 이런 상상을 하면 화보를 이해하기가 더 쉬워지죠.”실제로 여행하고 싶은 곳을 묻자 멕시코 카보, 그리스, 보라보라 섬을 꼽았다. 그리고 소녀시대의 ‘공답 요정(온스타일의 <더 태티서>를 하면서 생긴 티파니의 별명)’답게 스타일링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이런 곳으로 휴가를 온다면 맥시 드레스와 플로피 해트를 꼭 챙기세요. 별달리 꾸미지 않아도 그것만으로 충분히 예뻐 보일 거예요.”